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베스트-당초 계약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건설비
볼레오-광물공사 부서간에도 2배 차이난 재고평가

제2차 해외자원개발 혁신TF 회의 

[이투뉴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 사업, 광물공사의 멕시코 볼레어 사업은 부실로 가득찼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기술센터에서 '제2차 해외자원개발 혁신 TF' 전체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TF는 지난해 11월 착수회의를 시작으로 12월 석유·가스·광물 분과별 회의 등 점검을 지속해 왔다. 이번 2차 회의에서 TF위원들은 석유공사와 광물공사가 보고한 하베스트와 볼레오 사업의 관리부실 사례를 지적하고, 공사에 진지한 반성과 개선 노력을 주문했다.

◆ 감시기능 수행해야 할 이사회도 별 역할 못해 
TF에 따르면 석유공사 하베스트 사업은 계약상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 오일샌드 생산시설을 건설할 당시 총액계약 방식에서 실비정산 방식으로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변경함으로써 건설비가 당초 계약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계약관리상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

가스 처리시설 건설 시에는 품질기준에 맞지 않는 부실 설계로 제품의 품질저하를 초래했으며, 1백만달러 벌금을 받는 상황에서도 이를 장기간 방치하는 등 운영 관리도 미숙했다.

파이프라인을 사용할 때는 계약된 약정물량을 충족하지 못해 3년간 1000만달러 위약금을 지불하는 등 공급예측 및 생산관리 능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정유공장을 2014년에 매각하였으나 석유재고 금액(3백만달러)을 돌려받지 못했고 오히려 원유탱크 수리비용을 추가로 요구받기도 했다.

광물공사 볼레오 사업의 경우 황, 디젤 등 재고자산이 부서 간에도 2배 이상 차이나면서 재고자산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볼레오 관련 수의 계약은 7억달러에 달했으며, 5만달러 이상 대형 계약들도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처리되는 등 회계처리도 불투명했다는 평가다.

심지어 미사용 항공권을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무제한으로 시간외수당을 지급하는 등 방만 운영과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TF는 지적했다.

TF위원들은 공사가 이러한 부실 사례들을 자체감사를 통해 적발했음에도 후속조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실이 지속 내지 악화됐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 경영견제 및 감시기능을 수행해야 할 이사회는 하베스트, 볼레오 관련 이사회 상정안건(29건)들을 사실상 원안 의결하면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2008년 이후 양 공사에서 진행한 다른 사업들도 마찬가지였다. 석유공사와 광물공사는 신규사업 투자 결정과 관련된 이사회 안건(36건)을 대부분(33건) 원안대로 의결했으며, 나머지(3건)도 자구 수정 후 수용했다.

◆ '원인규명 분과' 신설해 집중 점검
TF는 철저한 규명을 위해 별도 분과를 신설, 보다 집중적으로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원인규명 분과'를 신설하고, 고기영 한신대 교수가 분과장을 맡는다. 이 내용들은 향후 백서를 통해 대외에 공개될 예정이다.

아울러 향후 분과위 워크숍 등 집중 토론을 통해 자산처리 방향 등에 관한 TF 권고안도 마련키로 했다.

박중구 위원장은 "이번 TF로 공기업 부실이 구조화돼 있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TF는 지질자원연구원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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