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세제 개편? 등유도 관심 가져달라"
"에너지세제 개편? 등유도 관심 가져달라"
  • 김동훈 기자
  • 승인 2017.07.13 0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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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는 저소득층 200만명 이상 사용하는 유종
리터당 63원 붙는 개별소비세 폐지 검토 필요
▲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석유일반판매소.

[이투뉴스] "지난달에 이어 이달도 매출이 전무하다. 여름철에 어름(얼음)을 판다는 것도 이제 옛말이다. 휴가철에 잠깐 아이스박스 대여 손님이 있을 뿐 얼음 판매도 사실 거의 없다" 서울시 성북구에서 30년간 등유를 팔아온 이 사장님의 한탄.

"요즘 에너지 세제 개편에 말이 많은데, 등유 이야기는 없는 거 같다. 가뜩이나 업계가 힘든데 우리만 소외되는 것 같아 속상하다" 강세진 석유일반판매소협회 사무총장의 말.

최근 미세먼지를 줄이자는 명분 아래 에너지 세제 개편에 대한 말들이 많다. 요지는 휘발유, 경유, LPG의 비율을 조정하는 것인데, 특히 경유값에 초점을 맞춰 현재 100:85:50인 비율을 100:90:50, 100:100:65, 100:120:70 등으로 인상하는 것. 하지만 강세진 사무총장의 말처럼 등유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현재 등유는 소외돼 있다.

강세진 사무총장은 등유야말로 빈곤층이 쓰는 연료이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사무총장에 의하면 현재 등유는 약 2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독거노인, 달동네, 재래시장 등에서 아직 등유는 소중한 연료다. 하지만 이들은 등유 살 돈조차 없어 벌벌 떨고 있는데, 에너지 세제 개편을 이야기할 때 등유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다. 힘없는 소비자가 쓰고 있기 때문이 관심이 없는 것"이라며 관심을 호소했다.

실제로 석유일반판매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 사장도 비슷한 말을 꺼냈다. 

그는 "30년간 이 근방에서 가게를 운영했기 때문에 손님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한 겨울철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보면 어르신이 전기장판과 이불에만 의지한 채 추위를 버티고 있더라. 눈에 밟히는데 어떻게 지나치랴. 나중에 달라고 하고 등유를 넣어 드리지만, 사실 돌려받는 건 거의 기대하지 않는다"라며 현 상황을 전했다.

◆ 등유에 붙은 개별소비세 폐지 시급해
이처럼 등유는 저소득층의 난방 연료로 쓰이기 때문에 등유에 붙은 개별소비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나왔다.

개별소비세는 사치성 상품이나 서비스의 소비행위에 높은 세율로 과세하는 조세를 말한다. 주요 적용 물품으로는 보석·귀금속·모피·오락용품·고급카메라·휘발류·경유·등유 등이 있고, 주요 장소로는 경마장, 골프장, 카지노, 유흥주점 등이 있다. 1977년부터 시행돼 왔으며, 세율은 과세물품에 따라 다르다. 

경제사회적 여건에 따라 과세대상 품목들이 바뀌기도 했다. 2004년 골프용품, 모터보트, 요트, 수상스키용품, 행글라이더 등 12개 품목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폐지됐다. 2008년부터 특별소비세에서 개별소비세로 이름이 바뀐 후, 지난해에는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TV에 부과되던 개별소비세도 폐지가 됐다. 쉽게 설명해 TV는 이제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라는 뜻. 그런데 등유에는 아직도 개별소비세를 부과하고 있다.

현재 등유에는 리터당 63원의 개별소비세가 붙는다. 저소득층의 경우 보통 겨울 한 달에 난방으로 2개의 드럼통을 써야 한다고 추정하는데, 드럼통은 하나당 200리터다. 즉, 개별소비세라는 이름으로 한 달에 약 2만5200원(200리터×2개×63원)이 추가 징수되는 것이다. 12월, 1월, 2월, 겨울철 세 달이면 7만원을 훌쩍 넘긴다.

그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동철 민주통합당 의원(현 국민의당 원내대표)은 2012년 난방용 등유에 대해 겨울철 한시적으로 개별소비세를 부과하지 않는 법안을 발의했었다. 하지만 통과하지 못했고, 흐지부지 어느덧 사라져 버렸다. 

강세진 사무총장은 "담배값이 올랐다고 그렇게 난리를 쳤는데 지난해 담배로 걷은 세수는 13조원이고, 반면 유류세로 걷은 세수는 23조원에 달한다. 아직 국민들은 유류세를 피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지금부터 개별소비세 폐지 얘기를 해야지, 다가올 겨울이 따뜻해진다"며 하루빨리 폐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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