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35% 관세 방침에 발전업계 설왕설래

[이투뉴스] 최근 몇년간 가속력이 붙은 미국 태양광 성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미국에서 태양광은 지난해 새롭게 추가된 전력원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며 장밋빛 전망을 보여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태양광 모듈에 대한 무거운 무역 관세를 부과하기로 함에 따라 폭발적이었던 태양광 산업 성장세가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국제 무역위원회(ITC)는 수입산 태양광 모듈에 대해 3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최근 제안했다. 저렴한 수입 모듈 유입으로 자국기업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다. 

무역 분쟁은 미국 태양광 제조사들의 소송에 의해 시작됐다. 수입산 제품이 미국 기업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위협적 존재이기 때문에 관세를 붙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합동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많은 태양광 개발업자들은 중국 등 지역에서 수입해온 저렴한 모듈을 사용해 비용을 절감해 왔다. 무역 관세가 부과될 경우 태양광 사업에 대한 경제성 하락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ITC가 제시한 35% 관세는 사실상 미국 태양광 모듈 제조사인 서니바(Suniva Inc.)가 요구한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서니바는 솔라월드와 함께 수입산 모듈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올초 파산을 신청한 서니바는 저렴한 수입산 모듈 유입을 파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회사는 수입산 모듈에 대해 Wp당 32센트의 관세를 붙여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는 모듈 매매가와 거의 동등한 값이다. 

ITC가 제안한 35% 관세는 Wp당 10~11센트로 계산된다. 이는 서니바가 제안한 32센트의 3분의 1 정도 되는 수준이다. 

ITC의 발표 이후 태양광 개발업자들은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더 높은 가격 압박을 피하기 위해 일부 개발업자들은 이미 창고에 모듈을 사뒀다. 가격 불확실성 때문에 건설을 중단한 업자들도 있다.

코웬 &코(Cowen & Co)사의 제프리 오스본 전문가는 “(관세가 붙더라도) 업자들이 미리 사 둔 모듈보다 낮은 가격”이라며 “(수입산 관세 부과로 인한) 일자리 축소는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다. 제조업 측면에서는 일자리 창출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세 부과는 매우 제한된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렇다고 관세가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은 아니다. Wp당 10~11% 추가적 관세가 부과될 경우 태양광 개발업자들은 원가 구조를 재조정 해야한다. 연간 수익까지 바뀔 수 있다. 

태양광 개발업자들은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의 관세 제안에 안심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블룸버그 뉴 파이낸스>의 나단 세로타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제품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길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산업이 이해할만한 수준으로 얼만큼 요구할 수 있었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니바 측은 ITC이 제안한 관세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는 “제조 분야에서 남은 회사들의 파산과 미국 근로자들의 일자리 해고만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TC의 제안은 1월까지 최종 결정을 내려야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질 예정이다. 

대통령에게 재량권이 있기 때문에 관세가 아닌 다른 해결책이 나올 수도 있다. 더 심한 관세가 부과될 수도 있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 관세 논의 과정 중에 형성된 예상 외의 동맹 단체들도 있다. 

재생에너지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보수 단체들은 태양광 개발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였다. 10개의 보수와 자유 시장을 옹호하는 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입산 모듈에 대한 관세 부과를 막기 위한 합동 성명서를 작성했다. 

이들은 “무역 장벽이 생긴다면 미국내 거래되는 태양광 제품의 가격은 두 배로 뛸 것이다. 수 천 수만의 높은 임금을 받는 태양광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폭스 뉴스>의 호스트이자 주요 트럼프 인사인 션 해니티는 제안 관세에 대해 격분했다. 그는 해외 기업들이 백악관으로부터 특혜를 받고자 미국 무역 법을 조정하려한다고 비난했다. 

서니바의 최대 주주는 중국 회사다. 태양광 설치업자들은 관세가 최근 몇 년간 형성된 성장세를 망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과 2016년 태양광은 전체 발전원 중 30% 와 39%를 각각 차지했다.태양광은 천연가스(각 29%)를 포함한 다른 전력원들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다. 

태양광 가격은 지난 8년에 걸쳐 약 75% 가량 급락했다. 이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태양광은 가장 저렴한 형태의 전력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무역 장벽이 태양광 산업의 성장을 저해할 유일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관세 부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주목되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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