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집계결과 이틀에 하루 꼴 배출권 거래 주문조차 없어
거래가능일 중 거래형성일 2015년 25%, 2016년 50% 수준

[이투뉴스] 우리나라 탄소배출권 시장이 거래물량 부족으로 이틀 중 하루는 매수나 매도 주문조차 없는 사실상의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일표 의원(자유한국당, 인천 남구)이 한국거래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시작된 탄소배출권 거래가 여전히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수급불균형에 따른 가격상승 등의 부작용도 심각했다.

구체적으로 2015년 탄소배출권 거래를 보면 전체 거래가능일(2015년 7월∼2016년 6월) 247일 중 24.7%(61일)만 거래가 형성됐다. 또 거래가능일의 13.3%(33일)는 매도호가가 부족해 기세만 형성됐고, 62%(153일)는 매수·매도 주문조차 없는 개점휴업 상태였다.

기세 형성이란 장 종료 때까지 매수나 매도 주문은 있었지만 매매거래가 성립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전일종가보다 낮은 매도주문이 있으면 이를 종가로 삼고, 전일 종가보다 높은 매수주문이 있으면 가장 높은 주문가격을 기세가격으로 정해서 다음날 장 거래를 한다.

지난해에는 거래량은 일부 늘었지만 전반적인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전체 거래가능일(2016년 7월∼2017년 6월) 268일 중 50%(134일)만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졌다. 또 7.8%(21일)는 매도호가가 부족해 기세만 형성됐고, 42%(113일)는 매수·매도 주문조차 없었다.

고질적인 탄소배출권 수급불균형 현상은 결국 가격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배출권 가격은 지난해 1KAU(이산화탄소 환산톤)당 1만6737원에서 올해엔 2만4300원으로 45% 가량 급등, 유럽시장 가격을 추월했다.

홍일표 의원은 12일 열린 국무조정실 국정감사에서 “탄소배출권 거래부족 현상은 배출권이 남아도는 기업이 팔지 않고 유보시키고 있는데 기인하는 것”이라며 “거래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소규모 거래에 의해서도 가격이 상승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어 “탄소배출권 수급이 맞지 않아 기업들이 배출권을 확보하는데 애를 먹고 있”며, “거래소 기능활성화를 위해 배출권에 대한 파생상품 및 선물시장 개설, 시장 참여자 확대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