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의 진행 양상으로 미루어 빙상이 녹아내리고 해수면이 크게 상승하는 현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일인 지도 모른다는 학자들의 경고가 곧 나올 예정이다.

 

영국의 <가디언지> 인터넷판이 입수한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의 기후 예측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그린란드와 남극대륙 등 지구의 빙관(氷冠)에서 광범위한 빙상 융해가 일어날 가능성은 50%이며 이 경우 해수면은 4~6m 상승하게 된다.

 

오는 4월 발표 예정인 이 보고서에서 학자들은 이는 “해안선의 큰 변화와 저지대 침수”를 초래할 것이며 취약지역으로부터 수많은 주민과 인프라를 이동시키는 “값비싸고 힘겨운” 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지난 2001년 IPCC 보고서에서 이런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측됐었다.

 

학자들은 빙관의 빙상이 녹는 과정은 수백년이 걸리겠지만 온난화가 진행됨에 따라 빙상이 녹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며 각국이 대처할 시간도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사태를 맞으면 몰디브 같은 섬나라는 물속으로 사라지고 네덜란드와 방글라데시, 런던과 뉴욕, 도쿄 같은 저지대 국가 및 도시들도 존망이 갈리는 침수사태를 맞게 될 것이며 하구 삼각주 지역들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수백년에서 1000년에 걸쳐 지구 평균 기온이 1~2℃ 이상 상승, 그린란드와 남극대륙 빙하가 부분적으로 녹으면서 해수면이 4~6m 높아질 가능성은 50% 수준”이라고 밝혔다.

 

IPCC는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 요약본에서 최근의 온난화 현상이 인간 활동 때문일 가능성을 “90% 이상”이라고 평가했으며 온실가스가 계속 증가할 경우 금세기 안에 평균 기온이 최고 4℃, 최저 1.8℃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 발표될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수치는 “주요 빙상 융해와 같은 대대적인 사건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IPCC 보고서에 참여한 학자들은 발표 전에 내용에 대해 공식적인 발언을 할 수 없지만 한 고위 관계자는 “초보적인 과학 지식만 갖고도 금세기말까지 온난화가 계속되면 이런 사태가 일어나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수백, 수천년에 걸쳐 일어날 일에 대해 각국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떻게 대처할지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면서 “윤리적 문제 제기와 답변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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