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국외보다 국내영향이 더 크다

[이투뉴스] 국내 미세먼지 기여율이 중국 등 국외보다 국내영향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차생성 미세먼지는 75%가 국내에서 발생했으며, 수도권 남부의 경우 화력발전소와 석유화학공장이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번 조사결과는 상대적으로 중국 영향이 적은 5∼6월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보다 정밀한 검토와 조사기간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장관 김은경)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박진원)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합동으로 작년 5월 2일부터 6월 12일까지 수행한 ‘한-미 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 조사(KORUS-AQ)’ 설명회를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었다. 설명회에선 지금까지 확인된 과학적 사실이 먼저 공개됐으며, 다른 분석결과들도 2019년까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미 양국의 공동조사 결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측정된 미세먼지(PM2.5) 기여율은 국내 52%, 국외 48%로 나타났으며, 국외의 경우 중국내륙 34%, 북한 9%, 기타 6%로 분석됐다. 또 국내 영향만으로도 세계보건기구(WHO) 일평균 미세먼지(PM2.5) 권고기준인 25㎍/㎥을 초과하는 날들이 많아 다양한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기간 관측된 미세먼지PM1(직경이 1마이크로미터(㎍) 이하) 중 배출원에서 직접 배출된 미세먼지 양은 25%가 채 되지 않았으며, 75% 이상은 가스상 물질에 의해 2차 생성된 미세먼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생성 원인물질로는 유기물질이 가장 많았고, 세부적으로 황산염, 질산염 순이었다.

아울러 미세먼지(PM2.5)를 생성하는 전구물질을 분석한 결과, 국내 발생 유기물질(OC)을 비롯해 질소산화물, 암모니아, 블랙카본(BC)이 초미세먼지 영향에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의 오존 발생은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 영향을 받으며, 모델링 결과 휘발성유기화합물인 톨루엔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수도권과 주변지역 등에서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질소산화물은 물론 휘발성유기화합물을 함께 감축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해안에 분포돼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배출오염물질로 인한 인근 지역의 대기질 영향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 남부지역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KORUS-AQ 측정 기간 동안 석탄화력발전소와 같은 대형 시설 관측은 2회만 이루어져 추후 지속적인 관측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서해안 석유화학시설 부근은 벤젠 등 특정 대기오염물질의 농도가 상층의 연기에서 높게 관측돼 배출 최소화와 지속적인 관측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했다.

공동조사 및 모델링 결과 국내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량은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CAPSS) 자료보다 더 많이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으며, 황산화물의 주요 배출원은 발전소와 같은 대형 시설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상공의 항공관측 결과 해당 지역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대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CAPSS)은 과소평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과학원과 미국 NASA 연구자들은 반응성이 높은 휘발성유기화합물질(톨루엔 등)과 결합된 질소산화물은 대기중 체류시간이 짧기 때문에 월경성(국경을 넘는) 이동을 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공동조사기간 오존 농도가 높게 유지된 데에는 상당 수준의 국내 배출원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더불어 연구자들은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 특히 톨루엔과 같은 유기화합물질을 감축하면 미세먼지와 오존 오염을 줄일 수 있으며, 향후 오염원 조사를 더 상세하게 평가해 최적의 배출관리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해안 발전소 영향으로 발생한 오존과 미세먼지는 서울 인근 남쪽에 영향을 미치는데다 특정대기오염물질 영향이 있으므로 더 정밀한 항공관측 연구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박진원 환경과학원장은 “이번 나사와의 공동연구 최종보고서는 상세결과를 반영해 2019년경 발표한 예정”이라며, “중국과도 공동관측을 추진해 미세먼지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