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정지사태 최소 1~2개월 이상 지속될 듯

[이투뉴스] 설비고장이나 불량부품 보수 등으로 길게는 1년 이상 발전정지 상태에서 정비를 받고 있는 원전 10기의 대량 정지사태가 향후 최소 1~2개월 이상 장기화 될 것으로 알려졌다. 동계 전력피크 시기임에도 가동 불능상태에 놓인 이들 원전의 설비용량은 이 기간 실질 공급능력(정비중 발전기 제외)의 약 10%에 해당하는 9628MW에 달한다.

8일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발전소 정지 상태에서 정비‧보수를 진행하고 있거나 규제당국의 점검을 받고 있는 원전은 고리 2호기를 비롯해 전체 24기 중 10기다. 부산인근 고리 3,4호기와 신고리 1,3호기 등 4기, 경주 인근 월성단지내 월성 1,3호기와 신월성 2호기 등 3기, 울진 인근 한울 2,3호기와 영광지역 한빛 4호기 등 10기가 멈춰있다.

이들 원전 대부분은 격납건물 라이너플레이트(CLP) 부식이나 성능시험 부적합 부품 사용 등으로 안전성에 문제가 확인돼 작년부터 보수를 받아온 원전이다. 고리 3,4호기와 신고리 3호기, 한빛 4호기, 한울 2,3호기 등은 CLP부식에 따른 구조물 안전 점검을 받고 있고, 신월성 2호기는 성능시험을 누락한 주증기대기방출밸브 플러그 설치가 확인돼 보수 중이다.

또 정비기간만 이미 1년을 넘긴 신고리 1호기는 보수과정에 원자로냉각재펌프 부속품이 빠지는 사건이 추가 발생했고, 월성 4호기는 격납건물 가동중 검사 중 비상급수계통 작동신호 오류가 확인돼 재검사에 돌입한 상태다. 이밖에 월성 1호기 역시 수소감시기를 설치로 가동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같은 원전 대량 정지사태는 향후 최소 1~2개월 이상 지속될 전망이다. 정지원전별 한수원 정비상황을 확인한 바에 의하면, 10기중 이달내 정비를 끝내 원안위에 재가동 승인신청을 낼 수 있는 원전은 없다. 그나마 냉각재펌프 보수를 끝내고 주증기대기방출밸브 충격시험을 수행중인 신고리 1호기와 수소감시기 설치공사 막바지인 월성 1호기 정도만 내달쯤 재가동을 기대할 수준이고 고리 3,4호기와 신고리 3호기, 한울 2,3호기는 CLP교체나 정비 후 도장검사 등으로 4월에나 보수가 끝난다.

주증기대기방출밸브 몸체 충격시험을 수행 중인 신월성 2호기도 4월 전후로 재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격납건물에서 콘크리트 공극(구멍)이 발견돼 보수작업을 벌이고 있는 한빛 4호기의 경우 증기발생기에서 발견된 이물질 제거가 불가능해 오는 10월에나 이 설비 교체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물론 정지원전 재가동 예상시점은 규제당국 안전 점검이 일정대로 진행되고, 이 과정에 문제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를 전제한 경우다.

정비 및 점검기간이 추가 소요될 경우 재가동 일정도 그만큼 추가 지연될 수 있다. 석탄화력이나 LNG발전기 공급능력이 충분해 당장 전력수급에는 차질이 없지만, 전력당국은 이들 설비의 정비가 몰리는 봄철까지 원전 대량 정지사태가 이어질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가동중인 원전 14기중 일부도 연료 재장전이나 보수를 위해 연내 추가 정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원전 연간 정비계획을 미리 파악해 공급계획을 세웠으나 올해는 그런 방식이 불가능해 1~2주 단위로 한수원 측과 진행사항을 수시 체크하고 있다"면서 "미세먼지 경보 발령 시 노후 석탄화력 가동이 불가피한 봄철 안정적 수급을 위해 유관기관간 협력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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