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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특집] 블록체인은 '전력의 인터넷'이 될까
에너지산업 진화시킬 유망기술로 전 세계서 주목
스스로 값싼 전력 구매하는 냉장고 출시 기대
[481호] 2018년 01월 02일 (화) 07:03:49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이투뉴스] 에너지 산업을 진화시킬 유망기술로 블록체인이 떠오르고 있다. 블록체인은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었던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이다. 여러 대의 컴퓨터에 거래 내용이 분산되는 데이터베이스 기술로 온라인 세상에서 중요한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중개자 없이도 신뢰할 수 있는 거래를 가능하게 하며, 거래 내용이 나중에 바뀌거나 없어지거나 뒤바뀌는 일이 발생할 수 없다. 에너지 산업이 블록체인 기술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재생에너지 등 분산전원을 중심으로 한 전력공급 시스템인 마이크로그리드가 점차 확대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경우 재생에너지 한계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재생에너지는 발전량 조절이 어렵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햇빛과 바람은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범위이므로 발전량 변화에 따른 대처가 쉽지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 생산자이면서 소비자인 프로슈머들, 즉 개인간 거래라는 해법을 적용하고 있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개인간 거래, 또는 대형발전사업자와 소형 전기 생산자간의 거래, 소비자와 발전소 사이의 거래 등 다양하고 복잡한 거래를 블록체인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가령 블록체인은 '스마트한 계약'을 옵션으로 추가하면 가장 작은 단위의 자동거래를 발생시킬 수 있고, 계량기와 컴퓨터가 자체적으로 공급과 수요를 조정할 수도 있게 된다. 예를 들면 냉장고에 장착된 컴퓨터가 가장 값싼 전력을 찾아 스스로 공급받는 시스템도 가능해진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소비자들에게 쿠폰으로 보상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회사도 있다. 블록체인을 적용한 시범사업을 마친 회사들은 실제 상용화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고, 기술 실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IBM의 스테판 콜라한 에너지·환경·전력소·지구촌 전략부 부회장은 “인터넷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엄청난 영향을 끼친 것처럼, 블록체인은 신뢰 거래를 위해 이용될 것이다. 에너지와 전력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융 서비스와 가상 화폐에서 활약했던 블록체인 기술은 2조 달러 규모 에너지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로펌 페퍼 해밀턴의 대니얼 지크는 "특정 전자를 추적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능력은 많은 회사들의 상상력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DHL에너지의 스티브 할리 회장은 전력을 생산, 저장, 소비하는 방법을 바꾸는 이 기술을 '전력의 인터넷(Internet of Electricity)'라 부르기도 했다. 

◆블록체인 성장 가능성 높다
세계 에너지 위원회는 분산 에너지가 현재 에너지 시장의 5%에서 2025년 25%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몇 년간 소형 마이크로 그리드 사업부터 셸과 BP, IBM 등 대기업이 진행한 사업들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은 에너지 부문에서 검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컨설팅기업 오퍼츈의 임원 셰인 랜돌프는 "극소수의 회사만이 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끌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투자를 받은 회사들은 대부분 실제 제품을 개발하지도 않은 채 ‘블록체인 투어리즘(관광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블록체인에 대한 업계의 높은 관심은 신생 회사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호주 신생기업인 파워 제러(Power Ledge)는 지난해 10월 가상화폐공개(Initial Coin Offering, ICO)를 통해 2600만달러의 투자자금을 모았다. 

회사는 태국과 인도, 서부 호주의 상업 건물 두 곳에서 마이크로 그리드 상업 운영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파워 레저는 시드니 도매 발전사인 오리진에너지와 함께 200 소비자 마이크리드 시범 사업을 최근 착수했다.

호주 정부는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발전소 사업에 800만 호주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보조금 중 257만 호주달러는 프리맨틀 시에 세워질 발전소에 직접 투입되고, 568만 호주달러는 파워 레저 등 프로젝트 파트너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파워레저는 분산 에너지와 수자원시스템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밝혀낼 예정이다. 이 시범 사업은 커튼대학교, 머독대학교, 랜드사(LandCorp), CSIRO, 시스코와 함께 진행된다. 

영국의 신생회사 에너지 마인(Energi Mine)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소비자들에게 토큰으로 보상하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출시했다. 소비자들은 토큰을 에너지 비용 지출과 전기자동차 충전에 사용할 수 있다. 회사는 이미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회사인 일렉트리파이(Electrify)는 싱가포르 정부가 전면 자유화 한 전력시장에서 가격 비교 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소비자와 생산자를 위한 블록체인 기반 교환소를 출시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일본의 전력소와 현재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신생기업인 그리드 플러스(Grid+)는 텍사스에서 내년부터 첫번째 블록체인 기반 장치를 판매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은 "에너지 신생회사들이 ICO를 통해 지난 한 해 약 2억달러의 투자금을 모았으며, 올해 더 많은 기업의 ICO가 예정돼 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산업 규제 등 난관도 많다 
블록체인 기술을 에너지 산업에 적용하려면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세상 밖으로 나온지 10년도 채 안된 신기술이기 때문에 블록체인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높으며, 에너지 사업에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기존 업체들의 텃새도 무시할 수 없다. 

