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재생에너지 정책, 트럼프의 오판
[기자수첩] 재생에너지 정책, 트럼프의 오판
  • 조민영 기자
  • 승인 2018.02.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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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뉴스] 재생에너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지구촌 경쟁이 치열하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탈석유를 선언하고 태양광발전사업에 온 힘을 쏟는 것만 봐도 그렇다. 정부 뿐만 아니라 글로벌 대기업들도 재생에너지 사업 확장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의 별난 성격만큼이나 독자적인 에너지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임 오바마 대통령의 역점 정책인 파리 기후협약 비준과 청정발전계획(CPP)을 철회하고도 모자라 화석 연료 생산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발언을 스스럼 없이 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는 에너지부(DOE)에서 재생에너지를 담당하고 있는 부처의 인원을 감축하고 예산을 최대 70%까지 삭감하는 등 자국 재생에너지 산업을 퇴보시키고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시킨다는 지적을 받는 우매한 수준의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이미 재생에너지 시장은 그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생에너지는 이미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어 트럼프 정부의 불도저식 규제 압박이 시장 성장세를 막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 당시 나온 세금 인센티브들은 원래 목적에 맞게 재생에너지 산업의 생명력을 키우고 뿌리를 깊게 내렸다. 아울러 기술 개발과 단가하락 덕분에 풍력을 필두로 최근 몇 년간 태양광 성장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단적으로 지난해 1~9월 미국 신규 발전용량의 3분의 1 이상은 풍력과 태양광이었다. 여기에 주정부들과 기업, 일반 시민들의 지원도 산업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페이스북과 아마존, GM, 월마트 등 미국 대기업들은 재생에너지를 구매하고 사업에 직접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가 수입산 태양광 패널(모듈)에 3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으나 이마저도 태양광 산업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미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관세가 발전사에 3%, 소비자에게 7% 정도의 비용 상승을 부담시킬 것이라고 추산했다. 

태양광 산업계는 이번 관세 결정에 대해 '집에 불이 난 상황이 아닌 연기를 낸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요 발전사들은 트럼프 정책과 상관 없이 주정부법을 준수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추진한다는 발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관세 부과 뉴스가 타전된 바로 다음날 노스 캐롤라이나주 소재 듀크 에너지는 6200만 달러 규모의 '종합 태양광 리베이트 사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 발전사들은 재생에너지를 미래를 향한 도약판으로 보고 시장선점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17%다. 2001년에는 8%였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2050년께 139%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이 낮게 유지되는 상황까지 모두 고려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정부와 독립 연구기관의 공통된 전망이다. 

앞으로 또다른 재생에너지 흔들기 정책이 나오더라도 산업의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의 흐름을 역행하는 미국 정책을 산업과 시장이 자생력으로 극복하고 있다. 에너지전환을 놓고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한국이 반면교사로 삼아볼만 하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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