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세계 각국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축소대책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화석연료로 인한 피해는 계속 심각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전세계 26개 연구기관의 공동체인 ‘란셋 카운트다운 : 건강과 기후변화 흐름 추적’이 최근 발표한 ‘공공보건을 위한 전세계적 변화에 손놓고 있었던 25년’이란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는 미래의 재앙이 아니라 현재 지구촌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대기오염으로 2015년 아시아 21개국에서 80만3000명 이상의 조기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앞으로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해수면이 상승해 향후 90년 이내 전세계에서 10억명 이상이 이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한 2000년 이후 기후변화로 인한 평균기온 상승으로 농촌 노동생산성이 평균 5.3% 떨어졌고 이로 인해 작년 인도인 41만8000명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92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로 인한 혹서 현상으로 2000년부터 작년 사이 1억2500만명이 곤경에 처했으며 2050년까지는 10억명이 추가로 혹서에 노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후변화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도시의 87%는 WHO의 대기오염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수십억 인구가 대기중 초미세먼지(PM 2.5)에 노출돼 있는데 1990년 이래 11.2% 증가했으며 한국은 대기오염으로 2015년 1만9355명이 조기사망했다고 소개했다. 이로써 21세기 들어 전세계 기후관련 재해는 무려 46% 늘었으며 지난해의 경우 1290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

이를 뒷받침하듯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WMO가 지난달말 발행한 온실가스연보에 따르면 작년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03.3ppm으로 측정됐다. 현대기상 관측 사상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15년(400ppm)에 이어 두 번째.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화시대의 기준이 되는 1750년과 비교하면 현재의 농도는 45% 가량 높은 것이다. 세계기상기구는 작년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진 것은 강력한 엘니뇨 발생으로 전 지구적으로 가뭄을 초래했으며 이에 따라 삼림이 황폐화되면서 이산화탄소 흡입량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고 화석연료가 내뿜는 대기오염으로 지구촌이 점점 인류를 비롯한 생명체가 살아가기 어려운 행성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앞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예상치(BAU) 대비 37%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등장으로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책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날로 심각해지는 대기오염을 방치하고는 인류의 미래가 없다는 점에서 기후변화 대책에 한치의 후퇴도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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