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중장기 가격전망 및 경쟁력 제고방안 제시
미국산 등 유연계약 확대하고 정부차원 지원 주문

[이투뉴스] 에너지전환 과정에 증가가 예상되는 가스발전과 관련해 일각의 천연가스(LNG) 가격상승 우려를 일축하는 민간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중장기 LNG가격은 안정적이며,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경직된 거래방식을 유연화 하면 지금보다 가격을 더 낮출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9일 펴낸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한 천연가스의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공개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의 발전량 비중(시나리오)은 당초 예상치보다 석탄화력은 11%P 증가했고 가스발전은 18%P 대폭 줄었다.

앞서 새 정부 공약을 토대로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예측한 2030년 발전량 믹스는 각각 원자력 18%, 석탄화력 25%, 천연가스 37%, 신재생 20%였는데, 계획안은 원자력 23.9%, 석탄화력 36.1%, 천연가스 18.8%, 신재생 20% 등으로 발표됐다.

연구원은 LNG가 석탄대비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이 현저히 낮음에도 정부가 전기료 인상 부담 탓에 예상보다 비중을 높이지 못했다고 봤다. 한국은 LNG를 100% 수입하고 있고, 최근 수년간 시장 변동성도 큰 편이라 공급 및 가격 안전성을 우려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이는 일부 원자력 진영이 에너지전환 과정의 위험요인으로 줄곧 지적해 온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연구원은 새로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확대로 LNG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가스수요가 늘더라도 장기 가격이 안정적 범위 안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의하면, 2030년 글로벌 LNG공급량과 수요는 경쟁적 환경에서 각각 5억4100만톤, 5억700만톤이며 자율적 환경에선 각각 3억9700만톤, 3억6600만톤이어서 어떤 경우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구매자 우위시장(buyer’s market)이 지속된다.

▲ 시나리오별 국제 lng공급량 및 수요량 추정

이 영향으로 LNG가격도 안정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IHS가 추정한 2030년 아시아 계약(Asian Contract) 가격은 MMBtu당 7.23~9.21달러로 경쟁적 시나리오는 지금보다 가격이 소폭 상승하고, 자율적 시나리오는 거의 현 수준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일본(8028만톤)에 이어 지난해 LNG 3250만톤을 수입한 세계 2위 수입국이다. 작년 LNG수출량 1~3위는 카타르(7729만톤), 호주(4204만톤), 말레이시아(2375만톤) 등이며, 생산량은 미국(5억5444만톤), 러시아(4억2875만톤), 이란(1억4981만톤), 순으로 많았다. 전문가들은 향후 북미와 호주, 러시아를 중심으로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시세가 이처럼 안정세를 유지해도 국내 LNG가격은 소위 ‘아시안 프리미엄’과 국제유가 연동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견해가 있다. 이에 대해서도 연구원은 LNG가격과 유가의 연동성이 약화돼 원유 공급 리스크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통적으로 북미는 가격규제 철폐 후 수요와 공급에 의해, 국제유가에 맞춘 중동 및 동남아산 계약이 대부분인 아시아는 유가에 연동해 각각 LNG가격이 결정됐으나 최근 아시아에서도 미국산 LNG가 늘어나는 등 시장가 기준 계약이 늘어 유가연동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에 의하면 시장체계 물량 비중은 2016년 20%에서 2020년 40%로 늘어나는 반면 유가연동 물량은 80%에서 60%로 줄 전망이다. 연구원은 이에 따라 OPEC감산이나 중동분쟁 등 외부리스크가 발생해도 안정적 LNG가격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전환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가스발전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급과 가격 안정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선행한다면 가스발전 경쟁력을 한층 개선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구원은 국내 LNG수입의 90%가 중동이나 동남아, 호주 등 6개국에 몰려 있어 특정국가 리스크 발생 시 안정적 공급에 차질을 줄 수 있다며, 미국산 LNG도입을 확대하고 러시아산 PNG 도입을 검토하는 등 수입국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적극적인 LNG수출정책을 활용해 유리한 가격협상이 가능하고, 미국LNG 도입은 대미 무역흑자를 줄여 한‧미간 통상마찰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방식도 유연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LNG수출국 중 북미와 일부 아프리카 국가는 도착지 제한과 재판매 금지규정이 없는 유연계약이나 중동과 동남아로 몰린 국내 LNG계약 대부분은 이를 금지한 경직계약이다. 전 세계 LNG물량(2016년) 중 유연 LNG비중은 34%이며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은 유연계약이 91%에 달한다.

이재호 연구위원은 “현재도 일부 가스발전은 연료비 단가가 kWh당 40원대로 노후석탄보다 저렴하다”면서 “수입국 다변화와 거래방식 유연화를 통해 비용 측면에서도 가스발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미국산 LNG에 대해 수입부과금 환급과 같은 다양한 지원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가스발전은 석탄화력 환경오염 피해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간설성을 보완하는 효과적 방편인데 2030년 발전량을 불과 1.9%P 늘리는 포트폴리오로는 친환경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면서 “전체 발전량에서 석탄화력 상한을 30%로 제한하고 나머지를 가스발전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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