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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취사전용 도시가스요금제 명과 암
지역난방·전기취사 급증…공급의무규정 완화 당위성
[281호] 2018년 01월 03일 (수) 07:00:38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대체연료 충분해지면서 소비자 교차보조 등 요금구조 왜곡

시·도 8곳 취사전용제, 6곳은 기본요금에도 취사전용 적용

[이투뉴스] # 영종하늘도시가 난방에너지 공급 문제로 시끄럽다. LH가 택지를 개발하고, 집단에너지 고시지역으로 지정돼 인천공항에너지가 2010년부터 1만 세대에 지역난방을 공급 중인 이곳이 새로 조성될 3·4공구 4만여 세대의 난방에너지 공급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인천공항에너지가 경영난으로 지역난방 지정고시 해제를 요청했으나 반려되자 LH와 인천도시공사가 추가공사비를 부담한다는 조건으로 인천도시가스 취사전용 도시가스배관의 보완공사를 통해 개별난방을 공급키로 했다.

그러나 LH가 약속을 어기고 또 다시 산업부에 지정고시 해제를 요청하는 편법을 쓰면서 이 지역 난방에너지 공급은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지정고시가 해제되면 도시가스사업법에 따라 인천도시가스에 공급자 의무규정이 적용돼 추가공사비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법규의 맹점을 악용한 것이다.

# 수도권 재개발 및 재건축 지역도 난방에너지 공급문제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와 강남구 개포 1∼4단지에 이어 서울 방배지역 재건축 아파트단지 및 재개발 추진지구가 난방을 도시가스에서 지역난방으로 바꿨다. 성남시 재건축단지와 도심 재개발 지구도 난방에너지를 기존 도시가스에서 지역난방으로 선회했다. 기존에 설치된 도시가스배관의 효율성이 사실상 무의미해진 것이다.

대규모 신규 택지개발에 더해 재건축·재개발 지역이 지역난방과 도시가스 개별난방의 전선(戰線)으로 뜨겁다.

에너지 공급은 소비자 선택권이라는 점에서 어느 쪽을 택하든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 그러나 국가적 측면에서 막대한 중복투자가 불가피하고, 소비자 교차보조에 따른 요금구조 왜곡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제도·정책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존에 도시가스로 난방을 하던 수요가가 지역난방으로 전환될 경우 이미 투자된 배관시설이 사장됨은 물론 여타 소비자에게 요금이 전가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등 악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취사용만으로는 투자된 도시가스배관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취사용만으로 공급 시 시설분담금을 일부 받아 배관투자를 하지만 공동주택 수명이 30년 정도임을 고려하면 수익과 대비해 과다한 유지관리비가 발생한다. 사용 요금으로 투자비를 회수할 수 없는 것으로,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특히 최근 가스로 취사하는 대신 전기취사 세대가 급증하면서 각 도시가스사의 취사용 판매량이 크게 떨어지는 추세다. 수도권 한 도시가스사의 경우 취사전용 세대 중 전기취사 비율은 2014년 9%, 2015년 25%, 2016년 38%로 매년 증가세를 나타냈다.

80%를 넘는 전국 보급률이 이뤄지면서 도시가스 공급증가율은 제자리걸음도 벅찬 실정이다. 매년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도시가스 공급증가율은 2010년 13.1%로 정점을 찍은 후 2013년 1.4%를 거쳐 2014년 6.4% 감소, 2015년 6.2% 감소세로 전환됐다가 지난해 2.2%로 겨우 체면을 살렸다. 성숙기에 들어선 도시가스사업의 성장 둔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사업 정체성은 도시가스 사용량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2013년 10억7501만GJ로 최고점에 오른 뒤 2014년 9억9204만GJ, 2015년 9억3123만GJ로 감소했다. 수요가수가 늘었음에도 오히려 사용량은 줄어든 것이다. 그나마 전사적 역량결집으로 지난해 9억5214만GJ를 기록하며 플러스 대열로 돌아선 게 다행스럽다.

◆취사·난방용 수요 10년간 26.3% 감소

특히 취사 및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용 부문의 감소세가 확연하다. 2007년 1203만 가구가 3억8444만GJ을 쓴 가정용은 2010년 1388만 가구가 4억1830만GJ을 소비했으나 2015년에는 1661만 가구가 3억8373GJ을 사용하는데 그쳤다. 지난해는 1717만가구가 4억390만GJ을 사용해 힘겹게 상향세로 전환됐다.

10년 동안 수요가구수는 42.7% 늘었는데 반해 사용량은 5.1% 늘어나는데 그쳤다. 단위 세대당 사용량은 2007년 31.9GJ에서 2010년 30.1GJ, 2016년에는 23.5GJ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각 가정에서 소비하는 도시가스는 26.3% 감소한 것이다.

