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수요 균형 중시한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필요"

[이투뉴스]“에너지수급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많은 국가가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공급계획이 민감하게 역동하는 수요추세를 항상 따라갈 수 없습니다. 에너지효율에 역점을 두고 공급·수요 양측의 균형을 맞춰나가야 합니다”

홍야오 차오(Hung-Yao Chao) 대만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협회·에너지서비스협회 전무이사<사진>는 에너지관리·제어시스템 설계전문가이다. 대만 에너지국 에너지전문가 양성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미국냉동공조학회(ASHRAE) 대만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선 ESCO협회가 진행하는 CMVP(에너지효율향상 성과측정·검증(M&V)전문가)교육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본지가 2015년부터 시작해 5번째 CMVP강의를 하고 있는 차오 전무를 만났다.

대만은 작년 8월 대규모 정전사고를 겪었다. 대만 전체 3가구 중 2가구가 4시간동안 폭염에 시달렸다. 사고 이전 대만정부는 탈핵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이후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원전을 확대하자’는 주장과 ‘원전·화력발전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전원 구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차오 전무에 따르면 올해 대만은 원전 1기를 더 가동할 계획이다. 더불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도 확대한다. 최근 재생에너지의 전력공급 불안전성 때문에 에너지효율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CMVP는 EVO가 시행하는 에너지효율향상 성과측정·검증(M&V)전문자격을 의미한다. 사업·프로젝트별 에너지 절감량 산정, 건물에너지 절감률 준수평가, 온실가스 목표관리 연계 성과평가, 에너지경영시스템 연계 성과평가, 에너지효율 개선사업 성과 3자 검증 등을 수행할 수 있다. EVO는 미국 에너지부(DOE) 발의로 시작,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M&V관련 프로토콜(IPMVP) 발행과 CMVP양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에너지경영시스템인증(ISO50001)과정과 유사하다.

특히 에너지효율개선 성과를 공정히 평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차오 전문에 따르면 북미와 유럽 등을 제외하고 에너지효율개선사업 분야에서 제대로 성과 측정·검증절차를 거치는 분위기는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발주자와 시공사업자 간 암묵적으로 성과를 가늠할 뿐 체계적으로 측정·검증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 이는 별도 검증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제3자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만 역시 M&V도입 기간이 15년이나 됐으나 세간의 인식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발주자가 효율개선사업 성과에 대해 시공업자의 설명만 믿는 경우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밝혔다.

차오 전무는 “국가가 매년 효율개선사업에 투입하는 많은 예산을 고려하면, 성과를 공정히 측정·검증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성과를 체계적으로 측정·검증해 발주자와 시공업자 간 오해를 불식하고 종국에 공정한 시장 질서를 세우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정책효과를 확인을 위해 M&V전문가를 활용하거나, 업체가 스스로 전문성을 갖추거나 전문가를 확보하는 방법이 있다.

또 성과 측정·검증보다 중요한 건 에너지효율 확대를 위한 시민과 기업, 정부의 노력이라고 역설했다. 산업발달과 생활편의를 위한 에너지공급에만 신경쓸 게 아니라 합리적인 에너지소비와 절약을 중심으로 에너지수급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오 전무는 “에너지효율개선에 대한 분위기가 고조된 상태에서 적확한 성과 측정·검증이 뒤따라야 사회 전반에 실효성 있는 에너지효율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라며 “한국과 대만을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 아직까지 정부가 에너지효율제도 개선과 인센티브를 통해 마중물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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