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 바이오매스 잡겠다던 산업부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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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8.02.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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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REC적용 일정기간 유예 부여 검토…기준놓고 갑론을박

[이투뉴스] 무분별한 석탄-바이오매스 혼소(混燒)발전과 초대형 바이오매스 전소발전소 규제를 공언해 온 정부가 당초 방침에서 후퇴한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조정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소 건설공사 착수 사업자들에게는 일정기간 기존 가중치를 적용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주고, 석탄화력 혼소 가중치도 이전 수준을 유지하는 방향의 논의가 오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각에서는 “이러다가 폐기물과 수입산 목질계 연료 비중을 낮춰 순수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인다는 정책공약마저 유야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분기 완료·시행을 목표로 막바지 새 REC 가중치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 ‘갑작스런 정책 변화로 사업 리스크가 커졌다’는 예비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자들 민원이 쇄도하자 아예 새 기준 발표시점을 하반기로 늦추거나 고시일로부터 6개월 이내 공사계획 인가를 받은 사업자 등에 한해 기존 가중치를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발전공기업들의 석탄화력-바이오매스 혼소에 적용하는 가중치를 기존 1.0에서 0.5로 낮춘다는 내부방침에서 물러나 가중치 삭감폭을 최소화 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만약 정부가 이 안(案)대로 기준을 확정하면, 작년 기준 1268MW로 추산되는 바이오매스와 바이오-SRF(폐기물고형연료) 발전설비의 가중치는 기존대로 전소 1.5, 혼소 1.0을 각각 유지하는 가운데 새 고시 및 시행령이 규정한 유예기간내 공사계획인가를 받은 일부 사업자들도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받게 된다. 현재 전기위원회로부터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국내 바이오매스·바이오-SRF 설비용량은 2300MW에 육박한다. 단 이 가운데 실제 건설 착공물량은 60MW안팎에 불과해 사업진척이 더딘 대다수 사업은 삭감된 가중치 적용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우드펠릿과 우드칩, 바이오-SRF를 혼소·전소하는 발전사업의 경우 전소는 1.5를 0.8로, 혼소는 1.0을 0.5로(바이오-SRF는 ‘0’) 각각 낮춰 이들사업의 신규진입을 사실상 원천 봉쇄할 계획이었다. 더 나아가 정부는 이미 상업운전 중인 설비까지 새 기준을 소급적용하는 수준의 고강도 제도정비까지 검토했었다. 하지만 새 기준 소급적용은 법적으로도 논란의 소지가 큰데다 고시 직후 새 기준을 일괄 적용하는 안 역시 예비사업자들의 거센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예기간 적용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발전업계 반응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온도차가 크다. 대체로 정부가 예비사업자 반발을 과도하게 의식해 원칙에서 후퇴한 절충안을 내놓았다는 비판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후발 진입을 노리던 사업자들은 전기사업 허가를 받은 시점의 REC 가중치를 그대로 적용해 주거나 유예기간을 크게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A 발전사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전기사업허가를 기준으로 가중치를 적용하면, 과거 석탄화력사업처럼 사업권 프리미엄 매매시장이 활개를 칠 것"이라면서 "새 가중치 적용여부는 어디까지나 고시시점 상업운전 여부여야 한다는 것이 상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급적용은 분명 문제소지가 있지만, 그렇다고 느슨하게 유예를 둔다는 건 규제 실익도 거두지 못하고 또다른 부작용만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B사 관계자는 "순수 민간자본이 투자한 사업은 용량이 커봐야 수십MW다. 공기업을 등에 업고 진입하려는 수백MW급 대형사업 위주로 선별해 규제를 적용하고, 국내 산림자원 활용성이나 애초 분산전원 취지를 두루 고려해 바이오매스 시장 재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견기업 C사 대표도 "가급적 국내 산림자원 활용을 유도하되 10MW를 넘지 않는 중소형발전소는 대형과 구분해 유탄을 맞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발전공기업과 전소발전사업을 추진중인 D사 관계자는 "전기사업허가는 산업부 전력산업과와 전기위원회가 관할해 내주고, REC 가중치는 다른 신재생에너지 부서에서 3년마다 재검토해 고시하는 현 체제는 업체별로 각종 분쟁의 씨앗을 만들수 있고 성실하게 사업을 준비해 온 기업이 시점에 따라 갑자기 정책리스크를 모두 떠안아야 하는 불합리한 문제가 있다"면서 "전기사업법 허가기준에 따라 기한내 공사계획인가를 받는 사업자는 사업허가 시점의 가중치를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는 정부의 폐쇄적 정책 결정 관행이 문제의 본질이라는 지적도 있다. 재생에너지기업 CEO는 "정책의 큰 줄기가 바뀌면 논의구조도 달라져야 하는데, 특정기관이나 회계법인에 맡긴 용역 결과가 마치 정답인냥 결정하는 관행은 과거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는 듯 하다"면서 "요식적 공청회가 아니라 처음부터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열린 토론을 갖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에너지전환을 한다면서 디테일한 전략과 달라진 거버넌스 체계를 갖지 못하면 불만세력의 공격대상이 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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