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정서 발효로 인한 온실가스 의무감축이 내년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유럽연합(EU)이 각종 대책을 구체화하고 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미미한 신재생 에너지 발전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이번에는 이산화탄소 배출규제에 나섰다.

 

EU는 온실가스 의무감축기간인 2012년까지 새차에 대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162g/km 수준에서 130g/km 수준으로 감축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 규제는 EU 역내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는 물론이고 EU에 수출되는 한국.일본산 등 전 세계 자동차 모두에 해당된다.

 

EU는 당초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2012년까지 120g/km로 할 예정이었으나 유럽 자동차업계의 강력한 반발과 아울러 자동차 제조강국인 독일의 반대에 부딪혀 다소 완화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그동안 교토의정서에 의한 온실가스감축 이행 1차대상국에서 우리나라가 빠졌다고 해서 강건너 불보듯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 왜냐하면 내년부터 2012년까지 온실가스를 강제로 줄여야 하는 선진국들이 바로 우리의 수출시장이란 점에서 결코 간과할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지구온난화를 막기위한 지구적 규모의 온실가스 감축이 한꺼풀만 벗겨보면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이번 EU의 조치만 봐서도 감지할수 있듯이 비록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 이행대상국 1차에서는 빠졌지만 우리의 수출시장이 온실가스 감축이행 대상국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규제를 받아야만 하는 처지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자동차강국이다. 작년의 경우 완성차수출 267만대로 수출액이 430억달러에 이른다. 2001년 이후 6년동안 단일품목으로 수출 1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어온 견인차라고 할수 있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환율하락과 내수부진 및 노사갈등으로 자동차업계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다 수출길까지 이런 저런 이유로 제약을 받는다면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물론 EU의 이번 규제 내용을 보면 다소 시간적 여유는 있다. 또한 유럽 자동차업계도 2009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140g/km으로 줄이겠다고 합의했으나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개술개발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자동차업계는 2012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130g/km으로 줄이기 위해 친환경 디젤 기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거나 하이브리드 차량개발을 앞당기는 등 비상한 수단을 강구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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