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화로 이어진 MOU 15.1% 불과…회수율 역시 처참
권칠승 의원 "계약 홍보에만 열 올리고, 실제 성과 없어"

[이투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추진을 위해 체결한 MOU 가운데 84.9%가 성과 없이 종료됐거나 진행 상황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MOU 체결 자체에만 집중해, 빈 수레만 요란했다는 지적이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경기 화성병)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2008~2012년 MOU 체결 및 본 계약 체결 현황' 자료에 따르면, MB정부가 출범한 2008년 2월부터 2012년 9월까지 세계 석유‧가스‧광물 보유국과 맺은 MOU는 모두 73건으로 집계됐지만 그 중 실제 사업계약으로 발전된 것은 11건에 불과했다.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종료된 MOU는 45건에 달했다. 유효기간 만료로 종료된 경우가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협의 실패, 현지 업체의 재정난, 컨소시엄 해체 등 사업성‧경제성 이유로 종료된 경우가 17건으로 뒤를 이었다. 상대국 측의 추진지연 등을 이유로 종료된 경우는 4건이었다.

이 밖에 MOU 체결만 하고, 이후 진척이 없는 경우는 17건에 달했다.

◆ 11건 사업에 57억달러 투자 → 22억달러만 회수 
그나마 실제 사업으로 이어진 11건도 형편없는 회수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석유‧가스분야에서 7건, 광물분야에서 4건이 진행됐다.

특히 권칠승 의원은 광물분야 사업에서 회수한 금액이 아예 없다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가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페루 등 4곳에 4722만달러를 투입했지만 현재까지 회수한 금액은 '0'달러다. 

석유·가스 분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7건의 계약으로 56억8505만달러를 투입했지만 회수금액은 22억7072만달러에 불과했다. 그 중 20억여달러는 2010년 체결된 이라크 주아이르 유전 하나에서만 나온 것이다. 

2008년 쿠르드정부(이라크)와 맺은 '석유개발 분야 전략 제휴 MOU' 사업에는 6억8119만달러가 투입됐지만 280만달러만 회수한 채 사업이 종료됐다. 2010년 체결한 '말레이시아 석유개발협력' 사업에도 4368만달러가 투입됐지만, 사업성 미확보라는 이유로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고 지난해 9월 사업이 종료됐다. 

◆ "MB정부는 MOU 체결 자체에만 집중했다"
권칠승 의원은 이것에 대해 '묻지마 MOU'의 당연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면밀한 분석 없이 계약만 체결하고, 홍보 자체에만 열을 올렸다는 것.

2008년 계약한 '쿠르드 패키지딜' 사업의 경우 국내 2년치 소비량인 19억배럴 유전을 획득했다고 홍보했지만, 5개 광구 중 4개 광구에서 탐사가 실패했다. 2011년 이라크와 가스 관련 MOU를 체결하고 국내에서 6년간 쓸 수 있는 규모의 매장량을 확보했다고 알렸지만, 현재 3억9912억달러 손실만 기록하고 있다.

같은 해 청와대에서도 아랍에미리트(UAE)와 석유·가스 관련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 37년만에 UAE 아부다비 유전의 문을 열다', '사상 최대 유전 확보' 등의 표현을 쓰며 성과를 자랑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10억2976만달러 투자해 655만달러 회수에 그친 상황이다.
 
권칠승 의원은 "MB정부는 MOU 체결 자체를 성과인 것처럼 홍보했고, 이미 엄청난 자원을 확보한 것처럼 떠들었다. 하지만 사업 실적은 초라해 국민적 상실감만 키웠다"고 비판했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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