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일의 국내·국제인증평가 동시 수행 시험기관

▲ tuv라인란드-영남대 태양광 공인시험소 내부

[이투뉴스] 인증업무는 신규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 각국 정부의 규제나 성능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고, 자격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좋은 품질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게 본래 취지이나 최근에는 각국에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시장진입장벽으로서 기능도 부각되고 있다.

독일에 본사를 둔 TUV 라인란드(TUV Rheinland)는 145년의 역사를 지닌 독립 검사 서비스 전문기업이다. 다국적 표준 및 규격에 따라 각 산업분야에서 제품·시스템·서비스 등을 검사하고, 인증·평가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전 세계 69개국에서 500여개 지사를 운영 중이다. 직원은 약1만9700명이다.

국내 최초로 한국시장에 진출한 해외인증기관이다.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서울 본사에는 인체공학, 블루투스, 와이파이(WiFi), LED조명 등 각종 안전시험을 수행한다. 창원지사에서는 에너지효율분야 인증 업무를 맡고 있다.

2012년 설립된 영남대학교 태양광 공인시험센터는 국내 유일 국내외 인증획득을 동시 수행할 수 있는 태양광모듈 인증시험기관이다, 이는 전 세계 태양광 인증시장의 70%를 점유하는 TUV라인란드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국제인증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기준을 따르고 있다. IEC가 제정한 지상용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모듈(IEC 61215) 및 태양광 발전모듈 안전인증(IEC 61730-1~2)을 근거로 업무를 수행한다. IEC산하 국제전기기기상호인정제도(IECEE)에서 국제공인시험소(CBTL)로 지정됐다. IECEE는 현재 53개 회원국의 인증기관 및 시험센터에서 인력·장비를 엄격히 평가하고 있다.

국내에선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 분야 KS인증 위탁시험기관으로 지정돼있다.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모듈(KS C8561)과 박막 태양광모듈(KS C 8562)품목의 제품심사 위탁시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 영하 40도에서 영상 85도, 습도 85% 등 가혹한 환경조건을 구현할 수 있는 챔버의 내부

◆ 영하40도에서 영상85도를 오가는 가혹한 시험환경 조성

경산역에서 20분 남짓 걸리는 곳에 TUV라인란드-영남대 태양광 공인시험센터가 있었다. 센터로 들어가니 인증시험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여러 제조사들의 샘플 모듈이 다수 거치대에 걸려있었다. 중국 제조사의 샘플도 다수 시험 대기중이었다.

임수봉 센터장에 따르면 IEC규정에 따라 각 모듈마다 진행하는 시험이 모두 다르다. 이 때문에 평균적으로 12~13장의 모듈이 필요하다. 각 시험마다 요구되는 기준이 다르지만 통상 시험 전 출력과 시험 후 출력이 5%이상 차이가 나면 불합격이다.

가장 눈에 띠는 시설은 급냉과 가열이 가능한 챔버(chamber)다. 임 센터장에 따르면 인증시험을 위해서는 보통 세 개의 챔버가 필요하다. 외부환경에 그대로 노출되는 태양광모듈은 반드시 가혹한 세 가지 환경조건을 모두 견뎌야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조건은 영하 40도에서 영상 85도까지 급속 냉각 및 가열을 일정하게 50번 반복하는 것. 특정 샘플 모듈은 50번이 아닌 200번 시험을 거친다. 두 번째 조건은 영상 85도에서 습도 85%를 유지한 채 42일(1000시간)을 유지해야 한다.

세 번째 조건은 10일간 영하 40도에서 영상 85도까지 주기적으로 온도조절을 하고, 습도 85%를 맞춰놓는다. 일부 시험 환경에서 온도가 섭씨 25도 이상의 구간에서 특정 전류를 인가하여 모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지 여부를 관찰한다.

하지만 최근 새로 나오는 태양광모듈은 대개 시험 전·후 출력차가 5% 안쪽이다. 임 센터장은 “과거 8~9년 전에는 최소 30%이상 불합격을 통보했으나. 최근 불합격 사례는 현저히 감소한 상태”라고 말했다.

모든 시험과정이나 결과, 조건은 자동으로 컴퓨터에 저장된다. 이 데이터는 센터에서 펼쳐진 시험들이 공정하게 진행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쓰인다. 자체적으로 해외시험센터에서 확인하고, IECEE는 일년에 한 차례 전문가 평가를 진행한다. 만약 데이터가 고의로 훼손됐거나, 손을 댔다며 발견 시 센터는 문을 닫아야 하는 중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눈이 많이 오는 겨울철, 적설(積雪)량에 따라 무게증가를 얼마나 견디는지 확인하는 시험도 거친다. 약500kg에서 1000kg이상까지 하중을 가해 샘플이 휘어진 상태에서도 모듈 내부의 회로가 끊어지지 않았는지 여부도 상시 관찰하며, 하중을 가하기 전과 후의 출력을 측정한다. 여타 시험과 마찬가지로 시험 전·후 출력이 5%이상 차이나면 불합격이다.

