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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불씨 여전한 LPG차 규제완화
‘RV만 허용’ 국회 법안심사소위 통과, 전면폐지 2건은 계류
미세먼지 실효성 미미…적용범위 ‘1600cc미만’ 확대 공감대
[470호] 2017년 09월 25일 (월) 08:00:52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이투뉴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유일한 LPG연료 사용제한 규제 폐지의 물꼬가 터졌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회, LPG업계, 정유업계 간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LPG차 규제완화 범위가 일단 5인승 이하 RV(다목적승용차)에 적용된다. LPG차 연료 사용제한 정책이 수립된 지 35년만의 일이다. 그동안 LPG차는 택시와 렌터카, 장애인과 국가유공자만 구매할 수 있으며, 일반인은 7인승 이상 RV와 배기량 1000cc 미만 경차만 구매할 수 있었다.

국회 본회의 통과를 남겨뒀지만 주무부서와 국회 간 합의가 이뤄진 사안으로, 사실상 법안 발효만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LPG차 연료사용을 5인승 RV에만 한정한 것을 두고 ‘적용범위 확대’에 대한 논란은 뜨겁다. LPG차 규제완화 논의가 심각한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제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5인승 RV에 대한 LPG연료사용 허용만으로는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5인승 RV LPG차가 전혀 시판되지 않고 있는데다, 자동차사가 개발에 들어간다 해도 2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여론의 비난을 면키 위한 정치적 선택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 대응에 실효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전면폐지 또는 적어도 1600cc 이상의 자동차에 대해 LPG연료 사용을 허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회에서도 LPG연료 허용제한 규제를 전면폐지토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정책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오랫동안 논란이 이어지던 끝에 지난 7월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5인승 이하 RV에 대한 LPG연료 사용을 허용하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개정안은 8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정치권의 파열음으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및 본회의 상정이 9월 정기국회로 미뤄졌다. 본회의를 통과하면 국무회의 의결과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곧바로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법안 통과로 LPG차 규제완화 논란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는 개정안 통과를 논의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법안심사소위의 분위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회의 내내 산업부와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 간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인승 이하 RV에 대해서만 규제를 풀겠다는 산업부와 미세먼지 저감의 실효적 측면에서 전면폐지 또는 2000cc 미만 승용차에 대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원 측의 주장이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논의 끝에 일단 RV에 대해서라도 규제를 완화하고, 이후 수급상황을 살펴보며 재검토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번에도 해당 법안이 계류될 경우 또 오랜 시간을 불필요한 논쟁으로 무의미하게 보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개정안에 ‘2년마다 수급상황을 살펴보고, 그에 대한 대책을 다시 논의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것은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RV와 ‘RV+2000cc 미만’의 쟁점

LPG차 연료사용 확대범위를 5인승 이하 RV만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산업부의 핵심논리는 이른바 ‘경제적 수급 100만톤’이다. 국내 LPG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향후 국제 LPG시장은 잉여물량이 축소될 전망으로, LPG 수입가격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경제적 수급물량은 100만톤 수준이라는 것이다.

기재부의 수송용 연료 상대가격체계 연구용역에 따른 LPG수요를 바탕으로 3가지 사용제한 완화 시나리오별 경제적 수급 가능성 및 환경성을 검토한 결과 5인승 이하 RV 적용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RV(5인승) 완화의 경우 23만~76만톤 증가, RV(5인승)+소형차 완화의 경우 45만~157만톤 증가, RV(5인승)+소형·중대형차 완화는 92만~256만톤이 늘어난다고 추정했다. LPG차량 판매비중은 5인승 RV차량은 하한 7.9%, 상한 17.3%이며, 소형차는 하한 7.9%와 상한 23%, 중대형차는 하한 7.9%, 상한 10%로 추정한 수치다.

