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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안 없이 막 내리는 SRF
[489호] 2018년 03월 12일 (월) 05:00:12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이투뉴스] “폐기물 고형연료(SRF)는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가 거의 없어져 신규 사업은 추진하기 힘들 것이다” 최근 산업부 관계자는 한 포럼에서 이렇게 밝혔다. 지금까지 SRF 발전시설 확대를 이끌어 온 REC 가중치 부여가 조만간 중단될 것이란 의미다.

SRF 몰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기준과 다르다는 숱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버티던 폐기물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 범위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적극 논의되고 있다. 한동안 자원재활용의 꽃이자 신재생에너지 확대의 첨병으로 활약하던 SRF가 서서히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물론 전성시대라 불리기는 미약한 측면이 많았다. SRF 발전소 또는 열병합발전시설 신규허가가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실질적인 건설 및 가동은 턱없이 못 미쳤기 때문이다. 허가는 받았지만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공사 착공을 못하거나 시작했어도 중단된 채 방치되는 사업이 많았다는 얘기다.

SRF 발전사업 추진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은 정부와 사업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 차원에선 그동안 매립이나 소각하던 쓰레기를 에너지로 전환시킬 경우 처리비용 절감은 물론 매립지 수명연장, 자원재활용 확대 등 많은 장점을 어필했다.

사업자 역시 저렴한 연료(폐기물고형연료)를 바탕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추가로 REC까지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수익성 높은 사업으로 판단했다. 특히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일반 발전보다 집단에너지용 열병합발전 형태의 사업이 더 많았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마다 민원이 쏟아지면서 많은 사업이 비운을 맞고 있다. 특히 주거지역 인근에 있을 수밖에 없는 열병합의 경우 내포그린에너지처럼 사업지연으로 막대한 매몰비용이 발생했고, 지역난방공사 나주 SRF발전시설처럼 완공하고도 가동을 못하는 사태까지 생겼다.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악취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SRF 발전시설의 퇴보는 피할 수 없는 측면이 많다. 일각에서는 민원을 님비현상으로 폄하하기도 하지만 미흡한 오염물질 배출관리, 충분한 이격거리 미확보, 부실한 주민동의요건 등 사전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못한 정부 실수까지 묻혀가기 힘들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SRF 발전시설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냥 버릴 것인지에 대해선 고민이 요구된다. 폐기물 에너지화를 포기할 경우 결국은 매립 또는 태워 없애는 것밖에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민원이 많다고 쓰레기를 매립하거나 단순 소각하는 것은 지구와 우리 후손에 더 큰 문제를 떠넘기는 행위다.

쓰레기 해양투기까지 사라진 마당에 폐기물 에너지화는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다시 폐기물을 재생에너지로 과대 포장해 위기를 넘기자는 것이 아니다. 자원순환 측면으로 접근, 오히려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 오염물질 배출 역시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방치나 포기가 아닌 머리를 맞대는 노력이 먼저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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