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내 정치불안·지구온난화 등 석유 수급 변수 작용

올해 세계 석유시장은 원유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빨리 성장하면서 전세계 원유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영향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OPEC은 지난해에만 산유량을 두 번 감축한 데 이어 최근 또 한차례의 산유량 감축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산유국의 불안한 정치적 상황은 올해 석유수급 기상도를 밝게만 볼 수 없는 요인이다. 나이지리아는 치안 불안으로 군벌간 정유시설 공격이 거의 매일 발생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도 반군세력이 유전 상당부분을 갈취했으며 다수의 기술관료가 이미 해외로 망명한 상태다.


이용하 코트라 워싱턴무역관은 “시아파를 후원하고 있는 이란과 수니파를 후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내전 개입이 현실화될 경우 전 세계 3대 원유 매장국 모두가 전쟁에 휘말리게 될 우려가 있다”면서 “산유국의 불안한 정치상황은 미국ㆍ중극 등의 원유 소비 급증과 더불어 올 한해 원유시장과 관련된 핵심 이슈로 부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유 공급국별 현안…국내 정치 불안 및 자원민족주의 부상
원유를 공급하는 국가별 정치 현안은 무엇일까. 우선 미국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는 다수당으로 등장한 민주당이 현재 정유사에 대한 세금 감면 철회를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정유사의 세금 감면이 철회되면 미국의 원유 생산 비용이 증가가 예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무역관은 “미국은 바이오연료와 전기자동차 등 대체연료 기술이 원유소비를 얼마나 대체하게 될지 아직은 미지수”라며 “원유 생산 비용 증가 요인이 될 세금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으로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국인 캐나다는 중유 개발에 많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벌채 및 지구온난화 등 환경파괴 우려에 따른 개발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아울러 내전 중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원유수요의 2%에 해당하는 200만배럴을 매일 생산하고 있는 이라크는 안보에 민감한 상황이다. 원유가 집중 매장돼 있으며 현재 시아파가 통제하고 있는 이라크 남부 지역의 안보 상황마저 취약해질 경우 원유 수출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반면 자원민족주의와 국내 정치적 불안 등이 올 한해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등장한 국가들도 있다.


러시아는 산유량 증가를 통해 최근 급증한 전세계 원유 소비를 충당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자원민족주의의 영향으로 최근 쉘이 추진하던 사할린Ⅱ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국영화를 단행하는 등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에너지 국유화 움직임에 따라 향후 안정적인 원유 공급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베네수엘라도 차베즈 대통령 집권 이후 유전 개발 투자 대폭 축소하는 대신 사회 서비스망 구축을 위한 정부지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2002년 말 국영정유사의 노조를 강제 해산하면서 산유량이 지난해 일산 260만배럴 선까지 감소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앙골라는 내전종식과 국제정유사의 투자쇄도로 산유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이면 산유량이 현재의 이라크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OPEC 가입으로 인해 향후 기타 카르텔 국가들과 함께 생산량 공동 감축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라크 내전으로 인해 이란이 중동지역의 강자로 부상하면서 미군 철수 이후 이라크를 무대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간의 전쟁 발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원유 소비국별 현안…지구온난화ㆍ소비량 급증 등 부상
올해 원유 소비국이 당면한 현안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석유 소비 감소와 신흥 석유 소비대국들의 소비량 급증에 따른 수급불안 등이다.


실제로 미국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함에 따라 자동차 연료 효율성 제고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며 부시 행정부 역시 지구온난화 현상을 인정하는 등 전반적으로 석유 소비 감소를 향항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유럽과 일본도 교토의정서 체결에 있어 현 미국 행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ㆍ인도 등도 탄소연료 사용 감축에 합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동은 석유 소비량과 소비 증가가 중국과 비슷한 수준을 보임에 따라 2011년까지 소비량이 일일 180만배럴 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대외수출을 위한 여분이 부족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도 또한 석유 소비 증가면에서 중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2011년까지 일일 석유 소비량이 50만배럴만큼 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무역관은 “미국과 인도에서 향후 5년 동안 발생할 증가분이 같은 기간 중국에서 발생할 소비 증가분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하고 “석유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의 소비현안에 대한 세계 원유 공급국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석유 소비국이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2011년까지 일일 석유 소비량이 210만배럴 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무역관은 “이는 전세계 소비 증가량의 4분의 1가량에 해당한다”면서 “이 추세대로라면 향후 5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증산분 전량을 중국이 소비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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