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결산-가스] 온탕과 냉탕 오간 변혁의 물결
[2017 결산-가스] 온탕과 냉탕 오간 변혁의 물결
  • 채제용 기자
  • 승인 2017.1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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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물 균열 적발에 가스누출 늑장공개로 LNG기지 홍역
LPG차 RV허용 불구 사용연료제한 규제완화 전방위 공세

[이투뉴스] 올 한해 가스산업은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가스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빨라 업종별 업-다운이 심했다. 그만큼 신재생에너지 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브릿지 연료로서 기존 패러다임의 변화에 진통을 겪은 셈이다.

가스분야 공공기관 및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와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가스기술공사 수장 3명이 모두 공석이 되는 사례도 이채롭다. 가스공사의 경우 이승훈 사장이 자진 사퇴하면서 자리가 비었고, 한국가스안전공사는 박기동 사장이 불명예스럽게 구속되면서 자리가 비었다. 한국가스기술공사도 이석순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신임사장 선임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천연가스산업의 경우 세계 최초, 세계 최대 LNG저장탱크 건설 등 기록에 남을 만한 성과도 거뒀지만 저장탱크 구조물 균열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되고, 가스누출 늑장공개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따가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는 아픔을 겪었다.

제주도에 LNG를 공급하는 프로젝트가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이 수립된 지 13년 만에 드디어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지난 4월 27일 제주 애월항 내 LNG기지에서 착공식을 가진 제주 LNG기지 건설사업에는 3511억원이 투입된다. 2019년 8월까지 제주도에 LNG기지와 공급설비, 배관망을 구축해 연간 약 35만톤의 천연가스를 도시가스와 발전용 연료로 공급하게 된다.

◆3.5조원 LNG저장탱크 공사 짬짜미 기소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인 27만㎘급 LNG저장탱크를 갖춘 제4 LNG기지 삼척기지가 지난 9월 준공식을 마치고 그 위용을 드러냈다. 약 98만㎡ 부지에 LNG저장탱크 12기와 시간당 1320톤 규모의 기화송출설비, 국내 최대 1.8km 방파제, LNG선 접안부두 등을 구비한 삼척기지는 LNG저장탱크 건설 과정에서의 노하우 축적을 통해 향후 국내 건설사와의 해외 동반진출에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런 성과와는 반대로 LNG분야에서의 아픔도 적지 않다. 지난 7년 동안 3조5495억원 규모의 LNG저장탱크 공사 입찰을 담합한 건설사 10곳과 임직원 20명이 지난 8월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들을 공정거래법과 건설산업법 위반혐의로 기소해 재판대에 올렸다. 2001년 최저가낙찰제를 도입한 이후 적발된 입찰담합 사건으론 최대 규모다. 발주처인 한국가스공사는 이들 업체를 상대로 20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놓고 있다.

안전 측면에서도 LNG기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월 LNG기지 저장탱크 일부 구조물에서 수십곳의 균열이 확인됐으나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돼 국정감사에서 질타가 이어졌다. 또 지난달에는 인천기지에서 LNG하역 작업 중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일주일이나 뒤늦게 알려지면서 늑장공개 비판 여론과 함께 은폐 의혹에 대한 비난이 일었다.

◆LPG소형저장탱크 허가권역제 솔~솔

안전성·경제성·편의성 등의 장점으로 LPG시장에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며 보급속도가 가파른 LPG소형저장탱크 판매사업에 허가권역판매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급부상했다. 전국에서 사고가 잇따르는 것은 물론 무허가 및 과열된 경쟁으로 유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자 LPG용기 공급과 마찬가지로 소형벌크판매사업도 허가를 받은 지역에서만 판매해야 한다는 요구다.

1톤 미만의 소형저장탱크에 가스를 공급하는 경우 사용처에서 안전관리자를 채용해 안전관리에 나서는 곳이 거의 없으며, 위급상황이 발생할 때 즉각적인 조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소형저장탱크 판매지역 제한이 없다보니 무허가 벌크판매사업자들이 타인의 허가를 도용해 판매·관리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사정으로 비상사태 시 신속한 후속조치를 통한 2차 피해예방 효과와 건전한 유통시장 발전을 꾀하기 위해 1톤 미만 소형저장탱크를 통한 가스공급의 경우 지역제한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LPG차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압박은 더욱 거세졌다. 지난달부터 LPG를 연료로 쓰는 RV(다목적형 승용차)가 허용됐으나 일반소비자나 시민환경단체는 물론이고 국회 차원의 입법이나 국정감사 발표에 이어 성명서까지 잇따르며 LPG차 규제폐지를 촉구하는 행보가 한층 빨라지는 양상이다. LPG연료 사용제한 규제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적용될 정도로 비합리적인만큼 폐지가 당연하다는 논리다.