수송용 부탄은 정유과정 및 석화공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돼 수요증가분은 수입을 통한 대응이 필요한데, 2020년 이후 세계 LPG시장 내 잉여물량은 최소 320만에서 최대 670만톤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가능 물량은 2020년부터 2040년까지 세계적으로 부탄의 평균 공급 잉여물량이 480만톤 규모로, 수입가격 상승 없이 수입이 가능한 물량은 100만톤 수준으로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RV 5인승 해제의 경우 수입해야 할 LPG물량이 23만~76만톤으로 경제적 수급이 가능하고, RV 5인승+1600cc의 경우에는 최소 판매인 45만~94만톤 범위에서는 경제적 수급이 가능하나 최대 판매인 115만~157만톤 범위에서는 경제적 수급이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종합적 환경개선 측면에서 5인승 RV 완화 환경개선효과가 가장 크다는 평가를 내놨다.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NOx와 PM2.5의 경우 LPG사용 확대에 따라 개선효과가 있으나 5인승 RV의 개선효과가 커 사용제한 폭이 확대된 만큼의 개선효과 증가세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LPG는 온실가스에 부정적 효과가 있고, 사용제한 완화 폭이 확대되는 경우 온실가스는 큰 폭으로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산업부 주장에 대해 LPG업계는 물론 국회 측은 논리적 근거가 미비하고, 상황분석을 왜곡했다고 비난한다. 산업부 TF 3차 회의에서 LPG연료사용 규제를 일반 승용차까지 전면 폐지해도 공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수렴한 것과도 배치되는 것은 물론이다.

LPG연료 사용제한 전면폐지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을 비롯해 전문가들은 ‘경제적 수급량 100만톤’ 주장에 타당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세계 LPG수급은 700만톤 이상의 물량이 초과공급되는 상황이며,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량 증가로 매년 LPG공급량이 늘어나 앞으로 LPG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LPG수입사의 수송용 공급능력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LPG수입사 공급능력은 연간 약 636만 톤으로 지난해 수송용 수요가 351만톤인 점을 고려하면, 285만톤의 여유가 있어 최대 250만톤으로 예측되는 LPG차 규제 전면폐지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2015년 5인승 RV 신차 판매는 약 35만대로 산업부 TF에서 예측한 최대 LPG차 판매율 17%를 적용할 경우 연간 5만9000대가 늘어난다. LPG수요가 100만톤 증가하려면 20년 이상 기간이 소요되는 셈이다. 2000cc급 LPG차의 대당 연간 LPG소비량은 0.8톤으로, 수요 100만톤이 증가하려면 신차 125만대가 늘어나야 한다.

◆규제완화 범위 확대 필요성

이번 RV에 한정한 LPG연료 사용제한 규제폐지의 이면을 살펴보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부정적인 입장에서는 5인승 LPG연료 RV가 허용됐으나 즉시 구매할 수 있는 차종이 없으며, 자동차사의 생산 여부도 불투명하다. 자동차사가 개발한다 해도 LPG연료 RV가 출시될 때까지 2년 이상 소요되고, 전용엔진을 개발할 경우에는 4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LPG차 규제가 완화됐다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즉각적인 효과는 없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 5인승 RV 신차 판매대수는 연간 수십만대에 달한다. 지금 당장은 판매하는 LPG연료 RV차종이 없으나 갈수록 RV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동차사가 이를 그대로 놔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LPG차에 상당한 비중을 두는 르노삼성자동차가 QM6 LPG를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다른 자동차사들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인 만큼 신차 출시가 한층 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RV에 더해 일반승용차에 대해서도 LPG연료를 허용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5인승 RV만 허용될 때 소비자가 구매가능한 RV차종이 없다. 규제완화라고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효과는 전혀 없는 것이다. 국민이 체감하는 규제완화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단형 경유승용차와 경유 RV에 대한 대체효과 기대도 적지 않다. 세단형 국산 경유승용차는 지난해 5만대 가까이 팔렸다. 이를 구매하는 소비자 대부분이 연료비 절감을 최대 강점으로 뽑는다는 점에서 LPG차량이 허용될 경우 경유승용차 수요의 이동이 기대된다. 또한 기존 RV모델이 일반 승용차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고가 및 고급사양으로 RV수요층을 경차나 소형차로 대체하기는 쉽지 않으나 2000cc급 LPG승용차로 흡수하는 것은 가능하다. 어느 쪽이든 미세먼지 원인물질을 내뿜는 경유차량의 감축을 유도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 셈이다.

