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캐나다 연이어 러브콜

남미의 브라질이 에너지 지도를 바꾸고 있다. 세계 각국의 탈중동 기조와 다양한 에너지 확보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중동지역으로 쏠렸던 관심이 브라질로 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각국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경쟁이 이 같은 흐름을 가속시킨다. 이 흐름을 타고 브라질은 사탕수수를 가공한 바이오에탄올 수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을 '검은 진주'로 만들었듯이 브라질이 남미를 '백색 진주'로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브라질은 2005년 생산한 42억갤런의 에탄올 중 15% 가량인 6억4000만갤런을 인도와 미국 등으로 수출했다. 가용 경작 면적이 충분해 필요한 에탄올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 브라질은 2010년까지 최소 100개 생산공장을 건설해 연간 에탄올 생산량을 240억리터로 늘릴 계획이다.
 
◆브라질산 에탄올 홍보=브라질 정부와 기업은 사탕수수를 이용한 에탄올 생산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홍보한다.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조제  세르지오 가브리엘리 회장은 "미국은 옥수수로 만든  에탄올  생산업을 보호하지만 에너지 전략이나 생산비용 관점에서 볼 때 결코 장기적인 정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또 룰라 브라질 대통령도 "미국이 막대한 양의 에탄올을 생산하지만 그 원료가 가축 사료인 옥수수라는 점에서 대량생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사탕수수를 원료로 사용하는 브라질산 에탄올이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브라질의 바이오 에탄올 홍보는 환경보전과 같은 국제적 이슈와 그 궤를 같이한다. 룰라 대통령도 이 대목을 집중 부각시켜 자국의 바이오 에탄올을 적극 홍보한다. 룰라 대통령은 7월 개최하는 G8정상회담 등을 통해 지구온난화 억제와 환경보전에 대한 선진국의 관심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진국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러브콜=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새해 국정연설을 통해 2017년까지 자국의 휘발유 소비를 20% 감축하고 에탄올 등 대체에너지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대체 에너지 사용 확대 계획에 부응해 대체에너지의 수요·공급이 증가할 전망이다.
그 대체에너지의 공급처로 단연 브라질이 급부상했다. 부시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을 다음달 만나 에탄올 대량 생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브라질 내 관련 산업에 대규모 투자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또 현재 갤런당 0.54달러씩 부과하고 있는 브라질산  에탄올에 대한 수입관세를 2년 후부터 폐지하고 2010년 이후 미국 에탄올 생산업체에 지급하는 갤런당 0.51달러의 보조금도 없애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은 미국을 최대 수출시장으로 여긴다. 10년 내  미국의 에탄올 소비량은 연간 800억리터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보다 앞서 미국ㆍ브라질ㆍ미주개발은행(IDB)은 지난해 말 미주 전역을 대상으로 에탄올 개발과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3자가 참여하는 '미주 에탄올 위원회' 설치에 합의한 바 있다. 니콜라스 번스 미국 국무부 차관은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의 목적은 세계 에탄올 시장을 창출함으로써 석유 의존도를 낮추려는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브라질과 에탄올 사용 확대를 적극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캐나다도 뒤늦게 브라질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캐나다는 각국에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브라질과의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피터 매케이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캐나다는 자원을 정치적 무기로 이용하는 베네수엘라나 러시아와는 다르게 다양한 에너지원을 세계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에너지 강국을 추구할 것"이라면서 "이 점에서 캐나다와 브라질은 협력 분야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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