이처럼 LPG차 규제완화 또는 폐지 요구가 거센 것은 현 상황에서 LPG차 보급확대가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최적 대안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세제 개편이라는 변수 속에서 미세먼지 저감, 소비자 선택권, 적정 에너지믹스 등 당위성에 힘이 더해지는 LPG차 규제완화 요구는 앞으로도 더욱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예산확보 문제로 좌초 위기를 맞았던 군(郡)단위 LPG배관망사업은 정상궤도에 들어서게 됐다. 군단위 LPG배관망사업은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농어촌지역에 배관망을 구축해 저렴하고 안전하며 편리한 방식으로 LPG를 공급하는 30~70세대 마을단위의 LPG배관망사업이 높은 평가를 받자 그 규모를 3000세대 안팎으로 넓혀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2020년까지 모두 2600억원을 투입해 13개 군 지역에 대한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으로, 각 지역별로 2개년에 걸쳐 약 2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며, 국비 50%와 지방비 40%, 지역주민 10% 분담방식으로 추진한다.

시범사업 1차년도 부터 예산 집행이 불투명해지면서 흔들렸던 전국 LPG배관망사업이 수시배정을 통한 예산 교부를 통해 불씨를 살린데 이어 내년도 예산 286억원이 확정되면서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CNG버스 유가보조금 지급으로 모멘텀

지난 7월부터 압축천연가스(CNG) 노선버스에 ㎥당 67.25원, 전세버스에 33.62원의 유가보조금이 지급됐다. CNG버스 유가보조금 지급은 지난해 6월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 따른 후속조치로 이뤄졌다.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것으로 지목받은 경유버스의 친환경 CNG버스 전환을 촉진하겠다는 목적에서다.

현재 경유를 연료로 하는 우등형 고속버스, 경유 화물차, 경유택시는 ℓ당 345.54원, 일반형 고속버스를 포함한 일반버스는 ℓ당 380.09원을 보조금으로 주고 있다. 또한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택시와 화물차는 ℓ당 197.97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CNG버스에 유가보조금이 지급되면서 경유버스의 CNG버스 전환이 가속화되고, 친환경성을 높이 평가받는 수송용으로서 CNG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불필요한 전기화를 막고 에너지원간 균형발전을 꾀하며 기후변화협약 대응 차원의 효과가 분명한 가스냉방 보급에는 브레이크가 걸렸다. 올해 가스냉방설비 설치지원예산이 70억4900만원으로 예년과 비슷한 규모지만, 예산이 소진되는 대로 사업을 종료하고 더 이상의 추가접수를 받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설치장려금을 사업자 당 1억원 한도로 한정시켜 위축된 상황에서, 그동안 추경예산으로 늘어나는 가스냉방설비를 지원한 것에 비춰 정책적 의지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내년 예산도 70억원으로 한정되면서 가스냉방 보급사업은 더딘 발걸음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는 가격경쟁력으로 대용량 수요처인 산업체를 LPG에 뺏기던 도시가스업계는 11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그동안 원료비연동제 미반영 등으로 5조5000억원에 달했던 미수금 회수가 10월말로 완료되면서 정산단가 해소분 만큼 도시가스 요금이 큰 폭으로 인하된 것이다. 반면 경쟁연료인 산업용 LPG는 9월과 10월 각각 ㎏당 50원 인상된데 이어 11월 또 다시 80원이 올랐다.

이처럼 도시가스 요금과 LPG가격이 큰 폭의 인하와 인상이 교차되면서 가격경쟁력 지수는 희비가 엇갈렸다. ㎥당 9420㎉의 동일열량으로 환산한 11월 연료별 가격경쟁력지수는 도시가스:LPG가 각각 100:133으로 지난해 11월 100:98과 비교해 정반대의 흐름이다.

◆드디어 가스보일러 권장사용기간제 시행

오랫동안 논의되어오던 가스보일러 권장사용기간제도가 지난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권장사용기간은 10년으로, 사용자에게 가스보일러 노후에 따른 성능저하 및 사고발생 위험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보일러 명판에 ‘권장사용기간 10년’을 표시하도록 명시했다.

가스보일러 권장사용기간제는 오래전부터 한국가스안전공사, 가스보일러 제조사, 배기통 제조사, 관련단체·업계 간 논의가 이어져 온 사안이다. CO중독사고가 그 어느 사고보다 직접적인 인명피해율이 크다는 점에서 기준, 제도, 사용환경 등 사전예방에 중점을 둔 안전대책 및 안전정보 제공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비록 가스보일러 권장사용기간제가 법적 제재가 가해지는 규정은 아니지만 합리적 사용기간 제시를 통해 소비자 인식을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때 새로운 시장개척 차원의 틈새 아이템 정도로 여겼던 의류건조기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김치냉장고처럼 각 가정의 필수제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여름 장마철뿐만 아니라 겨울철 빨래 실내건조의 유해성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된데 이어 도시형 생활주택 등 소형주택 보급이 확대되고 주상복합, 베란다 확장아파트 등 빨래를 건조할 공간이 부족해짐에 따라 소비자가 그 활용도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부층이 외산제품을 사용했을 뿐 일반적으로 생소했던 의류건조기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10만대 수준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올해 50만대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며,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1~2년 내 시장규모가 연간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류건조기 시장을 개척한 린나이코리아와 뒤늦게 시장에 진출한 LG전자·대유위니아가 가스식을 생산하고 있으며, 삼성전자·LG전자·SK매직이 전기식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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