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동기比 배 이상 증가…치솟은 정제마진 덕분

[이투뉴스] 376.1%(에쓰오일), 132.3%(SK이노베이션), 121.7%(현대오일뱅크), 78.1%(GS칼텍스). 각 사의 작년 3분기 영업이익 대비 올해 동기 영업이익 증가율이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9.6~32.4%에 불과한 것과는 대비된다.  

정유업계가 '3분기는 비수기'라는 오랜 공식을 깨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통상 업계는 3분기를 비수기로 꼽는다. 난방유 소비가 제일 적은 가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남달랐다. 미 허리케인 하비 여파와 한때 10달러까지 치솟을 정도로 높은 정제마진 덕분에 올 3분기 정유4사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한 곳은 에쓰오일이다. 올 3분기 연결기준 5532억원으로 1162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동기 보다 376.1% 증가했다. 매출액은 5조2118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26.0%, 순이익은 3987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132.1% 증가했다.

비정유부문의 약진이 눈에 띈다. 윤활기유와 석유화학 매출액은 전체에서 비중이 21%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에서는 40% 가량을 차지했다. 윤활기유부문 영업이익은 1263억원, 석유화학부문은 905억원, 정유부문은 3364억원을 기록했다.

그 다음은 132.3% 증가율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이다. 3분기 영업이익 9636억원을 기록, 지난해 4149억원에서 곱절 이상 뛰었다. 매출액과 순이익도 같이 늘었다. 매출액은 지난 동기 대비 21.2% 증가한 11조7589억원, 순이익은 87.3% 증가한 6963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도 비정유부문이 실적을 주도하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에서 석유화학·윤활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2%. SK이노베이션 관계자들은 에너지·화학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딥 체인지' 정책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화학사업은 규모를 키우고 있어 미래가 더 밝다는 평이다. 실제 올해에만 두 번이나 화학사업 인수를 성공시켰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중한석화의 대규모 증설 계획이 발표되기도 했다. 중한석화는 SK종합화학과 중국 시노펙이 합작해 설립한 회사다.

그 다음으로는 현대오일뱅크가 121.7%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747억원으로 지난해 1239억원 보다 배 이상 커졌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2.5% 증가한 3조3393억원, 순이익은 81.8% 증가한 2020억원을 기록했다.

꾸준하게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온 현대오일뱅크도 그 덕을 봤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비정유부문이 30% 이상을 차지했다. 

마지막으로도 GS칼텍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57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1% 증가했다. 타 정유사와 마찬가지로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증가했는데 매출액은 14.2% 증가한 7조5431억원, 순이익은 13.6% 증가한 3624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3분기 대박행진으로 연간 최대실적까지 경신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8조원 새시대'를 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화학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3조원을 돌파, 3조2283억원을 기록했고, GS칼텍스가 2조1404억원, 에쓰오일이 1조6168억원, 현대오일뱅크가 965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종전까지 최대 실적은 2011년의 6조8135억원이었다.

현재까지 정유4사의 누적 영업이익은 5조6255억원. 지난해 5억6862억원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막내 격 현대오일뱅크만이 30%대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고, 다른 곳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떨어졌다. 어쨌든 지난해와 비슷하게만 가도 올해 농사는 대성공이다. 정유업계가 다가오는 한파 속에도 싱글벙글 웃을 수 있는 이유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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