▲ 태양광모듈에 특정한 하중을 적용할 수 있는 시험설비

약 45.5kg의 추를 충돌시켜 모듈 외부의 강화유리가 파괴되는지 알아보는 시험도 있다. 만약의 대인·대물손실을 막기 위한 시험으로 유리 파편의 크기가 6.5㎠를 넘거나, 깨어진 조각이 지나지게 뾰족하면 불합격이다. 추는 높이를 세 단계로 구분해서 떨어뜨린다. 임 센터장에 따르면 8~9년 전에는 충돌 시 깨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강화유리 품질 향상으로 깨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모듈이 자체적으로 외부충격에 견디는 정도를 알아보는 강도시험도 수행한다. 중앙이나 모서리 등 각기 다른 10군데에 7.53~80.2g사이의 단단한 아이스볼을 쏜다. 초속 23m에서 33.9m(평균 25m)로 날아가는 아이스볼이 모듈을 강타한다. 최근 인증을 획득한 태양광모듈이 전남 담양에서 우박으로 깨지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관련 시험이 강화되는 추세다.

가장 중요한 모듈 자체의 성능을 진단하는 시험도 진행한다. 표준조건(영상 25도, ㎡당 1000W, AM1.5 스펙트럼(spectrum))을 유지한 채, 암실에서 플래시 조명으로 출력을 측정한다. 최근 퍼크(PERC)셀이나 N타입 셀 등의 고효율 태양전지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한 고가의 측정 장비들의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센터에서 가장 위험한 시험장비는 자외선(UV) 측정 장비다. 챔버와 비슷한 구조이나 온도 60도를 기준으로 상하 5도 내에서 태양광모듈이 UVa(320~400nm)와 UVb(280~320nm)수준의 자외선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기존에는 태양광모듈 앞면만 시험 대상이었으나, 지난해 기준이 변경돼 모듈 앞뒷면 모두 자외선 검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예고기간을 거쳐 내년 9월에는 시행해야 한다.

센터 한쪽에는 커다란 수조가 있었다. 수조는 태양광모듈의 누전여부를 확인하는 시험에 쓰인다. 통상 태양광모듈은 앞뒷면 방수처리를 하고 있다. 수조 속에 모듈을 완전히 담근 후 1분 동안 1000V, 3000V 각각의 전압을 공급한다. 이후 수조에 담긴 모듈에서 누전이 발생하면 측정 기기에서 경고음이 발생한다. 이외에도 8000V의 전기충격을 가해 번개에 따른 모듈 손상정도를 확인하는 시험을 할 수 있다.

임 센터장은 “인증을 위한 샘플 모듈과 실제 생산 제품이 동일한지 불시 공장심사를 하는 등 공정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 대해서는 “수년 전만해도 중국산모듈의 성능이 다소 부족했으나, 최근에는 국산과 외산의 품질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다. 가격경쟁력보다는 고효율 제품 개발 쪽으로 전략을 짜는게 유효할 것이라 생각한다 ”고 밝혔다.

▲ 카스텐 리네만 tuv라인란트 코리아 대표이사

[인터뷰] 카스텐 리네만 TUV라인란드 코리아 대표이사

각국 규제·시장변화 선제 파악해 국내기업의 세계시장 진출 기여

2012년 TUV 라인란드 코리아 대표이사로 취임한 카스텐 리네만 대표이사는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한국통’이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과 독일 양국의 경제적 우호를 증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한독상공회의소 부소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카스텐 리네만 대표는 TUV라인란드의 가장 큰 장점으로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 다양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꼽았다. 특히 세계 태양광분야 시험·인증시장의 70%를 점유,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영남대를 포함해 독일 쾰른, 인도 방갈로, 중국 상하이, 대만 타이충, 미국 템피 등 세계 곳곳에 태양광 공인시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관련 직원만 250여명에 달한다.

시험인증기관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을 독립성과 투명성으로 보고 있었다. 기업과 소비자로부터 독립된 제3자 기관에서 철저하게 품질·안전·효율을 시험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투명하게 제공할 때 기업·소비자 양쪽에서 모두 신뢰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UN글로벌 협약과 국제검사기관연합 규정을 사내 윤리강령에 반영, 공정한 검사와 평가자로서 태도유지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소비자는 온라인 인증데이터베이스에서 제품에 대한 투명한 시험 및 인증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도록 했다.

카스텐 리네만 대표는 “TUV라인란드의 테스트마크가 부착된 제품을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시험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시장에서는 고객인 기업들을 위한 비용절감혜택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남대 공인시험센터에서는 한국기업이 해외수출에 필요한 국제인증을 획득할 시, 독일이나 중국 등 해외인증센터를 활용하는 것보다 시간이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카스텐 리네만 대표는 “한국의 태양광산업은 한동안 세계 태양광 침체 여파와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강세로 주춤했으나, 새 정부의 신재생에너지비중 확대와 중동과 같은 신흥시장 확대로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앞으로 한국기업이 각 국가의 개정된 규제나 수출 시 겪는 어려움 등을 미리 파악해 성공적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자외서노출에 따라 태양광모듈의 성능이나 부식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 화면.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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