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박정희의 군사 쿠테타 이후 서울이 겪은 ‘근대화’와 청계천 개발로 대표되는 이명박의 신개발주의를 역사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서울의 생태문화적 전환을 위한 시민사회의 과제를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서울이 지난 100년 동안 제 모습을 잃은 과정을 3차로 나누어 파악한다. 1차는 일제의 풍수침략, 2차는 박정희의 ‘조국 근대화’, 3차는 이명박의 ‘신개발주의’다. 자연스레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의 붕괴를 통해서 근대화가 서울에 미친 악영향을 분석하고, 청계천 복원사업이 왜 청계천 파괴 사업이었는지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이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나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에서 살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권리는 의무를 다할 때만이 주어지는 것처럼 저자는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서울의 생태문화적 전환을 위해서 시민들의 적극적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 : 홍성태 
1965년 한여름에 서울의 청량리에서 태어났다. 2000년 무렵부터 생태문화사회라는 전망 아래 서울의 생태문화적 전환을 위한 연구와 실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2001년 3월부터 원주에 있는 상지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문화연대 공간환경위원회 부위원장과 정보공유연대 대표로 활동했고,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에 『지식사회 비판』(문화과학사, 2005), 『서울에서 서울을 찾는다』(궁리, 2004), 『생태사회를 위하여』(문화과학사, 2004), 『반미가 왜 문제인가』(당대, 2003), 『현실 정보사회의 이해』(문화과학사, 2002), 『사이버사회의 문화와 정치』(문화과학사, 2000), 『위험사회를 넘어서』(새길, 2000) 등이 있다.


목차보기  
머리말

1부 근대화와 서울
식민지 근대화의 길
-파괴에서 재생으로
군사적 성장주의와 성수대교의 붕괴
폭압적 근대화와 삼풍백화점의 붕괴

2부 문화도시 서울의 구상
‘문화도시’의 구상과 전개
도시의 생태/문화적 재생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서울 도심의 역사문화공간
-종로와 종교공간을 중심으로

3부 청계천의 좌절과 희망
청계천의 공간문화: 파괴, 정체, 그리고 희망
청계천복원사업과 청계천의 파괴
-이명박 시장의 신개발주의와 이익의 정치
누구를 위한 청계천복원사업인가?
-청계천복원사업의 전개와 문제

4부 생태문화도시 서울을 찾아서
서울을 파괴하는 서울시 공간정책 비판
-이명박 시장과 서울의 파괴
군사공간의 생태적 재생과 문화정치
-용산 미군기지의 경우
생태주의와 도시
-세 도시 이야기


책속으로   
나는 사회학자로서 생태사회와 문화사회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새로운 사회적 목표에 대해 고민해 왔다. 생태사회가 자연과 조화를 이룬 사회를 뜻한다면, 문화사회는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과 취향을 마음껏 추구하는 사회를 뜻한다. 두 개념은 언뜻 상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생태계의 보전이 우리 자신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생존조건이라는 점에서 생태사회는 문화사회의 존재조건이다. 따라서 통합개념으로서 ‘생태문화사회’는 ‘생태적 문화사회’를 뜻한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와 공간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버리는 일이다. 우리는 공간 속에서 살아가는 공간적 존재다. 사회 없는 공간은 있어도 공간 없는 사회는 있을 수 없다. 좋은 공간은 좋은 사회의 필수조건이다. 사회란 관계적 실체이며 공간적 실체다. 전자가 사람과 사람이 맺는 관계를 뜻한다면, 후자는 사람이 자연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런 점에서 생태문화사회는 사회의 필수조건이자 그 실체이기도 한 공간의 생태문화적 전환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p.10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복원사업은 또 다른 ‘청계천파괴사업’으로 귀결되었다. 올바른 청계천복원사업은 역사유적 청계천을 되살리고 자연하천 청계천을 되살리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을 국적 불명의 현대식 하천공원으로 만들고, 반생태적 방식으로 청계천에 물이 흐르게 하는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p.164~165

