12일 산업부 앞에서 석유공사 노조, 공공노련 등 500여명 집회

▲ 이날 집회에서 김병수 석유공사 노조위원장은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 퇴진을 위해 삭발식을 거행했다.

[이투뉴스] 한국석유공사노동조합과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공공노련)은 12일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 퇴출을 위한 집회를 가졌다. 이날 현장에는 김병수 석유공사 노조위원장, 박해철 공공노련 위원장을 비롯해 60여개 공기업 노조 500여명이 참석했다.

집회에서 석유공사 노조는 "김정래 사장이야 말로 박근혜 정부 시절의 대표적 낙하인사로 하루 빨리 경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약 40여년을 현대그룹에서 근무한 자타공인 현대맨인데, 석유개발 관련 전문성도 없이 석유공사 사장으로 어떻게 임명됐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측에 따르면 2015년 12월 석유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사장공모를 진행했는데, 공모에 응한 20여명 중 적격자가 없다며 이를 무산시켰다. 그리고 느닷없이 이루어진 2차 공모에 김정래 사장을 포함한 2명이 지원, 공모 종료 약 1주일만인 지난해 2월 2일 김정래 사장이 취임됐다.

노조는 이렇게 부적절하게 들어온 김정래 사장이 공사에 와서도 현대그룹 출신(3명)과 고등학교 동문(1명)을 부정하게 채용, 낙하인사를 잇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중 2명은 석유공사 자체감사 결과 면접기록 미제출, 경력확인서 및 학력 증명서 미구비 등으로 채용 부적정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김정래 사장은 올 2월 이들을 재계약 했다.

"고용된 4명의 고문 역시 석유탐사 및 개발분야에 경력이 없는 非전문가들"이라는 것이 석유공사 노조의 입장이다. 심지어 두 달 만에 인사와 채용을 담당하는 경영관리본부장(상임이사)으로 임명됨으로써 공기업이 가져야할 채용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김정래 사장은 자산매각 등의 과정에서 공식적 문서를 단 한 건도 만들지 않았으며, 오직 개별적 SNS와 같은 비공식적 경로를 통해 자산구조조정 방향 등을 지시하고 있어 밀실경영이 극에 달해 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 김병수 석유공사 노조위원장이 무대 위에서 김정래 사장 경질 운동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노조는 김정래 사장의 도덕성 또한 문제가 많음을 비난했다. "지금 공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그는 아부다비 왕세제가 초청한 F1경기를 해외출장 명목하에 다녀 왔다며, 공기업 사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100만원에 육박하는 초호화 호텔에 숙박하고, 매번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는 등 취임 1년여만에 해외출장비로만 약 1억5천000만원을 지출했다"고 말했다. 현재 공사는 비상경영 추진 일환으로 2014년부터 전임직원은 일반석만을 이용하고 상황이다.

또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전 직원이 전체 연봉의 10%를 반납(해외근무자는 수당의 30% 추가 반납)할 때 그는 한 푼도 반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 60여개의 공기업 노조가 함께 참여했다.

김병수 석유공사 노조위원장은 "오늘 집회는 문재인 정부 이후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이 처음으로 갖는 대규모 연대집회이고, 개별 공기업의 사장 퇴출을 위해 전국적으로 연대 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산업부에 김정래 사장의 즉각적인 경질과 불법행위 등에 대한 조사 및 처벌을 요구했고, 해결이 이루어질 때까지 강력한 연대투쟁을 전개해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석유공사노동조합은 지난해 11월부터 본사에서 사장 퇴진투쟁 운동을, 올 2월부터는 산업부 앞 1인 시위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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