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슨 스탠포드大 교수팀, '에너지소비 전기화' 등 전환로드맵 공개

[이투뉴스] 전 세계 139개국이 2050년까지 에너지의 100%를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마크 제이콥슨 교수 외 26명 연구원들은 전 세계 탄소 배출의 99% 이상 책임이 있는 139개국을 위한 100%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로드맵을 공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나라들은 현재 보유한 기술력과 자원만으로도 100 퍼센트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로드맵이 제시한 에너지 전환의 첫 단계는 '전기화'다. 교통과 냉난방, 산업, 농업을 포함한 모든 에너지 소비 분야가 가스와 원유 대신 전기를 이용한다면 전체 에너지 소비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자동차의 경우, 휘발유의 17~20%의 에너지만이 자동차를 실제 움직이게 하는데 사용되고 나머지는 열로 손실된다. 반면 전기차의 경우 80~86 퍼센트의 에너지가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데 이용된다. 전기차 운행는 휘발유 자동차 운행보다 4분의 1 또는 5분의 1 정도의 에너지만이 필요한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프랑스와 영국은 2040년부터 휘발유, 경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으며, 독일도 202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제이콥슨 교수는 "모든 것을 전기화하면 전기의 효율성 때문에 전기 소비가 낮아진다"며 "전기로 전환할 경우 에너지 수요가 23% 절감된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에너지 손실과 일부 전력기기의 효율저하 등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전기가 석탄 대신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발전될 경우 발생되는 이득은 더 크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 에너지 소비의 12.6%가 탄광과 정유, 화석연료 수송으로 소비된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 함께 전기화는 에너지 수요의 36% 절감을 유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로드맵은 재생에너지로 전환될 경우 발생되는 많은 부수적 이점들을 전망했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에너지 소비 절감과 더불어 2400만개 이상의 장기 일자리 증가, 연간 400만~700만 건의 대기 오염 관련 사망 감소, 에너지 가격의 안정화, 연간 20조 달러의 건강과 기후 비용 절약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아울러 에너지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국제적 분쟁이 사라지고, 에너지 빈국들은 풍부한 청정 재생에너지원으로 에너지 자립국이 될 수 있다. 

연구원들은 139개국의 개별 재생에너지원을 평가하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풍력과 수력, 태양력 발전기 갯수, 토지와 지붕 면적 등을 자세히 조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각 나라들의 전력과 교통, 냉난방, 산업, 농업, 임업, 어업 등을 상세히 조사했다. 

연구 결과 에너지 전환에 가장 어려운 장소들은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 바다에 둘러싸인 작은 섬나라들이라고 밝혔다. 후자에 해당되는 싱가포르의 경우 완전한 에너지 전환을 위해 해상용 태양광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100% 재생에너지 목표는 원자력과 청정 석탄, 바이오 연료를 제외하고 풍력과 수력, 태양력만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비판적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원들은 의도적으로 원자력발전소를 제외시켰다고 밝혔다. 계획부터 운영까지 소요되는 10~19년이라는 시간과 고비용, 방사능 유출 위험, 핵무기 확산, 폐기물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청정 석탄과 바이오연료는 심각한 대기 오염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제외시켰다고 연구원들은 밝혔다. 풍력과 수력, 태양광과 에너지 유닛당 탄소 배출이 50배 높은 에너지원은 로드맵에서 제외됐다.

재생에너지 100% 목표 달성을 위한 광범위한 투자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제이콥슨 교수는 시스템 전환에 드는 전반적인 사회적 비용(에너지, 건강, 기후 비용)은 현재 화석연료 시스템에 드는 비용의 1/4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로드맵의 공동 저자인 마크 델루치 UC버클리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추가 비용 없이 배출 제로 에너지 시스템은 엄청난 사회적 이익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콥슨 교수는 "정책 입안자들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합당한 과학적 근거가 없을때 일을 진행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우리가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했다"며 연구 동기를 밝혔다. 

그는 스탠포드 대학의 대기와 에너지 프로그램 디렉터이자 100%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대중과 의원들을 위한 비영리 교육 단체 '솔루션 프로젝트'의 공동 창립자다. 

이번 로드맵은 <셀 프레스>의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주제로한 학술지인 <줄(Joule)>에  지난 23일 발표됐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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