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투뉴스 사설] 대규모 발전단지에서 다소비지역으로 전력을 수송하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선로가 고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전력의 섬이라 할 수 있는 제주도와 육지에 연결되어 있는 선로가 최근 3년간 12차례나 정지됐다는 소식이다.

전남 해남군과 제주시 삼양동을 연결하고 있는 제 1연계선로(101km)와 전남 진도군과 제주 해안동 사이의 제 2연계선로(113KM)에서 2015년부터 지금까지 12차례 고장을 일으켰다. 제주를 연결하는 전력선로는 1998년과 2013년 준공된 국내 첫 HVDC.

전력 연결선로의 이같은 고장으로 정지 후 복구 및 재가동까지는 평균 3~4시간이 소요돼 모든 회선이 고장날 경우 제주도 전체가 정전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HVDC는 공급지 변환소에서 교류를 직류로 전환해 송전한 뒤 수요지 변환소에서 다시 직류로 바꿔 사용하는 새로운 송전기술로 알려졌다.

HVDC는 지중화나 해저횡단, 초장거리 송전 등의 장점이 있는 반면에 변환시 전자소자 등을 사용해 고장이 잦고 건설비가 교류 대비 7~10배 이상이 든다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같은 취약점을 가진 HVDC 연결선로가 대규모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서울 등 수도권으로 공급하는데도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울진 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과 강릉 안인화력, 포스코 삼척화력 등 동해권에 신규 건설되는 발전소 생산전력을 수도권 동남쪽으로 수송하는 고속도로 역할 역시 HVDC가 맡을 예정.

또한 북당진~고덕의 지중화 선로는 대규모 석탄화력이 밀집해 있는 충남 당진 일대 전력을 수도권 남부로 송전하기 위한 노선으로 35km가 1조3000억원이 투입돼 건설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 대형 장거리 선로가 육지~제주 노선처럼 고장을 일으키면 수도권에 상당한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밀양 송전탑 사태에서 경험한 것처럼 갈수록 고압 송전선 건설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은 알스톰을 인수한 GE와 한전이 합자해서 설립한 KAPES가 수행하고 있으며 신한울~신가평 220km 구간은 예상사업비 만도 5조~6조원의 방대한 사업이다. 이처럼 거대규모의 투자인데도 불구하고 고장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한전은 물론이고 산업통상자원부 차원에서도 HVDC 선로의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안전을 무엇보다도 중시하는 문재인 대통령 정부인만큼 현재 제기되고 있는 HVDC의 고장 및 정지 등의 원인을 샅샅이 밝혀내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보완해야 한다.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