이처럼 단위세대 당 도시가스 사용량이 줄어든 것은 지구온난화로 평균 기온이 상승해 난방 수요가 줄어든 데다 주택의 단열 보강과 기기의 에너지효율 상승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인덕션, 전기장판, 온수매트, 전기난로 등 가스를 대신해 전기를 사용하는 취사기구 및 보조난방기 보급도 또 하나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기취사 사용 세대라 하더라도 기존 도시가스배관은 그대로 놔둔 채 사용만 하지 않는 것으로, 공급규정에 따라 연간 1회 안전점검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해 유지관리를 위한 비용은 줄어들지 않는다. 모든 소비자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상황 속에서, 지역난방 및 취사전용 수요자가 선택적으로 혜택만 뽑아가는 셈이다.

도시가스요금은 1993년 이후 해당권역 시·도가 승인하는 체계로 바뀌면서, 산업부가 제정한 도시가스회사 공급비용 산정기준에 근거한 총괄원가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다. 이어 2001년부터는 실제 사용량에 관계없이 4㎥까지 부담하던 최저사용량 제도를 폐지하고 전기, 전화, 수도요금과 같이 기본요금과 사용량요금으로 구성된 2부제 요금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도시가스요금에 총괄원가제를 도입한 것은 국민에게 저렴한 에너지를 형평성 있게 공급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지역난방을 공급받으며 취사용으로만 도시가스를 사용하거나, 도시가스배관이 설치된 상태에서 전기취사는 이에 어긋난다.

기본요금을 부과하고는 있으나 국내 유틸리티 산업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취사전용에 대한 적정한 부담 부과가 타당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실상 지역난방 공급지역의 도시가스 취사전용은 특혜로, 전국에서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소시민들이 지역난방을 공급받는 중산층 이상의 수요자를 지원하는 꼴이다.

대용량의 난방을 바탕으로 용도별 요금에서 취사용이 저렴한 수준으로 책정되는데, 전제조건이 바뀌었다면 요금제도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에 당위성이 더해지는 이유다.

이 같은 당위성을 수용해 도시가스 취사전용 요금제를 도입한 지자체도 이미 적지 않다. 각 시·도별로 조정한 도시가스요금제를 살펴보면 전국 31곳 가운데 8곳이 취사전용 요금제를 운용하고 있다. 부산시, 대구시, 대전시, 세종시, 경북 구미시, 경남 창원시·진주시·양산시 등은 주택용에 취사전용을 별도로 구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세종시와 경남 창원시·진주시·양산시 등 4곳은 기본요금에도 취사전용 요금을 도입하고 있다.

또 충남 서산시, 전북 익산시 등 2곳은 주택용에 별도의 취사전용 요금을 두지 않고 있으나, 기본요금에 취사전용을 별도로 운용해 형평성에 따른 적정부담을 지우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난방에너지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면, 그에 따른 공급자 입장에서의 거부권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현행 법규는 도시가스사업자의 공급의무만을 명시하고 있다.

도시가스사업법 제19조 3항(도시가스사업자의 공급의무)는 ‘일반도시가스사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허가 받은 공급권역에 있는 가스사용자에게 도시가스 공급을 거절하거나 공급이 중단되게 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가스공급시설의 설치가 필요한 지역으로 가스공급을 신청하는 가구수가 시·도 고시로 정하는 수 미만의 경우, 철도와 고속철도, 상하수도, 하천, 암반 등 지형이 특수해 가스공급 시설 설치가 기술적으로 곤란하거나 시설의 안전확보가 곤란한 경우, 지리나 환경 등 지역 여건을 감안할 때 지형이 특수해 가스공급시설 설치가 기술적으로 곤란하거나 시설의 안전확보가 곤란한 경우, 다른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가스공급시설에 대한 공사가 제한돼 있는 경우, 그 밖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해당된다.

아울러 주택법 제28조 1항(간선시설의 설치 및 비용의 상환)에서는 ‘사업주체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호수 이상의 주택건설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면적 이상의 대지조성사업을 시행하는 경우 100호 이상 단독주택,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각각 해당 간선시설을 설치하도록 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취사연료로서 도시가스 외에 대체할 수 있는 연료가 특별하지 않아 공급자가 이를 거부할 수 없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기취사의 높은 선호도에 따라 보급이 늘어나 도시가스 취사의 대체재가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취사전용 도시가스 공급은 소비자의 시설분담금 부담과 도시가스사의 경제성 미달 투자에 따른 손실을 야기시킬 뿐이다. 이에 따라 도시가스요금제에 취사전용 항목을 필수적으로 도입하고, 경제성이 미달하는 취사전용 공급 공동주택의 경우 도시가스사업자 공급의무를 완화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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