 
‘군사적 성장주의’는 일찍이 박정희가 일본의 군사학교에서 온몸으로 익힌 군국주의적 정신을 바탕으로 외형적 결과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추구한 개발방식을 뜻한다. 이 점에서 군사적 성장주의에 바탕을 둔 개발은 자연과 사회를 체계적으로 파괴하는 ‘파괴적 개발’일 수밖에 없으며, 이런 식의 개발로 이루어지는 근대화는 결국 ‘폭압적 근대화’일 수밖에 없다.
--- p.64

 

출판사 리뷰   
실천하는 지식인이 말하는 내일의 서울
이 시대 대표적인 진보학자인 홍성태 상지대 교수가 『생태문화도시 서울을 찾아서』(현실문화연구/14,000원)를 발간했다. 책은, 그가 지난 2000년 무렵부터 생태문화사회라는 화두로 연구를 진행해 온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새롭게 추구해야 할 사회적 목표를 ‘생태사회’와 ‘문화사회’로 정의하고 있다. 생태사회는 자연과의 조화를 이룬 사회, 문화사회는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과 취향을 추구하는 사회를 뜻한다. 두 개념은 언뜻 상충해 보일 수는 있으나, 생태계의 보전이 우리 자신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생존조건이라는 점에서 생태사회는 문화사회의 존재조건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생태문화사회’라는 통합된 개념을 주장하고 있다. 통합개념으로서 ‘생태문화사회’는 ‘생태적 문화사회’를 뜻한다.
책은 서울의 변화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과 서울의 생태문화적 전환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 ‘생태문화도시 서울을 찾아서’라는 제목을 붙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서울을 생태문화도시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저자는 용산 미군기지를 예로 들며 설명하고 있다. 한 국가의 수도 중심에 외국군대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용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불의의 공간’이다. 한미관계가 불평등하다는 점에서 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그러나 불의의 공간으로 치부되던 용산미군기지는 한편 역설적으로 서울에서 군사독재에 의해 파괴되지 않은 땅으로 지금까지 남아 있다. 용산 미군기지가 이전한다면 그 자리에 생태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이곳에 문화생태 공간인 ‘자연 숲’을 조성할 것을 제안한다. 용산 미군기지에 대규모 숲이 조성된다면 서울 남북의 녹지생태축이 복원될 것이며, 불의의 공간이 공유지로서 가장 정의롭게 재탄생할 수 있는 순간이 될 것이다.
서울을 생태공간뿐만 아니라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저자의 주장도 이어진다. 저자는 서울을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이라는 이름하에 단행된 파괴적 개발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서울이 문화도시를 지향한다는 사실은 다른 도시들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문화도시는 서울이라는 구체적 공간에 대한 정책을 문화정책으로 다룰 때 가능하다. 시민들의 삶의 결을 어루만지는 도시가 되기 위한 정책이 입안되고 시행될때 비로소 서울은 문화도시로 탈바꿈될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안전하고 아름다운 도시에서 살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다른 권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무를 적극적으로 다해야 한다. 서울의 생태문화적 전환도, 한국사회의 생태문화적 전환도 분명히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문제를 바로잡고자 하는 시민의 적극적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파괴적 개발의 재방송; 청계천복원사업
2년에 걸친 청계천개발사업이 끝이 났다. 어둠에 묻혀 있던 청계천에 물이 흐르고 사람들이 거닐게 되었다. 복원공사 완공에 즈음해 이를 축하하는 행사가 여기저기에서 열리고 있는 지금, 홍성태 교수는 청계천복원사업이 사실은 청계천파괴사업이었다고 주장한다.