수송용 연료 간 쏠림현상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적지 않다. 지난해 연료별 자동차 판매대수 비중을 보면 휘발유 44.5%, 경유 48.6%, LPG 6.6%이다.

◆SK가스, E1, 충전업계 셈법 제각각

이번 RV로 제한된 개정안 뿐 아니라 이후 범위확대 추진을 놓고서도 LPG업계 내부의 셈법은 제각각이다. 아쉬운대로 규제범위 확대라는 첫발을 디뎠다는 데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각각 처한 상황이 다르다보니 해법에 차이가 난다. LPG수입사 내에서도 SK가스와 E1의 시각차가 존재하며, 충전업계는 또 다른 입장이다.

LPG수입사는 산업부, LPG충전업계, 정유업계에 둘러싸여 속내가 복잡하다. SK가스나 E1 모두 주무부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노심초사하는 입장이다. 두 회사 모두 공통적으로 제3의 LPG수입사 진출을 바라지 않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경쟁체제를 다지려는 산업부의 정책적 의지가 큰 상황에서 제3 LPG수입사는 늘 목안의 가시다.

더욱이 SK가스는 현재 석탄화력발전인 고성파워 건설을 놓고 산업부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그렇지 않아도 살얼음을 걷는 판에 자칫 더 큰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LPG차 규제완화 얘기 자체를 더 이상 거론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으로 받아들여진다.

E1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발전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SK가스와 달리 LPG전문기업이라는 측면에서 수요 확충이 최대 현안이다. 다만 LPG연료 사용제한을 전면폐지할 경우 정유업계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됨에 따라 보폭을 다소 조율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경영난이 심각한 LPG충전업계는 2000cc 일반승용차 허용 추진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갈수록 경영상황이 어려워지면서 LPG차 규제완화를 통한 LPG차 보급확대를 탈출구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LPG규제완화 확대의 관건은 수송용 연료 상대가격체계 개편이다. 에너지세제 개편은 수면 밑에 잠긴 핵이다. LPG수요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경우 부메랑 효과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에너지세제 개편 연구용역 과정에서 제시된 다양한 휘발유:경유:LPG의 상대가격지수 시나리오가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일례로 시나리오 가운데 100:100:65의 비율로 조정될 경우 연비를 고려하면 LPG는 휘발유와 비교할 때 100:80이며, 경유와 비교하면 100:105에 달한다.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100:110:80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LPG수요를 늘려 경쟁력을 높이려다 오히려 호재가 악재로 바뀌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산업부에는 규제완화를 이뤘다는 명분을 주고, 정유업계에는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실리를 거두게 하는 적정 수준으로, 1600cc 미만 승용차에 대해 LPG연료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배경이다.

문재인 정부는 일선 현장에서의 여러 갈등 속에서도 탈원전·석탄에 이은 LNG·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 등 친환경 에너지전환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에너지 백년대계를 친환경 부문에서 꾀하려 하는 것이다.

LPG차 연료사용제한 규제개선은 이 같은 새 정부의 정책방향과 부합된다. 특히 국회, 시민환경단체 등 여론의 요구가 더해지는데다 조세저항 없이 미세먼지 저감을 꾀한다는 점에서 정책적·정치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연료 간 형평성과 적정 에너지믹스, 소비자 선택권, 관련산업 경쟁력 제고 등 일석사조 효과를 거두는 LPG차 연료 범위확대의 당위성에 갈수록 힘이 더해지는 이유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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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222.XXX.XXX.67)
2017-09-27 16:15:15
규제 완화가 아니라 완전히 풀어야 합니다
규제 완전히 풀어야 합니다
전체기사의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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