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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합법적 편법이 통하는 숲 개발
서정수 박사 /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자연환경보전연구소 소장
[467호] 2017년 08월 28일 (월) 08:01:22 서정수 ecosuh@hanmail.net
서정수 박사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자연환경보전연구소장

[이투뉴스 칼럼 / 서정수] 산림의 공익적 기능은 이제 어린 아이들도 잘 알만큼 일반적이다. 그래서 숲이 있는 산이나 공원 등에서 펼쳐지는 가족 단위의 모임에서는 숲 속의 나무를 마치 가족 대하듯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어 흐뭇하다. 주말이나 휴일에 휴양림 예약하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는 푸념들이다.

산림의 공익기능중 대표적인 것이 수원함양, 수원정수, 토사유출 및 토사붕괴 방지, 대기정화, 산림휴양, 야생동물보호 기능 등이다.

이러한 공익적 기능을 모두 종합하여 우리나라 산림을 평가해 보니 약 109조 70억원에 달해 국민 1인당 210여만원 정도의 산림복지 혜택이 돌아간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대에 신이 나는 일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두운 일도 있는 셈인데 봄철 연례행사처럼 나타나는 미세먼지, 항시 잔존하는 대기오염문제 등은 쉽게 해결될 수 없는 국가적 난제로 남아있다.

이에 따른 국민건강지수는 악화일로에 있고,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사망자수도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도 있다. 현재 산이나 공원에 있는 숲만으로는 대기를 정화하기에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그런데도 합법을 가장한 편법을 동원하여 숲을 훼손하고 자연재해를 가중 시키는 사례가 있어 고발하고자 한다.

산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임업이라 한다. 산에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어 잘 자라게 한 후 벌채하여 수입을 얻는 구조이다. 전국토의 65%이상이 산림으로 구성된 우리나라 형편상 당연히 활성화 되어야 할 업(業)인 것이다. 

그러나 개발의 호재는 수도권 인근의 산림뿐만 아니라 한적한 자연을 일구고 있는 농촌근처의 산림도 황폐화 시키는데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임업경영의 법적 요건을 합리적으로 득한 후 산의 숲을 벌채하고 다시금 수종갱신이나 경영 목적에 맞는 의무조림을 해야 하지만, 특정인의 경우 보전 가치가 있는 숲을 벌채한 후 임업경영의 목적 수행이 아닌 일반 개발 용지로의 전횡을 일삼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난해 강원도에서 발생한 펜션 산사태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다. 다시 말하면 숲이 있는 산림을 영림계획서를 제출하여 합법적으로 벌채한 후, 그 땅에 센션 등을 건축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개발용지로 둔갑 시킨 사례에 따른 결과인 것이다. 

경사도가 높은 산림을 벌채한 후 원만한 안전 대책없이 개발하여 주택을 지었으니 최근 기후변화의 특성인 집중폭우에 견딜 수 없는 재해로 변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다. 무엇보다 귀중한 인명을 흙더미 속에 묻는 참사를 우리 스스로 뉘우침 없이 진행하고 방관하고 있었다.

특정인들의 교묘한 법망 피하기 재주가 돋보이지만, 결코 행복할 수만 없는 참사의 결과로 되돌아오는 현실을 더 이상 우리 모두 외면하거나 방치 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이렇게 되풀이되는 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미흡한 관련법 재정비가 우선이다. 

최근 숲 가꾸기 사업 등으로 산림을 벌채한 후, 지속적인 숲 가꾸기 사업을 하지 않고 골프장, 수련원, 관광농원, 택지, 팬션 등으로 개발용지화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관련 산림법 조정이 시급한 사안이다. 

이러한 숲들은 환경부에서 정한 식생보전등급이 높은 보전의 가치가 높은 숲으로 개발이 불가하거나 일부 지역만 개발이 가능하나 이를 숲가꾸기 명목 등으로 벌채한 후 개발용지로 전환 시키는 악용 사례인 것이다. 현재도 이를 위반 하였을 때 부과되는 과태료와 일부 조림 비용만을 물어내는 법 테두리 속에서 언제라도 유혹을 느끼는 악용 사례가 아닌가 생각된다.

숲의 훼손만이 아니라 귀중한 재산과 생명을 담보로 하는 악용 사례를 더 이상 방치하는 행위는 온전한 직무수행이라 할 수 없는 직무유기라 하겠다.

법에 정한 수종별 기준 벌기령과 벌채·굴취기준 설정에도 문제가 있다. 참나무류의 경우, 공·사유림소유일 때 벌기령 25년, 기업경영 소유림일 때 20년으로 정하고 있다. 대부분 영세한 산림 소유주들로부터 자본력이 있는 기업들이 산을 매입한 뒤 위의 방법으로 무단 전용하는 대상들이다. 기업을 위한 숲이 아닌 이상 본 벌채기준도 당연히 수정되어야 한다. 

산림의 공익적 기능을 이해한다면 참나무류의 생태학적 가치를 고려한 벌기령 기준도 재고되어야 한다. 참나무류의 벌기령이 리기다소나무와 동일하게 정해진 연유를 알 수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예전 잡목으로 취급받던 참나무류는 우리나라 숲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핵심 수종으로 당연히 보전되어야 함에도 속성수로 도입된 외래수종과 동일시 취급된다니 어불성설이다.

뿐만 아니라 임업경영계획을 무시할 때 부과되는 과태료는 면적에 관계없이 1500만원에 불과하다니 과연 타당한 사례인지 되새겨 볼 일이다. 

수도권내 국도변 산림이 황폐한 속살을 드러내고, 아슬아슬한 경사지에 집터를 만드는 사례들을 자주 보며 걱정하던 일들이다. 상식적으로는 이해될 수 없는 곳에 숲이 훼손되어 개발될 수 있었던 곳들의 연유를 이제사 이해하게 될 것이다. 미세먼지, 대기오염 정화에도 부족한, 산림휴양림 한번 가보기도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고, 아직도 숲을 합법적인 편법을 통해 개발하는 특정 부류들에 대한 단죄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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