이명박 시장의 청계천복원사업은 또 다른 ‘청계천파괴사업’으로 귀결되었다. 올바른 청계천복원사업은 역사유적 청계천을 되살리고 자연하천 청계천을 되살리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을 국적 불명의 현대식 하천공원으로 만들고, 반생태적 방식으로 청계천에 물이 흐르게 하는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164~165쪽)

청계천은 박정희 정권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도시를 파괴하면서 만들어진 구조물이다. 박정희의 ‘군사적 성장주의’가 만들어낸 이 구조물로 청계천은 그동안 숨쉴 수 없는 죽은 공간이었다. 이를 해결한다는 목적으로 이명박 시장은 취임 직후 청계천복원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홍성태 교수는 이 사업이 또 다른 파괴의 반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명박 시장은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청계천복원추진본부, 청계천복원연구지원단,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등 ‘삼각체계’를 꾸렸다. 청계천복원사업이 단지 서울시만의 사업이 아니라 시민들의 지지를 받는 사업이 되기 위한 조직체계였다. 그러나 사업의 추진과정에 불거진 여러 문제들로 인해 시민위원회는 들러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명박 시장은 환경친화적 복원과 역사유물의 복원을 주장하는 시민위원회의 주장을 외면했다.
저자는 책에서 청계천복원사업이 주변의 재개발을 위한 수단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청계천 주변을 테헤란로처럼 만들려는 게 이명박 시장의 실제 목적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정치적 목적이 있다. 이명박 시장의 대선 출마를 위한 수단이 그것이다. 한 조사에서 청계천복원사업이 2003년 서울시의 최고시정으로 뽑힌 데서 알 수 있듯, 이 사업은 이명박 시장의 정치적 야심을 이루기 위한 ‘훌륭한’ 수단이 되고 있다.

박정희의 구개발주의와 이명박 시장의 신개발주의는 성장주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본질이 같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청계천복원사업 또한 파괴적 개발일 뿐이다.

청계천 복원은 자연과 역사를 살리고, ‘생존의 격전장’에서도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어야 했다. 화려한 축제를 즐기기 전에 과연 이 사업이 서울의 환경과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복원했는지, 아니면 이명박 시장 개인의 정치적 야욕을 위한 사업이었는지 우리 스스로 진지하게 살펴야 할 때다.

서울의 붕괴;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서울에서 최근 10여 년 동안 일어난 최대의 사건을 꼽으라 한다면 사람들은 성수대교 사건(1994)과 삼풍백화점 사건(1995)을 떠올릴 것이다. 두 사건은 마치 허술하고, 위태하기만 한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상징하는 듯해 더욱 의미심장한 사건이었다.
저자는 성수대교의 붕괴가 박정희의 ‘군사적 성장주의’의 붕괴라고 진단한다.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는 자신의 취약한 정치적 정당성을 위장하기 위해 볼품없고 외형만 거대한 구조물들을 세웠다. 언제나 개발이라는 이름을 내걸었지만, 실상 그것은 파괴일 뿐이었다. 파괴는 일제가 남겨 놓은 군국주의의 또 다른 모습이었으며, 저자는 이를 ‘군사적 성장주의’라는 개념으로 정리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 ‘군사적 성장주의’는 오늘날에도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군사적 성장주의’는 일찍이 박정희가 일본의 군사학교에서 온몸으로 익힌 군국주의적 정신을 바탕으로 외형적 결과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추구한 개발방식을 뜻한다. 이 점에서 군사적 성장주의에 바탕을 둔 개발은 자연과 사회를 체계적으로 파괴하는 ‘파괴적 개발’일 수밖에 없으며, 이런 식의 개발로 이루어지는 근대화는 결국 ‘폭압적 근대화’일 수밖에 없다(64쪽)

성수대교 사건과 마찬가지로 삼풍백화점 붕괴도 부패와 비리가 불러온 결과였다. 저자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의 3대 원인으로 자본의 탐욕, 관의 부패, 전문논리로 치장한 확률적 예방론을 꼽고 있다. 그리고,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개발지상주의적 ‘폭압적 근대화’의 붕괴가 결국 사고공화국을 불러왔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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