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매출 5조5천억 세계 50위 석유회사 비전

"끊임없는 자원개발을 통한 석유 자원의 안정적 공급은 한국석유공사의 존재이유며 석유공사는 ‘고객 만족’차원을 넘어 정부, 해외 자원개발 파트너 등 공사 고객에 대해 ‘환희와 희열’을 제공하고 ‘국가 에너지 자립’이라는 가치를 통해 존립목적을 달성할 것입니다."

황두열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본지와의 만남에서 회사의 존립목적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황사장은 지난 1968년 유공에 입사해 민영화 된 SK(주) 부회장과 상임고문을 거친 후 지난해 석유공사의 사장으로 부임하며 40여 년간을 석유업계에 종사해 온 정통 오일맨(Oil  Man)이다.

즉 공기업에서 시작된 그의 직장인생은 민간기업을 거쳐 다시 공기업으로 회귀한 셈이다.

세계는 ‘총성없는 자원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범정부와 기업들이 안정적인 자원 및 에너지원 확보에 발을 벗고 나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에너지의 근간인 석유를 다루는 국영기업인 석유공사의 역할은 중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동해 가스전 개발을 통해 2004년 7월 천연가스와 초경질원유 생산에 성공하며 95번째 산유국 대열에 들어섰다. 산유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해외 자원개발과 관련 현지국과의 협상력 또한 대폭 강화된 것도 사실이다.

유전개발과 석유생산 및 수출의 중심에는 석유공사가 존재하고 있다. 석유공사호를 이끌고 있는 황두열사장을 만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 해외석유개발사업 부문 역량 강화가 올해의 핵심

황 사장은 올해 석유공사의 사업과 관련해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으로는 정부와 민간기업들과 협력해 ‘해외석유개발사업 부문 역량 강화’를 꼽았다.

그 중 카자흐스탄 내 탐사광구인 ‘잠빌광구’, 탐사시추에 성공한 ‘아다광구’와 함께 2억5000만배럴 규모의 캐나다 오일샌드 광구, 2개의 심해광구를 얻게 된 나이지리아 등지의 사업에서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석유공사는 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예멘 등 중동, 카자흐스탄 등 카스피해, 러시아 등 동북아지역, 베트남 등 동남아지역, 캐나다 등 북미지역 등 ‘6대 전략거점’을 선정해 적극적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제성 문제로 개발이 지연됐던 시해광구와 오일샌드 개발에도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16개국 30개 석유개발 사업 참여ㆍ국내 대륙붕 개발 적극

올 하반기 현재 석유공사는 16개국 30개의 석유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6개 생산광구에서 하루 3만6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면서 5개 개발사업과 19개 탐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황사장은  ‘제 2의 중동’이라 불리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지역에 거는 기대가 크며 카자흐스탄 아다광구의 신규 유전의 경우 1억7000만 배럴의 매장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사업에서는 국내 기업의 발전사업 참여와 연계한 진출이라는 점에서 '한국형 해외 자원개발 모델'이라고 자평했다.

또한 예멘에서의 단독 운영권자 선정과 최근의 2억5000만 배럴 매장량이 확인된 캐나다 오일샌드 광구는 북미지역에 신규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그간의 성과를 전했다.

이와함께 그는 국내 대륙붕 개발은 수입대체와 함께 유사시를 대비한 에너지 비축효과 및 관련산업 활성화와 산유국이라는 이점을 통해 해외 석유개발 참여시 협상능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오는 2015년까지 10년간 약 6억 달러를 투자해 가스 6000억 입방피트(ft³), 석유 1억 배럴의 추가매장량을 확보해 매년  2~3공구씩 총 25공구를 추가 시추할 계획이다.

◆ 'CHALLANGE 20-50' 2015년 세계 50위권 석유회사 도약
황사장은  2015년까지 석유공사의 영업이익 20억 달러 매출 50억 달러, 보유 매장량 20억 배럴, 비축량 1억4100만 배럴을 확보해 세계 50위권 석유회사로서 도약한다는 'CHALLANGE 20-50'이라는 장기비전을 세웠다.

그가 이러한 비전을 세운 데에는 최근 전세계 자원확보 전쟁에서 회사의 볼륨과 협상력은 정비례한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약 14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석유개발부문에선 산유국과의 직접교섭을 강화하고 전략적 제휴로 신규광구 참여 기회를 확대해 국내 대륙붕의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비축부문에서는 비축유 무역 수익을 통한 확보와 비축시설을 활용한 국제공동비축사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오일샌드, 천연액화기술(GTL), 가스하이드레이트 등 개발사업과 심해 및 극한지역 탐사기술 등의 신기술 연구개발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2015년 매출 5조5000억 달성이 지난해 4%인 정부의 자주개발율(해외 개발 물량/국내수입량)을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18% 달성을 위한 공사의 생산목표 2013년 하루 30만배럴 생산과 제3차 석유비축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것을 전제로 도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유전개발에서는 2015년까지 매년 1억5000만 배럴 생산규모의 3개 개발공구와 운영권 2개를 가진 신규탐사광구 4개에 참여하고 탐사성공광구의 집중개발을 통한 조기생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국내 대륙붕 사업과 비축사업에 있어서도 계획대로 추진한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2015년 매출액 목표의 구체적 사업별 비중은 해외개발(4조5400억원, 83%), 국내개발(7200억원, 13%), 비축사업(1600억원, 3%), 기타(800억원, 1%)순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립했다고 밝혔다.


