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트랙으로 중국 가스보일러 시장공략 자신”

中 프리미엄 시장은 직접 판매, 일반 수요는 로컬 통해 공급

수출과 내수는 양축…경쟁력 갖춘 전국 대리점망 육성 집중

▲ 육명선 상무가 중국 보일러시장 공략을 위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투뉴스] “저희는 사드 여파를 걱정하지 않습니다. 이미 긴 시간을 보내며 체감지수가 높아진데다, 그 기간에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왔습니다. 기대만큼 성과를 이어가지 못한 게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유의미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기회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중국 가스보일러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최근 현지를 방문, 로컬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모색하고 온 롯데기공 영업부문장 육명선 상무는 사드 여파로 지난해 공급키로 했던 보일러 납품이 중단된데 대한 아쉬움은 벌써 잊고, 새로운 행보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롯데기공은 2016년 중국에 보일러 10만대를 납품한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5만대, 총 30만대 공급계약을 맺어 눈길을 끌었다. 연간 생산물량보다 많은 규모라는 점에서 기대치가 높았던 게 당연. 하지만 사드라는 정치적 변수로 인해 보일러 30만대 납품은 물거품이 됐다. 기념비적인 보일러 수출 기록이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 인터뷰 중 내수 시장점유율 목표를 묻자 육명선 상무가 활짝 웃고 있다.

“로컬의 얘기를 빌면 중국 보일러시장은 이른바 ‘골드러시’입니다. 무조건 공급해달라는 우리나라 90년대 후반 도시가스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2016년 180만대 정도였던 시장은 지난해 400만대 규모로 커졌고, 올해는 600만대로 추산됩니다. 앞으로 얼마나 커질지 가늠키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방중 기간에 중국열기협회 총회에 참석했는데, 여기서 보일러시장은 향후 5년간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시장은 커졌는데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로컬업체가 몇 배로 늘어났다고 설명한 그는 지난해 말 현지를 찾은 이유 가운데 하나가 신뢰를 가질 수 있는 로컬을 찾으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중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두지 않은 롯데기공이 파트너십의 로컬을 찾는 것은 대단위 물량 입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입찰은 로컬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로컬도 품질과 기술력을 갖춘 메이저급 제조사와 제휴를 원한다.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상대를 찾는 셈이다.

그는 중국 보일러시장 공략을 OEM과 ODM 두 가지 방식으로 하려 한다.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은 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설계·개발 능력을 갖춘 제조 업체가 유통망을 확보한 판매업체에 상품이나 재화를 공급하는 생산방식이다.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은 주문자가 요구하는 상표명으로 부품이나 완제품을 생산하는 주문자상표 부착생산 방식이다.

“일반 수요의 경우 우리의 핵심역량을 로컬에 접목시켜 경쟁력을 높여 입찰에서 성과를 거두고, 프리미엄 시장은 롯데기공 브랜드가 품질과 기술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만큼 우리가 직접 제조·판매하려는 거죠”

이 같은 두가지 방식의 시장 접근에 그가 자신을 갖는 것은 생산성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지도와 마케팅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일반 수요의 경우 보일러업체 간 품질과 기술력 부문에서 차별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로컬의 생산성이 관건이다. 그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는 롯데기공이 일가견이 있다고 강조한다. 중국 현지의 노무비가 우리의 4분의 1 수준이나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게 단점인데, 이를 롯데기공만의 노하우를 통해 경쟁력을 3배 이상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규시장 및 거래선 확보를 위한 마케팅 전략 일환으로 매년 꾸준히 현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9월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최대 규모의 냉난방 공조박람회에 참가해 일반형, 콘덴싱, 저녹스 보일러와 IoT를 적용한 실내온도조절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소개했습니다. 또한 현지 지역별 개별 판매상 확보 등 다양한 전략을 실행할 예정입니다”

현재 중국시장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은 일반형 보일러로, 롯데기공의 중국 수출도 일반형 가스보일러 비중이 크다. 하지만 소득수준이 높은 베이징, 텐진을 위주로 콘덴싱 보일러 강제 사용에 대한 법제화가 이뤄져 콘덴싱 보일러의 환경 규격인 열효율 1등급, 녹스배출 등급 5등급(중국기준)을 만족하는 보일러만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들 지역이 상징성이 큰 곳인 만큼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될 개연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텐진 지역에서만 수십만대의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친환경·고효율 기술력을 토대로 시장진출 확대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다하려 합니다”

해외 시장이 중국만은 아니다. 롯데기공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주변국가에 대한 수출도 주요 거래처를 통해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과거에는 중앙통제방식의 난방 시스템을 사용했으나 성능에 대한 불만족과 새롭게 성장한 중산층의 개별난방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보일러 제조사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가 러시아이며, 러시아 보일러 시장의 약 80% 정도를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4년 러시아 경제위기 이전에는 수출이 활발했으나 경제위기 이후 보일러 가격이 급락해 수출이 위축됐지만 앞으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러시아 시장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아울러 구소련 경제공동체인 유라시아 경제연합의 출범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등의 구소련권 유럽 국가들에 대한 수출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돼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업 포트폴리오 검토…시장진입 시기 아직 미정

수출과 내수는 보일러산업의 양축이다. 일각에서는 대리점 수 등을 들어 내수 확대의 근간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롯데기공은 전국에 123개의 보일러 판매 대리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기존 대리점 유통망은 양적인 확대보다는 질적인 역량 강화에 무게를 두고 진행하고 있으며, 새로운 신규 유통망을 개척해 기존 대리점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판매 규모가 대리점 수와 연동되는 게 틀린 얘기가 아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각 대리점의 역량으로, 경쟁력을 갖춘 대리점 육성에 집중해 내수를 확대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오래 전부터 가스레인지, 가스온수기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하자 가스기기 시장은 성장기에서 이미 성숙기로 접어든 시점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여러 가지 방향성을 가지고 검토하는 단계로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시기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워했다.

롯데기공은 보일러 선도기업으로서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지난해 7월 대대적으로 조직체계를 개편하면서 재도약을 꾀하며 판도변화를 예고했다. 그 선봉의 총괄책임자로서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 듯했다.

“현장에서 움직이는 영업사원과 같은 마인드로 임할 것입니다. 그동안 관리부문을 책임지고 있다가 새롭게 영업부문을 맡게 되었는데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관점에서 영업부문을 바라보며 다시금 예전의 전성기를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다 쏟아 부을 생각입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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