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H씨(36세, 여)는 지난 해 봄 평소보다 자주 졸리고 기력이 크게 저하되는 것을 느껴 방문한 병원에서 신체검진을 받다가 갑상선기능저하라는 설명을 듣게 됐다.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 전신의 대사과정이 저하됐다는 것. 

다보스병원 김민진 과장은 “갑상선 기능 저하가 뚜렷한 증상으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여성에게는 월경에 영향을 주어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H씨는 현재 호르몬제를 복용 중이다. 

봄철 피로의 대표적 현상인 춘곤증은 겨우내 활동이 줄었던 인체가 갑작스러운 신진대사의 확대로 인해 피로감을 느끼는 증세다. 질병은 아니지만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춘곤증’으로 활동범위나 활동량에 영향을 받아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 

만일 봄철 갑작스러운 피로 증상이 과도하게 이어지거나 극심하게 나타난다면 갑상선 질환도 의심해 보아야 한다. 

호르몬 부족으로 인해 말초조직 대사가 저하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증상이 경미하게 진행돼 환자 본인이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면 피로감이 심해지고 동작이나 말이 느려지며, 추위에 민감해진다. 또 변비나 체중증가, 신체기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남녀 모두 35세경부터는 관심을 갖고 검사를 통해 갑상선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임신계획 중이거나 임신초기 산모는 물론 1형 당뇨, 악성빈혈, 고위험군 환자들에게도 갑상선 기능 검사가 권장되며 정신질환이나 C형간염, 부정맥 등으로 인해 복용하는 약물 중 일부 경우에는 갑상선 기능 검사가 요구된다. 

갑상선 문제로 인한 질환은 갑상선기능저하증 외에도 갑상선 호르몬이 혈액 내로 과도하게 방출돼 발생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중 가장 흔한 그레이브스병은 목 앞부분이 불룩하게 부풀어오르고 성격이 과민해지며 체중이 갑자기 줄어들고 극심한 피로를 느끼는 등 증상을 동반한다. 갑상선암도 있다. 

흔하게 발생하고 치료가 비교적 쉬운 것으로 알려진 갑상선암은 국내에서도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데, 갑상선의 노화로 인해 발생한다는 연구가 있다. 갑상선에 생기는 혹은 일부 경우에서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어 반드시 정확한 검사가 요구된다. 

다보스병원 내과 김민진 과장은 “갑상선 질환이 40~50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증상도 뚜렷하지 않아 간과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에서만 매년 6~7% 가량 증가하고 있어 당사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민진 과장은 또 “악성종양인 갑상선암은 비록 생존율이 높다고는 하나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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