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특집] 예측불허 트럼프 1년, 그가 만든 에너지 뉴스
[국제특집] 예측불허 트럼프 1년, 그가 만든 에너지 뉴스
  • 조민영 기자
  • 승인 2018.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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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협약 탈퇴 등 역주행 불구 주정부·대기업 '마이웨이'
▲ ⓒepa

[이투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1년이 됐다. 그는 에너지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폐지하는 등 미국내 에너지 생산을 독려했다. 특히 석탄산업 살리기라는 공약 이행을 위해 파격적인 행보를 선보였다. 탄소 배출 감축을 의무화한 파리기후변화 협정에서 탈퇴했고, 오바마 전 행정부가 만들어놓은 탄소저감 정책들을 무효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이 컸던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을 재개한다는 행정 명령에도 서명했다. 미국 의회의 양당 모두 철도 운반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주장했지만 대통령의 명령 앞에선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주요 도시와 주정부, 기업들은 대통령과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취임 1년이 지난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환경 결정과 규제 변화, 그리고 그에 맞서 행동하는 움직임들을 짚어봤다.

◆ 작년 1월 키스톤 XL 송유관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 
2008년 부터 더디게 진행된 이 사업은 2015년 국무부가 먼저 찬물을 끼얹었다. 송유관 건설로 단 50개의 영구직 일자리가 생기며, 약 3900개의 단기 건설직이 생길 뿐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더욱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떨어지자 경제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기존 70억달러 예상액보다 비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현재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안팎이다. 키스톤 XL 송유관을 통해 보내는 원유는 오일 샌드에서 추출된 것이다. 전통적인 원유개발 보다 약 17%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환경오염에 대한 논란이 거셌다. 

이 송유관을 통해 캐나다는 약 830만 배럴의 원유를 미국 걸프만 항구까지 보내기로 되어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이후 트랜스캐나다는 송유관 건설을 위한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고 밝혔다. 송유관 건설을 하지 못할 경우 회사는 오일 샌드 생산을 축소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한편 오일 샌드의 높은 비용과 미국내 셰일가스라는 더 나은 선택지가 나오자 석유 메이저들이 캐나다산 오일샌드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스타토일과 셸, 코노코필립스는 캐나다 오일 샌드 자산 240억달러를 매각했다. 토탈 등 다른 대기업들도 이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 통제실(OFAC), 엑손모빌에 벌금부과
OFAC는 지난해 7월 엑손모빌이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러시아 경제 제재를 위반한 것을 발견하고 2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문제가 된 경제 제재는 실질적으로 미국 기업들이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CEO와 재정적 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빗장을 걸었다. 

그러나 엑손은 이를 어기고 로스네프트와 흑해와 시베리아의 카라해에서 합자벤처 설립에 동의했다. OFAC는 2014년 엑손모빌의 행동이 미국 정부의 제재에 신중하지 못한 묵살 행동으로 여겼다고 설명했다. 

엑손모빌에 벌금을 부과하기로 한 재무부의 결정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블라드미르 푸틴 대통령과 G20 정상회담에서 만났다. 정상 회담 이후 트럼프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 측 제재 문제를 푸틴 대통령과 논의하지 않았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이 사건은 현재 특별 위원회의 조사 과정에 중요 쟁점이 되고 있다. 

◆ 미 에너지보호청(EPA) 조직 재단장에 공들여
스캇 프루트 EPA 청장은 지난해 10월 31일 "EPA로부터 연구 보조금을 받은 과학자들은 청 내 위원회 자리에 앉을 수 없다"고 발표했다. 대학에 속한 수 백명의 독립 과학자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사기업에 고용된, 특히 석유와 가스회사에 고용된 과학자들은 제외시켰다.

