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국가 강한 반대에 우군이었던 독일도 기류 변화

[이투뉴스] 러시아가 對유럽 천연가스 수출을 위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노드 스트림(Nord Stream)-2 프로젝트에 먹구름이 몰려드는 양상이다.

기존 우크라이나 통과 노선을 우회하는 독자적인 가스 수출 파이프라인 건설에 적극적인 러시아는 발트 해 해저를 통과해 독일과 바로 연결되는 연간 수송용량 55Bcm 규모의 노드 스트림-2 가스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의 노드 스트림-2 사업은 유럽 내에서 논란이 가장 많은 인프라 프로젝트로, 독일 등의 서유럽 국가와 동유럽 국가 간 견해차가 크다. 우크라이나,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과 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産 가스 의존도 심화 등을 이유로 노드 스트림-2 가스관 사업에 공식적으로 반대해 온 반면, 독일은 EU에 대한 안정적인 가스 공급 및 가스 수송비 절감 등의 상업적인 이유를 들어 해당 프로젝트의 당위성을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이 같은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 정부는 9월 총선 이전까지는 동유럽 국가들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드 스트림-2 사업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혀왔으나, 총선 이후 새로 구성될 연합정부 입장은 부정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노드 스트림-2 사업을 강력히 지지하는 사민당(SPD)은 9월 총선에서 참패한 후 차기 정부의 연정에 참여하지 않고 제1 야당의 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CDU・CSU)은 자유민주당(FDP) 및 녹색당(Green)과 ‘당 연정’구성을 위한 협상을 전개하고 있는데, 차기 연합정부는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기독민주당 소속의 노르베르트 뢰트겐 독일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은 차기 정부가 이전 정부 보다 노드 스트림-2 프로젝트에 대해 비판적일 것이며, 이러한 독일의 변화가 해당 프로젝트를 반대하는 일부 동유럽 국가들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녹색당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환경적・경제적・안보적 이유로 그리고 이웃 유럽 국가들과의 연대를 위해서라도 프로젝트 반대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노드 스트림-2 사업에 대한 독일 신정부의 부정적 입장이 이 사업에 대한 미국의 신규 제재나 동유럽 국가들의 강한 반대보다도 프로젝트에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EU 국가 중 노드 스트림-2 사업을 강력하게 지지해왔던 독일의 태도 변화와 더불어, 덴마크에서는 파이프라인이 자국 영해를 경유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한 개정 법안이 연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새로운 장애요인도 등장하고 있다. 덴마크 현행법에서는 환경적 리스크가 있을 경우에만 파이프라인의 영해 통과를 막을 권리가 있지만, 개정법은 ‘국가 안보(단일 공급원에 대한 의존도 증가 등)’측면도 고려하도록 규정을 추가했다. 개정 법안이 통과되면 2018년 1월 1일부로 발효된다.

노드 스트림-2 운영사이며 가즈프롬이 단일 주주인 노드 스트림 2 AG社의 폴 코르코란 최고 재무책임자(CFO)는 파이프라인이 발트 해의 덴마크 영해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노선 변경, 건설비용 증가, 가스관 개통 시점 지연 등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노드 스트림-2 가스관 건설비용은 95억 유로로 추산되며, 2018년 착공해 2019년 말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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