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초안문서 입수·공개…의회 방어 나설듯

[이투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정부 사업에 대한 대폭적인 예산 삭감을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사업에 책정된 2019년 회계년도 예산액을 72%까지 삭감할 것을 제안하는 초안 문서가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에너지부의 예산을 삭감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러나 기존 수준의 지출을 유지할 수 있는 단기적 해결책들이 나오면서 대통령의 예산 삭감 계획은 무산됐었다. 

에너지 효율과 재생에너지부처(EERE)는 현재 회계년도에 20억400만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예산액을 6억3600만1000달러로 삭감하려 시도했으나 의회의 반대로 실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굴하지 않고 2019년 회계년도에는 더 낮아진 5억7500만5000달러로 예산을 대폭 삭감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워싱턴 포스트>지가 입수한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미 의회는 트럼프 행정부가 제안한 대폭적 예산 삭감의 대부분을 방어할 가능성이 높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트럼프 "청정한 석탄" 주장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적인 화석연료 퇴출 움직임에 대해서 과묵한 모습을 보여왔다. 오히려 그는 2016년 캠페인 기간에 석탄 산업에 일자리를 늘릴 것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연두교서 연설에서 “아름답고, 청정한 석탄”이라고 언급하며 친화석연료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화석연료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반면 청정에너지를 끌어내리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는 전 세계에 광범위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예산 삭감 이외에도 2017년 680명에서 2019년 450명으로 에너지부의 인력 감원도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행정부는 의회에 주택 에너지 효율화 사업(weatherization)을 폐지할 것을 또다시 요청할 것으로 전해진다. 주택 에너지 효율화 사업은 수 천명의 근로자를 교육시키고 수 천 가구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시키는데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와 함께 고효율 자동차에 대한 연구비 82% 삭감, 바이오 에너지 기술 82% 삭감, 태양광 에너지 기술 78% 삭감을 제안했다. 아울러 전기 자동차 기술과 고효율 자동차에 대한 예산도 3억700만 달러에서 5600만 달러로 줄일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에너지 고효율 건물 기술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지열과 수력, 풍력 연구에 대한 투자도 삭감할 것을 제안해놓고 있다. 

바이오 연료 기술에 대한 예산액은 비식량 자원에서 재생에너지 연료를 만드는 것을 연구하는데 투입돼왔다.

EERE의 성공적인 사업 중 하나인 선샷 이니셔티브는 2011년 2월부터 정부의 지원을 받아 태양광 에너지 비용을 75%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다. 2017년 9월 이 사업은 이미 목표를 달성하고도 2020년치 목표를 달성해 kWh당 6센트로 가격을 내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태양광 셀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기로 명령하자, 단가가 30%가량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재생에너지와 효율 사업은 에너지부 전체 예산의 약 7%를 차지한다. 미 에너지부 예산의 대부분은 미국 원자력 무기고를 관리하고, 연방 원자력 사업으로 오염된 지역을 치우는데 쓰인다. 

예산 삭감 제안 문서는 부분적으로 원자력 에너지로의 전환 정책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은 원자력 발전사업에 대한 지원을 지지하고 있다.  

이달 내 공식 발표될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삭감안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라마 알렉산더 상원의원은 "대통령은 예산에 대해 제안하지만, 예산 지출 법안은 헌법에 의해 의회가 통과시킨다"고 강조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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