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中·美 설치증대 견인
PV월드포럼에서 강정화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 발표

▲ 강정화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위원이 '2017년 태양광 시장 동향과 국내 태양광 정책과 이슈'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세미나장에는 최근 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청중들로 꽉 채워졌다

[이투뉴스] 올해 세계 태양광 발전시장 규모가 80GW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 상반기 중국과 미국의 태양광 설비용량이 당초 예상보다 많은 게 주된 이유다. 향후 중국발 물량공세와 급격한 가격인하로 제조분야 성장은 둔화되나 서비스 및 발전사업 분야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일 것이란 분석도 뒤따른다.

특히 세계적인 탈원전 기조와 친환경에너지 확대로 2020년에는 연 100GW시장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태양광 확대로 계통안정을 위한 요구가 커지면서 에너지저장장치(ESS)시장도 덩달아 성장할 것이란 판단이다.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세계 태양에너지엑스포-PV월드포럼’에서 강정화 한국수출입은행 상임연구원은 ‘2017년 태양광시장 동향 및 발전사업 수익성’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2040년께 세계 신규 발전용량 중 48%가 태양광
강 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망치에선 2017년 세계 태양광 발전시장 규모가 설비용량 기준 약 75GW로 전년 대비 다소 둔화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다. 하지만 하반기 수정전망치에선 10%이상 급증하며 최대 85GW까지 성장할 것으로 고쳐졌다.

실제 상반기 전망치보다 높은 성장을 보인 이유는 중국과 미국이 당초 예상보다 많은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전망에선 중국의 올해 예상 설치용량은 29GW 수준이었다. 하지만 대기오염 이슈와 자국 태양광업체 지원을 이유로 이미 상반기에만 자국 내에서 40GW이상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2020년까지 약 86GW에 달하는 안정적인 수요가 창출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역시 석탄 ·석유산업을 중시하는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수요 감축이 우려됐었다. 그러나 올 1분기 태양광 설치용량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 하반기 수정전망치에선 전년 12.1GW보다 다소 작은 10GW수준의 시장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태양광 투자세액제도(ITC)가 2022년까지 유지되면서 수요급감 우려를 불식시킨 덕분이다. 하지만 복잡한 정치상황으로 값싼 중국 태양광모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 발전단가 상승에 따른 수요 감축 가능성이 남아있다.

전반적으로 세계 태양광시장에 대해서는 탈원전‧친환경 중심의 발전산업 패러다임 재편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2040년까지 신규 설치되는 발전수요 8600GW 중 태양광이 4200GW로 48%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30% 달했던 석탄비중은 2040년에는 14%로, 같은 기간 24%인 가스도 14%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석탄·가스는 최저수준의 기저발전만을 유지하고 태양광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전원이 득세할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이미 유럽이나 개도국들도 금융권에서 석탄발전에 대해 대출을 꺼리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태양광은 2020년께 거의 모든 지역에서 그리드패리티가 가능할 것으로 점쳤다. 눈부신 기술발전으로 2022년에는 모듈 제조단가가 현재보다 40% 낮은 W당 0.25달러까지 떨어지고, 2020년께 세계 평균 태양광 발전단가도 kWh당 0.075달러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도 아랍에미리트(UAE)는 태양광 발전사업 입찰단가가 kWh당 0.045달러까지 하락했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중국 중심으로 제조업체 구조조정
강 연구원은 전반적인 태양광시장의 가격결정권이 제조부문에서 서비스 및 발전사업 부문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었다. 제조분야는 빠른 가격하락으로 일정 마진 이상을 얻기 힘든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세계 태양광산업이 한 차례 구조조정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대 초반 1차 구조조정은
유럽·미국기업 중심이었으나, 올해부터 2020년까지 2차 구조조정이 중국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중국 태양광 제조 선도업체는 공장가동률이 100%인 반면 중소‧중견기업은 가동률이 70%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제조분야에서 신규 업체의 진입기회는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었다. 모듈·폴리실리콘 부문 모두 빠른 가격인하로 수익이 하락하고, 선도업체들의 투자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위 10%안쪽 기업들의 경우 3년 안에 모듈 생산용량을 10GW까지 증대할 가능성이 높다. 폴리실리콘도 올해 추가 하락까지 고려해 kg당 12~15달러에서 2~3년 안에 kg당 10달러 선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1차 구조조정을 견딘 유럽‧미국이나 국내기업이 구조조정으로 정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엄청난 자국시장을 보유한 중국이 전 세계 모듈시장의 80%를 점유,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업체들이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 섞인 의견도 제시했다.

세계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중국 기업들의 투자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국내 업체들도 적잖은 출혈을 감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화나 OCI처럼 터키나 말레이시아 도큐야마 등 수출지역에 현지 인력고용과 연계한 생산시설을 짓는 등 다양한 수출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서비스 및 발전 사업에서 다양한 기회 존재
강 연구원은 올해 국내 태양광 시장규모가 전년 대비 250㎿ 늘어난 1GW까지 확대될 것으로 점쳤다. 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신재생 확대 정책의지가 반영될 경우 내년 이후 2GW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최근 금융권의 관심이나 소비자의 투자문의를 상기할 때 확실히 서비스나 발전사업 측면에서 다양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가격측면에서 경쟁이 어려운 중국시장보다는 국내 기업의 제품에 대해 성능이나 기술력 측면에서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 미국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20%에 불과한 내수시장 비중 확대를 위한 정책적 복안도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한편 태양광 확대에 따라 계통안정에 필수인 ESS시장의 성장도 눈여겨볼 것을 권유했다. 아직 세계적으 로1.8GW에 불과한 초기시장이나 높은 성장가능성을 보일 것으로 판단했다. 2020년께에는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8.5GW의 시장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타 국가와 비교할 때 국내 업체들의 기술경쟁력이 우위를 보이는 만큼 초기시장 선점에 이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세계 발전산업 포트폴리오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는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국내 에너지 체계를 어떤 방향으로 가져가야 하고, 우리 에너지산업이 어떻게 경쟁력을 갖춰갈 수 있을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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