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올해 140TWh" 일부서 "아직 미량"

[이투뉴스] 전 세계적으로 가상 화폐 열풍이 거세지면서 채굴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가상 화폐 채굴에는 고성능 컴퓨터가 최초 수십대 필요한데, 여기에서 소비되는 전기 소비량 증가에 대한 우려와 논쟁이 커지고 있다.

21일 글로벌 전력사들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전체 비트코인 채굴에 소비된 전력은 아일랜드 전체 전력소비량보다 많았다. 연간 42TWh(테라와트시) 이상의 전력을 사용, 대서양 횡단 비행을 100만번 한 것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이는 약 20메가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로 환원된다. 

모건 스탠리는 올해 비트코인 채굴에 140TWh의 전기가 소비될 것이란 추정치를 최근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 전력수요의 1%에 가깝다. 앞으로 비트코인 채굴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면 다른 경제 산업과 경쟁해야 하는데, 2025년부터 전기차 전력수요를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물론 비트코인 전기 소비 전망이 부풀려졌다는 주장도 있다. 크레딧 스위스 그룹은 지난 16일 비트코인 전력 수요가 제어가 안될 정도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일축하는 견해를 제시했다.  

회사는 앞서 마리화나 재배자들과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전력 소비 증가에 대해 과도하게 부풀려졌던 전망과 우려를 지적한 바 있다. 두 산업의 초창기 전력 소비는 급증했으나 이후 소비를 줄이는 방법을 찾아 우려를 종식했다. 마리화나 재배자들은 마리화나 재배가 합법화 된 이후 에너지 고효율 LED전등으로 교체하고 펌프와 냉각시스템도 고효율 제품으로 바꿨다. 

고효율 제품을 사용하는 이들에게 전기료 할인 혜택을 주는 지역 발전사들도 생겨났다. 데이터센터들도 마찬가지였다. 규모를 키우면서 에너지 효율도 높였다. 2010년 이후 설치된 서버는 6배 증가했으나 전력 수요는 늘지 않았다.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는 데이터센터 산업이 2020년까지 에너지 효율을 45%까지 증진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크레딧 스위스 그룹은 가상 화폐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클 웨스타인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일각에서 우려했던 것처럼 가상 화폐 등장이 전력·환경 대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추측과는 거리가 멀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가상 화폐 채굴로부터 전력 수요를 예상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지적했다.

앞서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비트코인 가격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던 지난해 비트코인 채굴과 관련된 전력 수요가 연간 20.5TWh 뛰어올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가상 화폐를 채굴하기 위해서는 채굴 프로그램의 암호를 경쟁자보다 빨리 해독해야 한다. 암호를 푸는 연산 프로그램이 설치된 수십대의 컴퓨터를 계속 돌려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전력이 사용된다.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할수록 컴퓨터는 빨라지고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 

비트코인 가격이 높을 수록 더 많은 채굴이 일어나지만, 시장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짐작하는게 불가능했다고 BNEF의 이자벨 에드워드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만약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에너지 소비량은 같은 수 있다. 그러나 컴퓨팅 기술이 향상될 경우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전기량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경우엔 많은 채굴업자들이 사업에서 손을 뗄 것이라고 에드워드는 전망했다. 모건 스탠리는 "수요 예상은 완전하게 정확한 과학이 아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채굴이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 재생에너지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발전사들과 재생에너지 개발자들은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에게 마케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발전사인 하이드로 퀘벡은 이미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하이드로 퀘벡은 채굴 사업을 퀘벡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채굴업자들과 논의했다. 연간 5TWh의 전기를 흡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다봤다. 이는 약 30만 가구에서 소비하는 전력량과 같다. 

크레딧 스위스는 전기수요 증가로부터 상당한 이득을 취하기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촉구했다. 최근 비트코인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로 발전사나 연료 공급업자들이 연간 약 50만달러의 이득을 가져갔을 것으로 추산했다. 전 세계 에너지 지출은 연간 약 6조달러다. 

보고서는 "지구촌 전기 소비에서 비트코인 채굴이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낮다. 전세계 에너지 지출에서는 더 작은 부분만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크레딧 스위스는 전기차의 경우 2040년께 전 세계 전력 수요의 7%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치는 비트코인의 전기 소비량을 작아보이게 만들 것이라고 회사는 덧붙였다. 

한편,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은 소비자를 잃은 발전소로부터 저렴한 전력을 공급받아 컴퓨터를 돌리고 있다. 중국 내 일부 수력이나 석탄화력발전소 등은 알루미늄 생산 저하로 인해 남는 발전력을 비트코인 채굴에 공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정부는 가상 화폐에 대한 엄중 단속 조치로써 비트코인 채굴을 중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너지소비 문제 뿐만 아니라 금융 사기나 돈 세탁 같은 위법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서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이 생산되고 있으나, 정부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일부 회사들은 채굴 작업장을 해외로 옮기고 있다. '비트메인 테크놀로지'는 스위스에 자회사를 설립했으며, 암스테르담과 홍콩, 텔 아비브 등으로 지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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