프루트 청장은 이를 통해 의견 갈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판론자들은 그의 결정은 순전히 순수한 독립 과학자들을 몰아내고, 기업의 이익에 따라 말해줄 사람들만 남겨두는 시도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6월 기후협정에서 탈퇴하다 
이 협정은 전 세계의 각 나라들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기온이 2도 이상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약속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은 미국 측에 불공평하며, 더 나은 협정을 위해 재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청정전력계획(CPP) 철회 석탄산업 기살리기
오바마 행정부가 세운 청정전력계획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32% 절감을 요구한 계획으로 석탄 화력발전 감축이 요구됐다. 하지만 트럼프는 작년 10월 EPA 프루트 청장을 통해 이 계획을 철회하기 위한 규칙 제정을 제안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기존 정책의 관성이 더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9만MW의 석탄화력발전소가 2014~2040년 사이에 문을 닫게 된다. 이에 따라 2016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5년 대비 18% 낮아졌다. EIA는 지난해 발전부문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5%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력믹스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EIA는 설명했다. 

미국에서 석탄은 여전히 전력믹스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나 2007년 52%와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천연가스는 34%, 재생에너지는 15%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지속가능협회 세레스(Ceres)는 2017년 6월 보고서에서 청정 대기법 덕분에 발전부문 배출이 극적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등의 배출은 1990년대 수준보다 약간 높았다. 이들 오염물질 배출량은 2007년 최고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하락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화력에 대해 한층 엄격해진 규제와 함께 셰일가스 공급량 증가가 석탄에서 천연가스로의 에너지전환을 이끌고 있다. 아울러 풍력과 태양광 기술의 가격 하락도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점유율을 확대시키고 있다. 미국 에너지 시장 트렌드를 알려주는 최고 지표는 발전사들이다. 

현재 발전사들은 석탄화력 신설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 듀크 에너지, 사우전 컴페니와 같은 회사들은 천연가스 발전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 확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 회사들은 비용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고 있다. 중서부의 수많은 발전사들도 탄소 저감 정책을 적극적으로 따르고 있다. 디너지, 알리안트 에너지, CMS 에너지, 그레이트 플레인스 에너지, 엑셀 에너지 등은 미국 내에서 가장 청정한 발전사들로 거론되고 있다. 디너지사는 여러 곳의 석탄 발전소 폐지를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는 트럼프, 우리는 갈길을 간다
트럼프가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을 1990년보다 40% 낮추기 위한 새 전략 발표로 분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는 대조적인 행보였다. 

캘리포니아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80% 감축을 희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정부는 자동차 배출량 제한, 건물에너지 효율 기준 상향, 발전사의 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 및 배출권 거래제 등의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미국 경제의 5분의 1, 온실가스 배출의 10%를 담당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 워싱턴주는 미국 기후 연합체 결성을 발표한 바 있다. 파리 기후협약 이행 의지가 있는 주정부들의 연합체인 셈이다. 이들 주는 2005년 배출 수준에서 26~28%를 저감하는 미국 목표 할당량을 달성하기로 했다. 연방 청정 발전계획의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것도 목표다.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캘리포니아 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의 주정부들은 지금이 행동할 때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정부들이 건물에너지 효율 기준과 재생에너지 의무 할당제 등을 실행하는 동안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귀기울이고 신에너지 기술들을 채택해 탄소감축에 동참하고 있다.

알코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AT&T, 뱅크 오브 아메리카, 버크셰어 해더웨이 에너지, 베스트 바이, 바이오젠, 카길, CA테크놀로지스, 코카 콜라 등은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약속을 했다. 

인텔과 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 소프트 등도 탄소 저감 전략이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미국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는데 동의하고 함께 행동하기로 했다. 엑설론, GE, PG&E, 로얄 더치 셸, 테슬라, 월마트, 타겟, 코스코 등은 지구촌 기후 변화 논의에 참여하기 위한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듀퐁과 제너럴 밀스, 슈나이더 일렉트릭을 포함한 365개 기업들은 파리 협정과 청정발전계획을 포함, 기존 탄소 저감 정책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에 공동 서명했다. 탄소 배출 저감 이행에 동참하는 기업과 단체의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예측불허 국가 리더가 어떤 길을 걷든 소신껏 사회책임을 다하겠다는 게 미국기업들의 정신이기도 하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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