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조선·해양·강관 등 타산업과 연계성 높여야"
석유공사 특별심포지엄에서 전문가 한목소리

▲ 심포지엄 참석자들이 주제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이투뉴스] "자원개발 R&D 기금은 2013년을 정점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13년 R&D 전체 투자액은 300억이었는데, 올해는 200억으로 뚝 떨어졌다. 저유가에 머물면서 최적의 분위기가 조성됐음에도 정부지원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예산확보가 너무 힘들다" 김현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자원개발 PD가 최근 업계 분위기를 설명하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2일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는 한국석유공사와 한국자원공학회 공동주최로 '에너지 개발 기술 전략 특별심포지엄'이 열렸다. 학계, 민간 자원개발기업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해 한반도 에너지 정책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김현태 PD는 SWOT 분석을 통해 국내 자원개발 R&D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강점(S)으로 우리나라는 에너지자원 다소비 국가라는 점, 철강·부품소재 등 자원개발 서비스에 유리한 강점산업이 존재한다는 점을 꼽았다. 하지만 약점(W)으로는 국내자원개발 현장 부재를 지적했다. 현장이 없으니 기술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회(O)로는 저유가 지속으로 기술 장벽이 낮아졌다는 점, 트럼프대통령 취임으로 셰일가스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 4차산업혁명 도래로 신산업이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꼽았다. 단 신기후변화체제가 강화되면서 저탄소경제가 떠오르고 있다는 점과 세계 자원시장이 침체기라는 점은 우리에게 위기(T)로 다가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원개발 R&D에 대한 인식 변화도 촉구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자원개발사업 평가 지표에 '우수논문' 항목이 빠지고 '사업화매출액', '수입대체액'이 새롭게 추가됐다면서 이를 인지해야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아울러 조선, 해양 등 인근 산업을 끌어들여서 자원개발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진우성 석유공사 기술개발팀장도 '국영 자원개발 기업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면서 이와 비슷한 말을 꺼냈다. 그는 현재 공사가 테스트 베드(Test Bed)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테스트 베드란 기술개발과 연구를 할 수 있게 공사 유전을 타 기관에게 빌려주는 개념이다. 국내에 자원개발 현장이 없으니 공사 유전에서 기술력을 쌓으라는 얘기다. 그리고 테스트 베드는 자원공기업 뿐 아니라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ICT업계 등 타산업과 접목될 수 있고 하나의 플랫폼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일 에너지기술평가원 인력양성실 책임연구원은 에너지기술 관련 인재들에게도 통합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기계공학, 전기공학, 화학공학 등으로 대표되던 자원개발업계는 제로에너지 빌딩, 스마트 공장 개념이 도입되면서 건축학, 컴퓨터공학과도 교집합이 생겼다고 했다. 나아가 4차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 에너지거래, 에너지정책, 에너지외교, 에너지수용성 등 새로운 분야가 생길 것이고 이는 경제학, 심리학, 외교학, 법학과 같은 인문사회와도 합쳐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이태의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 현화와 신정부 에너지 정책', 허은녕 서울대학교 교수는 '동북아 에너지협력 활성화를 위한 제언', 송윤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본부장은 '지열에너지 개발 활성화를 위한 자원기술의 역할', 이상수 에너지홀딩스 CTO는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 셰일가스 개발'에 대해 발표했다. 

한편 이준석 석유공사 기술개발처장은 개회사에서 "공사는 자원개발 맏형 격으로 국영석유기업이 가진 유‧무형의 각종 자산을 민간에 적극 지원하겠다"라며 "석유개발산업을 비롯한 ICT, 플랜트, 조선해양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융합 발전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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