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문재인 대통령이 탈핵을 선언하고 신고리 5, 6호기의 계속 공사여부를 국민배심원단이 결정하도록 한 가운데 원자력 발전소의 발전단가가 새로운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원자력 발전단가는 석탄화력 발전은 물론 액화천연가스(LNG)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되어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수준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지금까지 내세워왔던 원자력 발전단가가 과연 제대로 정확하게 계산됐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한국전력공사는 물론이고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석탄화력 주력 발전사인 남동발전 등 5개 발전회사들은 발전원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관변과 학계에서 원자력과 석탄, 가스, 신재생에너지의 발전원가를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이같은 발전원가 추정 과정에서 원자력의 경우는 상당한 부분이 누락되어 있거나 과소 계상되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설계시한이 지나면 폐로에 들어가야 하나 폐로비용이 제대로 계상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500~600MW 규모 원전의 폐로비용을 수천억원으로 잡고 있으나 외국은 수조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원자력발전소 수조에서 매년 쌓여가고 있는 사용후 핵연료봉을 영구 보관하는 시설에 대해서도 제대로 비용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사용후 핵연료봉은 고단위 방사성 물질로 반감기가 수십만년에 이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보관방법에 대한 정답을 모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원자력발전소 사고확률이 극히 미미하기는 하지만 사고가 났을 경우 배상 재원 역시 두말할 것 없이 빠져있다. 결국 원전사고가 났을 경우 발전사가 돈이 없어 배상하지 못하면 그 부담은 세금밖에 없으며 국민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원전 사고의 경우 배상비용이 어마어마함에 따라 보험에서도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원자력 발전소의 수용성이 낮기 때문에 각종 지역발전을 지원하는 등 사회적 갈등비용이 상당히 소요되는데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미국 등에서는 우리와 달리 원자력발전소의 발전단가가 상당히 높은데다 향후 몇 년 후면 태양광 발전보다 발전단가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도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분산형 전원으로 생산지와 소비지가 같거나 비슷하기 때문에 원전이나 화력발전소와 같이 대규모 송배전 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수천개의 송전탑은 물론이고 변전소의 건설비용이 적다. 이와 관련해서도 원자력발전이나 화력발전의 경우 발전단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학자도 없지 않다.

차제에 당국은 이런 요인들을 모두 감안, 객관적이고 타당성 있는 에너지원별 발전단가를 뽑아내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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