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공사·광해공단 통합안 뒷말 무성
광물공사·광해공단 통합안 뒷말 무성
  • 김동훈 기자
  • 승인 2018.03.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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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공단 노조 "언발에 오줌누기 처방"
광물공사 노조 "부실이 우리만의 책임인가"
▲ 광물공사(왼쪽)과 광해공단(오른쪽) 사옥 전경.

[이투뉴스] 해외자원개발TF(위원장 박중구 서울과기대 교수)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광물자원공사를 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하는 방식의 권고안을 내놓자 뒷말이 무성하다.

TF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제3차 전체회의를 열어 이같은 권고안을 제시했다. 혁신TF 위원들은 지속적인 자본잠식와 유동성 문제를 고려했을 때 광물공사를 현 체제로 존속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 유관기관에 통합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유관기관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으나 광물공사를 떠안을 산업부 관할 광물분야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은 광해공단이 유일하다. 광물공사는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투자로 부채가 급증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부채규모만 5조원이 넘는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했던 멕시코 볼레오 동광사업과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사업의 실패가 주원인으로 꼽히는데, 이들의 누적 회수액은 전체 투자액(5조2000억원)의 10% 수준에 불과하며, 확정된 누적 손실액만해도 전체 투자액의 41%에 달한다.

TF는 광물공사의 유동성 문제에 집중했다. 올해 공사는 기존 금융부채 만기에 따라 전체 7403억원을 상환해야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자산매각, 투자 삭감, 조직 및 인력 축소 등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을 자체 진행하고 있지만 힘에 부친다는 평가다. 

자원업계 한 관계자는 "광물공사는 오는 5월까지 5000억여원의 회사채를 갚아야 하는데, 사실상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5월에 터지는 시한폭탄을 지니고 있는 셈이기에 공사에게는 시간이 없다"고 진단했다. 

TF는 부실 공기업으로 전락한 광물공사에 대해 여론 역시 싸늘하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는 공사 법정자본금을 2조원에서 3조원에서 늘리는 한국광물자원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부결됐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강원 원주을)이 발의했으나 같은당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이 문제 삼았다. 결국 TF는 ▶공사가 해외사업을 계속 운영할 경우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에 따라 국민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고 ▶공사가 자체적인 채무상환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유관기관 통합을 권고했다. 

단 공사를 즉시 청산할 경우 공적 기능 유지와 고용 문제 등이 있어 광업지원과 광물자원 비축, 해외자원개발 민간지원 등의 기능은 유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광해공단 "사전협의 전무"  
자원공기업 통합 논의는 이미 수년전부터 지속 거론돼 왔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광물공사, 광해공단, 석탄공사 등 광물 관련 자원공기업 3사를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에 산업부가 "시간의 문제"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이해당사자인 광해공단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광물공사의 부실을 왜 자신들이 떠안아야 하며, 향후 동반부실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기표 광해공단 노조위원장은 "통폐합 이야기는 이미 수차례 나온 얘기인 만큼 그간 공단도 내부적으로 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하루 아침에 진전될 지 몰랐다"며 "산업부는 권고안 정도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상 확정한 것 아니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 지난 5일 광해공단 노조가 서울 경인지사에서 상경시위를 벌였다.

공단 측에 따르면, 이번 TF 회의에는 주무부서인 산업부 석탄산업과 담당자는 불참하고 광물공사 주무부서를 관장하는 에너지자원정책관 측에서만 참석했다.  

홍 위원장은 "광해공단은 본래 TF 취지와 거리가 멀었기에 담당자는 없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까지 진척됐다면 이번 회의에는 이해당사자인 우리 쪽 인력도 참석해야 했다. 이것이 안됐다는 것은 산업부 내에서도 공감대 형성이 안 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TF 회의에서도 통폐합을 반대하는 소수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 위원장은 "이렇게 급속도로 진행한 것이야 말로 언발의 오줌누기다. 구체적인 구조조정안도 전혀 내놓지 않았다. 이것은 해외자원개발 책임을 공단에 떠넘기는 격에 불과하며, 결국 두 공기업 모두 동반침몰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공단 노조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7일 통합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킨 상태다. 

◆광물공사 "권고안 따를 수밖에"
광물공사 측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당일 TF 회의 현장에 있었던 김영민 광물공사 사장은 "나 역시 보도를 통해 통폐합 사실을 알았다. 강원도 본사에서 가만히 있을 순 없기에 일단 현장으로 왔지만 비공개 회의라 들어갈 순 없다. 밖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단 광물공사는 권고안을 따른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해외자원개발 부실책임을 공사에만 떠넘기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방희 광물공사 노조위원장은 "부실이 공사와 공사 직원들이라는 무분별한 비판에는 반대한다"면서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잘못된 정책을 제시한 MB정부와 당시 산업부 장관, 정권 수뇌부, 과도한 투자를 결정한 전임 경영진의 책임을 반드시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일본 역시 2001년에 자원개발 공기업을 통합시키고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인 조그멕(JOGMEC)을 출범시켰는데, 당시 공기업이 갖고 있던 회사채를 국채로 전환시켰다. 이처럼 회사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게 아니라면 반쪽짜리 정책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원주에 지역구를 둔 송기헌 더불어민주당(강원 원주을) 의원실은 조심스런 반응을 내비쳤다.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통폐합안은 광물공사 살리기가 아닌 가장 효율적 방안을 찾은 것으로 봐야할 것 같다"면서 "물론 아직 확정된 것은 없기에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8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보고가 넘어가는 만큼 칼자루는 기획재정부가 쥐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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