◆ 유가 중ㆍ장기 배럴당 50달러 형성, 한ㆍ중ㆍ일 석유 수요 연대 절실
유가가 지난 2003년 배럴당 26.79달러에서 매해 25~47%까지 치솟으며 올해 한때 70달러를 넘어서기도 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관련 황사장은 다음과 같이 유가전망을 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의 고유가는 개도국 수요급증, 세계 석유 공급능력 부족, 산유국의 고유가 정책과 중동정세의 불안으로 인해 당분간 고유가 지속이 불가피한 상황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중장기적으로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세계석유수요 둔화, 공급능력 증대 투자 노력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현재보다는 다소 하향돼 50달러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또한 한ㆍ중ㆍ일 석유시장의 수요연대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3개국은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증가와 석유자급능력 부족으로 중동의존도가 각각 82%, 40%, 82%나 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3개국은 중동 산유국들의 정정불안에 따른 석유공급 위기가 재발한다면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어 현재 공급원 다변화와 수요 연대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펼치고 있다.

황사장은 3국 수요 연대와 관련해 석유공사가 한ㆍ일 대륙붕 공동개발, 한ㆍ중 석유공동비축 등 상호협력을 통한 연대 발판을 마련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차이점과 혁신적 조직개편
황사장은 느끼는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차이는 이러했다. 그는 민간기업이 주주가치 극대화 및 기업의 이익을 최고 가치로 여기고 경영활동을 영위하나 공기업은 수익성외에도 공익성까지 염두에 두고 국가 이익 극대화를 꾀하는 경영이 목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석유공사에 대해선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한 국영석유회사로서 공신력과 안정성이 큰 강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민간기업들이 석유개발사업에 뛰어들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해외자원개발을 선도하고 국가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책무는 석유공사의 몫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석유공사는 혁신인사를 단행했다. 우선 102개 팀 조직을 85개 팀으로 개편했으며 결재 단계를 5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했다.

본사에는 시추운영처를 해외에는 예멘, 나이지리아, 캐나다에 3개 지사를 신설해 석유공사의 해외 지사는 모두 12개로 늘어났다. 또한 R&D 역량강화 및 석유개발 기술인력의 체계적 육성을 위해 석유기술연구원을 신설했다.

이와함께 연공보다는 보임직위의 업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능력중심으로 간부직 및 주요 핵심보직으로 발탁했으며 과장급 이하 팀원 운용은 처장, 지사장 등에 위임했다.

그는 이 같은 배경에 대해 글로벌 석유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기업 체질개선과 인사에 있어서도 시장경쟁원리를 반영한 혁신인사를 단행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이탈리아ㆍ스페인 국영석유회사가 벤치마킹 대상
황사장은 석유공사 해외 국영석유기업중 벤치마킹을 해야 할 대상으로 이탈리아의 ENI와 스페인의 Repsol-YPF를 꼽았다.

두 국영 석유회사는 초기 정부의 집중적인 출자지원 방식을 통해 일정수준으로 성장 후 민영화 과정을 통해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각각 두 나라의 자주개발률을 50%이상으로 끌어올린 기업이 됐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석유자원 빈국, 인구, 과학기술 수준 등 제반여건이 우리유사하기 때문에 석유공사가 충분히 벤치마킹 대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ENI와 Repsol-YPF는 모두 인력 양성과 기술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어 석유공사도 올들어 석유기술연구원을 설립해 석유개발 전문 인력 양성과 신기술 연구 확대에 경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독일의 Deminex와 일본의 JNOC의 경우는 탐사위주의 사업추진과 정부지원 분산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석유ㆍ가스개발회사 육성의 실패 사례로 지적했다.


◆ 자원 개발 전문사 논의는 시기상조
지난해 국회에서는 법을 개정해 석유공사를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고 그 외 국내 사업부문은 분리 필요성이 있다는 논의가 이뤄졌었다.

황사장은 이에 대해 2015년까지 석유공사의 사업 구성에 있어서 국내외 자원 개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1979년 설립 이래 석유 비축사업을 활발히 진행해 왔다는 점에서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석유공사는 총 1억2100만 배럴 규모의 비축 시설을 운영하며 7280만 배럴의 석유를 비축하고 있다. 향후 1억4600만 배럴 규모의 비축시설을 확보해 2008년말까지 1억4100만 배럴의 비축유를 확보한다는 게 석유공사의 계획이다.

그는 노르웨이, 알제리 등과의 국제공동비축사업을 통해 약 2000만 배럴의 유치 물량 확보를 통해 15일분의 비축일수 증대 효과와 함께 쿠웨이트, UAE 등과도 이미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라 곧 가시적 성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세계적인 비축시설 규모로 사할린에서의 원유생산이 본격화 될 시 석유공사의 비축시설 이용에 대한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주변국과의 공동비축사업 확대를 통해 동북아 석유물류 중심기지로 위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 리스크 큰 석유산업 정부 전폭적 지원 있어야
정부의 석유정책과 관련해 40여년 오일맨 황사장의 지론은 이러했다.

그는 우선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국내 석유개발산업은 리스크가 높고 대규모 자금이 단기간 투입되는 특성을 감안 개발 기업들이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할 때까지 전폭적인 정부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석유공사는 현재 융자중심의 자금지원을 출자중심으로 전환해 공사의 자본금 규모 확대를 통한 대형화와 자금조달 능력 제고를 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고급인력 육성을 위한 국비유학제도 도입, 기업의 인력 양성비용에 대한 국가 지원, 양성인재의 병역특례제도 도입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력

▲63세 ▲울산 ▲부산상고 ▲부산대 경영학과

▲1968년 유공 입사

▲1992년 유공 상무

▲1996년 유공 전무

▲1998년 SK 석유사업부문장(부사장), SK에너지판매 사장

▲2001년 SK 부회장

▲2002년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2004년 SK 상임고문

▲2005년 한국석유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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