규제 문제도 있다. 페퍼 해밀턴의 시크는 “에너지 산업은 규제 산업”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시장을 형성하려면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은 작년 10월 에너지 혁신기술을 위한 규제 샌드박스를 발표했다. 시범 사업을 추진해 유망 기술을 개발한 후 일정 기간 규제 적용을 면제, 또는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 상용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현재 버몬트 주를 포함한 미국의 여러 주정부는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돕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반면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업체들에게 실보다는 득이 많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BTL그룹의 휴 할포드-톰슨은 “많은 개인들은 전력을 생산 저장하고 판매하는 것을 선택하며, 이를 크게 신경쓰지 않을 소비자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TL 그룹은 BP와 Eni, 비엔에너지(Wien Enegie)와 함께 인터넷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가스 거래 시범 사업을 완료한 회사다. 그는 “많은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채택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블록체인은 대기업보다 전력 거래를 직접 할 수 있는 개인들에게 힘을 더 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 마인의 공동 창업자인 오마르 라힘 CEO는 블록체인이 소비자 행동 패턴에 변화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전소들은 프로슈머들의 전력 소유와 공급이 맞지 않을 때만 이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컨설턴트사 액센추어의 토니 마셀라 필시는 “인터넷 초장기 시대의 네트워크 프로토콜처럼 블록체인은 에너지산업의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끌 것이며 참여하는 모두를 위한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그러나 하루 아침에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에너지 블록체인 이끌 15개社는 어디
최근 남아프리카 블록체인 신생회사인 썬익스체인지(Sun Exchange)는 태양광 크라우드세일 플랫폼을 출시하기 위해 160만 달러의 초기 투자금을 모았다. 이 같은 블록체인 기반 에너지 회사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GTM 연구소가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한 15개사를 발표했다. 

1. 콘줄(Counjoule): 지붕형 태양광 소유자들과 이에 관심있는 개인 혹은 기업 구매자들 사이의 에너지 거래를 지원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다. 2015년 이노지의 이노베이션 허브를 통해 설립됐으며, 지난해 7월 도쿄전력 등 여러 회사들로부터 530만 달러의 투자금을 모았다. 콘줄은 지난해부터 독일에서 블록체인 기반 에너지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 드리프트(Drift): 시애틀에 본사를 둔 드리프트는 경쟁적인 도매시장 에너지 제공자를 만들기 위한 초단타 매매와 기계 학습, 블록체인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5월 210만 달러의 투자금을 모았으며 현재 뉴욕시에서 운영되고 있다. 

3. 그리니움(Greeneum): 그리니움은 개인간 에너지거래 플랫폼을 유럽과 사이프러스, 이스라엘, 아프리카, 미국에서 시범 사업을 통해 테스트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중반쯤 실제 제품 플랫폼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 그리드+ (Grid+): 에너지 블록체인 세계에서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회사다. 그리드+는 지난해 11월 코인 특별판매를 통해 2900만 달러를 모았다. 이 자금은 텍사스에서 블록체인 기반 도매 플랫폼을 개발·출시하는데 이용될 예정이다. 뉴욕의 탑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컨센시스(ConsenSys)가 설립했다. 

5. 그리드 싱규래리티 (Grid Singularity): 호주 신생 기업으로 에너지 산업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6. 일렉트론(Electron): 영국 신생기업으로 소비자들이 에너지 공급업자들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을 도입했다. 향후 더 다양한 에너지 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을 출시하고, 전력망 균형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달 지멘스와 국립 전력망의 도움을 받아 플랫폼 확장을 시도하기도 했다. 

7. 에너지 웹 파운데이션 (Energy Web Foundation): 그리드 싱규래리티와 라키 마운튼 인스티튜트가 지난해 2월 설립한 이 회사는 전력시장을 위해 고안된 오픈 소스 블록체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형 회사들은 파운데이션에 250만달러를 지원했다. 

8. 임팩트 PPA(Impact PPA):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이 회사는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공급받지 못하는 세계 인구의 약 16%에게 에너지 공급을 위한 사업에 자금을 댈 목표를 갖고 있다. 

9. LO3 에너지(LO3 Energy): 지멘스는 지난해 개인간 블록체인 개발사 LO3 에너지와의 합병을 발표했다. 

10. 마이빗(MyBit): 이 회사는 한 태양광 패널을 여러 개인들에게 소유권을 분산시키는 형태를 통해 태양광 모듈 크라우드 펀딩을 돕고 있다. 지난해 8월 270만달러에 상응하는 코인을 판매했다. 

11. 파워 레저(Power Ledger): 호주의 스타급 블록체인 회사인 파워 레저는 지난 달 코인을 발생하자마자 1만5000명 서포터들로부터 2400만달러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12. 솔라코인(SolarCoin): 2014년 설립된 이 회사는 태양광 전력발전에 대항 보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코인당 1MWh 생산 전력과 같은 가치를 갖고 있으며, 목표는 향후 40년 간 97500TWh의 발전에 보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3. 선 익스체인지(Sun Exchange): 선 익스체인지의 모토는 '태양광 발전 머니'다. 영국 발전소 규모 태양광발전소 애브러험 캠브리징에서 자금을 받고, 전 세계 서포터즈로부터 태양광 크라우드펀딩을 모아 아프리카의 학교나 사업체에 태양광 패널을 대여하는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

14. 베리디움 랩스(Veridium Labs): 이 금융 기술 회사는 '에코스마트 코모디티(EcoSmart Commodities)'라 불리는 새로운 자산을 형성하기 위한 자산을 출시했다. 

15. 위파워(WePower): 위파워는 이더리움 기반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생산된 코인 에너지의 거래와 판매를 통해 재생에너지 사업에 자금을 대기 위해서다. 내년에 ICO를 통해 3000만달러를 모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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