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대기 개선 위해 강력한 친환경車 정책 추진

[이투뉴스] 런던의 상징인 빨간색 2층 버스들이 커피 찌꺼기에서 나온 기름을 혼합한 바이오디젤유로 운행될 예정이다.

대기 오염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런던시가 디젤 엔진의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기업들과 손잡고 마련한 고육지책이다. 새롭게 채택된 연료는 커피 가루 찌꺼기.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등장한 신생회사 바이오-빈(Bio-bean)은 석유회사 로얄 더치 셸과 파트너십을 맺고 새로운 혼합유를 들고 나왔다. 

런던시가 의무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바이오디젤에 커피 가루에서 나온 소량의 기름을 섞었다. 회사가 시범 사업으로 출시한 첫 6000리터 혼합유는 1년간 한 대의 버스에 공급될 예정이다. 

현재 런던에는 약 9500대의 빨간색 버스들이 운행되고 있다. 2015년 공식 자료에 따르면, 런던 버스는 연간 2억4000만 리터의 디젤 연료를 소비했다. 

그렇다면 바이오디젤 혼합유에 소량의 커피 기름을 섞을 경우 런던 공기가 커피향으로 바뀔까. 

바이오-빈 측은 “커피 기름은 강향 커피 향을 낸다”며 “그러나 공정 과정을 거치고 미네랄 디젤과 혼합되면 향이 사라진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차를 많이 마시는 런던 시민들은 하루 평균 2.3컵의 커피를 마신다. 런던에서만 약 20만톤의 커피 가루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 생산을 위한 원자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바이오-빈은 커피숍과 공장에서 나온 커피 찌꺼기를 수거해 기름을 짜낼 예정이다. 

창업자인 아서 케이는 “아직 사용되지 않은 자원인 쓰레기를 재창조했을 때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커피 소비량이 높은 미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한편 런던시의 대중 교통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교통공사는 더 많은 버스들이 디젤과 바이오연료 혼합유로 연료를 공급받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향후 바이오연료 이용비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바이오연료는 폐식용유나 정육회사에서 나온 수지를 이용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운행 중인 버스의 6분의 1 가량이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시는 그 비율을 늘려가고 있다. 

향후 1층 버스 300대를 전기나 수소로 운행할 계획이다. 

지난 수 년간 영국은 저탄소 디젤 엔진 자동차 소유주들에게 자동차세를 경감해줬다. 그러다 디젤 엔진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농도 수치가 드러나면서 런던과 많은 유럽 정부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특히 배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 배기 가스량을 조작한 폭스바겐 스캔들 이후 디젤 엔진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대기 오염이 런던 시민의 건강에 미치는 피해가 크다”며 “약 9000명 이상의 런던 시민들이 대기 오염으로 인해 조기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런던 도시 중심부로 운행하는 운전자에게 추가적인 비용을 부과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럽 연합 배출 기준에 못 미치는 엔진을 단 자동차가 런던 도심에 진입할 경우 이른바 ‘독성 비용’이라는 T-차지를 내야한다. 보통 노후화 된 디젤 모델의 경우에 해당하며 하루 10파운드로 한화로는 약 1만4500원 정도다.  

아울러 런던시는 2003년부터 운전자들에게 교통 체증비도 부과해 왔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도심에서 운전할 경우 매일 약 11.50파운드(한화 1만6000원)를 내야한다.  

이에 따라 평일 도심 중심부로 운전할 경우 약 21.50파운드(약 3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런던 시는 이 정책을 통해 2020년까지 차량 배출가스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영국 정부는 2040년부터 휘발유, 디젤 등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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