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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與, 건설중 원전 놓고 국감서 15시간 설전
자유한국당 "탈원전 졸속" 공세에 더불어민주당 "원전마피아" 맞불
[471호] 2017년 10월 13일 (금) 14:47:28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이투뉴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줄곧 새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와 에너지전환 정책을 겨냥해 총공세를 폈고, 공수가 바뀐 여당은 상대 진영에 맞불을 놓느라 여념이 없었다. 12일 오전 10시 개회해 이튿날 오전 1시를 넘겨 종료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부 국정감사 첫날 풍경이다.

이날 국감에서 야당 측은 신고리 5,6호기 공론화로 출발한 새 정부 탈원전 정책을 타깃으로 작심한 듯 화력을 집중시켰다. 이에 대해 피감기관인 산업부가 응전에 허둥대자 지켜보던 더불어민주당이 전면에 나서 대리전을 치르면서 15시간의 마라톤 국감이 소모전 양상으로 변질됐다.

개전(開戰)은 야당 측 ‘에너지전환 흠집내기’로 출발했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부산 북구강서구을)은 “대통령이 고리 1호기 영구정지 때 탈원전 선언을 해 대한민국 에너지와 관련해 벌집을 쑤셔놨다. 탈원전, 탈석탄으로 정권 초기부터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가 중단되든, 재개되든 (이후)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제 책임 아래 산업부가 진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산업부 핵심정책 토론회 대통령 동영상과 백 장관이 출연한 청와대 정책 홍보 동영상을 띄운 뒤 “탈원전 홍보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있냐”며 출연배경 등을 추궁했다.

같은당 윤한홍 의원(창원시마산회원구)도 “공론화중인데, 산업부가 중단입장에서 홍보하고 있다”고 했고, 최연혜 의원(비례대표)은 “탈원전 홍보가 신고리 공론화와 별개라지만, 이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백 장관은 “탈원전 홍보는 산업부의 책무다. 신고리 5,6호기와 관련해 중립성을 해치는 어떠한 일도 한 적 없다”고 답했지만, 야당 측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전기료 인상 우려, 원전산업 붕괴 논쟁 등으로 전선을 확대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채익 자유한국당(울산 남구갑)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울진 5,6호기 준공식 축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 방폐장 착공식 축사 동영상을 동원해 흠집내기에 가세한 경우다. 두 정부 정통성을 계승한 여당이 10여년만에 탈원전으로 입장을 급선회하면 설득력이 있겠냐는 공세다. 백 장관은 “에너지 패러다임은 후쿠시마 사고와 경주지진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걸 무시하면서 옛 정책을 (그대로)가져갈 수 없다”고 맞받았다.

그러자 같은당 정유섭 의원(인천 부평구갑)은 “원전이 사양산업이냐, 안전하지 않냐, 해외서도 한국이 최고라는데, 사우디 원전건설 설명회에 산업부는 서기관이나 보내고 있다. 이래도 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백 장관은 “앞으로 흐름은 신재생이 우세하고, 원전학자는 사고확률이 100만분의 1이라지만 역사상 벌써 3번째 대형사고가 났다. 원전 안전은 운영과 부지안전성을 다 봐야한다”고 응수했다.

이에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충북 청주시상당구)은 “장관 주장대로라면 앞으로 60년간 안전하지 않은 곳에서 떨어야 한다는 얘기냐, 그렇게 위험하면 당장 그만둬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야당 측 맹공에 산업부가 수세에 몰리자 여당은 전 정부 실정과 원전 수출경쟁력 논란 등을 거론하며 맞불을 놨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중구성동갑)은 백 장관을 향해 “이명박 정부의 무리한 자원개발로 3개 자원공사가 2008년 이후 13조원을 이미 손실을 봤고, 일부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하베스트 사업은 8조원을 허공에 날렸다. 그럼에도 야당은 최경환‧윤상직 전 장관 증인채택에 반대했다.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 않냐”고 물었다.

백 장관은 “불법 사안이 있으면 조사하겠다. (조사의)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같은당 김경수 의원도 “해외자원개발의 실체적 진실이 드러났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백 장관이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답하자 “(이전 정부가)최근 3년간 회수액이나 국정조사 당시 자료 등을 크게 왜곡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측이 두둔한 원전수출 경쟁력도 도마에 올랐다. 송기헌 같은당 의원(강원 원주시을)은 “APR1400 등 우리 수준은 세계적으론 5위라는데, 선도국을 제치고 수출이 가능하겠나. 2009년 UAE 이후 실적이 한건도 없을뿐더러 최근 해외원전 수주현황을 보면 경쟁입찰은 한건도 없고 모두 정부간 협약이다. 신고리 5,6호기 때문에 못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세계 발전설비 증설전망을 보면 재생에너지가 1400GW 늘때 원전은 70GW 증가한다. 우리가 앞서 있는 신재생 기술도 있는데, 그렇다면 정책은 어떻게 가야하나. 당연히 경쟁력이 있고 시장이 큰 곳에 집중돼야 한다. 장관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백 장관은 “그래서 리스크를 관리하며 국익에 도움된다면 원전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어기구 같은당 의원(충남 당진)은 야당 측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취지로 어깃장을 놨다. 어 의원은 “탈원전이라는데, 앞으로 24기를 수명이 다할 때까지 돌릴 것이고 앞으로 대형원전이 추가로 줄줄이 완공돼 현 정부서 원전비중이 더 높아지는데 무슨 탈원전인가. 감(減)원전일 뿐”이라며 “왜 수많은 나라가 원전을 그만 짓고 신재생에 투자하는지를 보라”고 역설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노원구을)은 “어느나라에서 탈원전과 에너지전환을 놓고 이렇게 이념전쟁을 하겠는가. 경제적이고 전력수급에 문제가 없게 가는 좋은 방향인데 왜 이렇게 뜨거운가. 소위 원자력마피아들의 힘이 굉장히 크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일갈했다.

우 의원은 “APR1400도 2007년 착공 땐 공사비가 5조7000억원이었는데 최종적으로 공사비가 32% 이상 증가했다. 신고리 5,6호기도 준공된다면 더 늘어나 10조원쯤 들거다. 반대로 재생에너지는 발전단가가 계속 떨어져 얼마뒤면 가격이 원전단가와 역전될텐데 어떤 것이 더 경제적이냐. 우리 탈원전 속도가 급격하다지만 독일 속도가 100이라면 우린 19수준에 불과하다. 에너지의 미래를 보면서 큰 토론을 하지 못하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박재호 같은당 의원(부산 남구을)도 원전 완전국산화를 주장하는 산업계를 겨냥해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증인으로 출석한 한국수력원자력 출신 박종운 동국대 교수를 향해 “APR1400 수출로 100% 기술자립을 이뤘다고 하는데, 특허출원 실적은 하나도 없다. 한국형 원전이 세계 최고수준이 맞는거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우리나라 기술이 짧은기간 기술자립도를 올린건 인정하지만 주로 미국에서 기술을 습득하고 개량도 했다. 뿌리는 미국기술이며, 아무리 노력해도 원천기술을 가졌다고 보기엔…”이라고 말을 흐렸다. 박 교수는 박 의원이 “그렇다면 APR1400 원천기술 확보는 잘못된 표현 아니냐”고 묻자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교수는 수출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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