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 그래핀 원료 '흑연'
3D 프린팅 주요 소재 '타이타늄'

7일 '남북자원협력과 국가미래전략산업 정책토론회' 

▲ 김영민 광물공사 사장(왼쪽에서 여섯번째)과 참석자들이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이투뉴스]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를 정도면 석유와 플라스틱을 넘어 다음 소재로 넘어 가야한다. 흑연에서 나오는 그래핀,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의 중심 소재라고 생각한다" 이정훈 스탠다드 그래핀 대표는 이슈로 떠오른 그래핀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7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이인영·홍의락·송기헌·김경수·박재호 국회의원과 재단법인 여시재(원장 이광재) 공동 주최로 '남북자원협력과 국가미래전략산업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북한 핵실험 단행,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등으로 남북자원을 말하기엔 다소 뒤숭숭한 분위기였지만, 이날 참석한 업계 사람들 모두가 '그래도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고 속으로 생각한 듯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고 진지했다. 2008년 남북자원 협력이 중단된 이후, 그동안 쌓였던 생각들을 거침없이 풀어냈다.

이번 정책토론회에서는 북측의 지하자원을 중심으로 '국가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남북자원 협력 방안'과 '자원협력과 국가미래전략산업'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특히 국가미래전략산업으로 '그래핀'과 '타이타늄' 산업을 선정, 현장 전문가가 직접 현실을 진단하고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 4차 산업을 이끌 '그래핀'과 '타이타늄'
그래핀(Graphene)은 흑연에서 한 층을 분리한 소재를 일컫는다. 2004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 교수 두명이 최초로 발견했고, 이 공로로 2010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학술적 정의는 단일 탄소원자층으로 구성된 2차원 물질이다.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며, 실리콘보다 100배 빨리 전자를 전달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보다 열전도성이 2배 이상 높으며, 강철보다 200배 강하지만 신축성이 좋아 늘리거나 접어도 문제없다.

이 때문에 그래핀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재료 응용분야에서 플라스틱·고무, 페인트·코팅, 컨테이너·포장, 건설·포장, 전자 응용분야에서 전자·통신, 전기·배터리, 전구·디스플레이, 섬유·직물, 기타 응용분야에서 항공·국방, 헬스케어, 자동차까지 안 쓰이는 곳이 없다.

앞으로 그래핀이 모든 산업의 핵심소재가 될 것이라고 평가받는 배경이다. 그래핀이 4차 산업과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산업이 된다는 것. 

하지만 시진핑 주석 주도하에 중국 정부가 공격적으로 그래핀 산업을 육성했고, 시장을 선도하면서 국내 그래핀 업계는 뒤쳐질 위기에 놓인 실정이다. 현재 중국은 전국 주요도시에 20여개 그래핀센터를 건립하고 있고, 그래핀 세계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헤게모니가 중국으로 넘어간 요인 중 하나는 중국이 풍부한 흑연자원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에도 품질 좋은 흑연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역시 남북자원 협력을 통해 얼마든지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타이타늄(티타늄)을 소개한 이동원 재료연구소 박사의 견해도 다르지 않다. 타이타늄은 철 소재 대비 강도가 약 5.5배, 내식성은 약 333배, 그러나 무게는 약 절반으로 가벼운 금속이다. 

타이타늄은 금속 추출 제련 기술의 난이도가 높아 고가의 금속으로 분류된다. 현재는 러시아, 일본, 중국, 미국 등이 생산을 주도하고 있으며, 소재와 부품시장만 약 150조원 규모를 형성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타이타늄은 3D 프린팅 주요 소재로 쓰이며, 국내에서는 수입된 절반 이상이 방위산업용으로 쓰이고 있다. 이 외에도 해양플랜트, 임플란트 등에 사용된다.

이동원 박사는 "북한 티탄광물 활용 및 수급을 위해 대북 정책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에 제언했다. 북은 현재 중국에 티타늄을 수출하고 있다.

▲ 김영일 통일부 남북경협과 과장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북한 광물자원 매장량, 정확한 평가 필요
윤정원 산업통상자원부 광물자원팀장은 패널발표에서 북한의 부존 광물자원 및 생산 현황을 설명했다. 

▲ 북한의 광물자원 현황.

윤 팀장은 북한의 광물자원 부존 광종은 전체 42광종으로 석탄광 1종, 금속광 22종, 비금속광 19종이라고 언급했다. 북측 자료에 근거해 북한 보유자원의 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약 3200조원으로 추정되나, 이에 대한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매장량(Reserve)과 자원량(Resource)을 구분하지 않고, 금속품위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매장량과 가치 파악을 위해서는 추가 실사·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의 수출의존도 현상도 꼬집었다. 2015년 광산물 수출은 13억4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약 50%이며, 이 중 석탄(10억5000만달러)과 철광석(7000만달러)이 해당 수출의 약 83%를 차지하고 있다. 또 북한 광산물의 對중국 수출액은 13억달러로 광산물 전체 수출의 97%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상모 지질자원연구원 DMR 융합연구단장 역시 신뢰성 있는 북한 매장량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북한 과학원 산하 지리학연구소에서 발간한 '조선지리전서(1988)'가 신뢰할 수 있는 자료이지만, 35년간 생산량을 감안해 추정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매장량을 경제적 가치로 표현하는 것이 혼란을 초래한다며 자제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자원량을 현재 가격으로 환산해 경제적 가치로 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이 숫자는 실제 제품화된 가치와는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공기관에서 이러한 혼란거리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 "광물공사, 북한 자원개발 주체적 역할 할 것"

▲ 김영민 광물공사 사장.

패널들의 토론이 끝나고 김영민 광물공사 사장은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자원 개발에 자신감을 표출했다.

김영민 사장은 "공사는 크게 국내 광업을 지원하는 업무와 해외자원을 개발하는 업무 두가지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렇게 쌓아온 노하우를 녹여낸다면 충분히 북한 자원개발에서 주체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공사가 북한 자원개발 투자에 경험에 있음도 강조했다. 김 사장은 "공사는 2003년부터 황해도에 있는 정촌 흑연 광산에 80억원 정도 투자해 흑연 생산을 해왔고, 두 차례 국내로 수입한 적도 있다"며 "이러한 경험들이 향후 북한 자원 개발에 초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공사는 북한의 광산 매장량, 지질 구조 등의 기초 데이터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있으며, 광업 정책이나 외국인 투자 동향도 함께 분석·축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오늘 말씀해 주신 것들이 구체적이고 실행력 있는 남북 협력방안을 만들어가라는 뜻으로 알고, 향후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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