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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2040년 국가 전력믹스
3차 에너지기본계획서 원별믹스 미포함 될 듯
온실가스 감축 등 핵심 배제 시 뜬구름 논의
  [490호] 2018년 03월 19일 (월) 06:00:56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 2008년 1차 에너지기본계획부터 작년말 수립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까지의 전력믹스 목표값 변천사. 이전 계획은 설비용량을 기준으로(2차 에기본 신재생 제외) 믹스를 세웠으나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처음으로 발전량 믹스(목표 전망치)를 도출했다. 앞서 7차 전력수급(2027) 계획 때는 피크기여도 기준 원자력 27.4%, 유연탄 34.1%, LNG 24.3%, 신재생 4.5%로 전망했다.     

[이투뉴스] 2040년까지의 에너지전환 비전과 목표를 세우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작업이 본격화 됐으나 전력수급계획과 장기천연가스공급계획 등 2년 단위 후속계획의 가이드라인이 될 목표연도 장기 전력믹스는 이번 계획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원별 발전량 목표를 세우려면 그 목적과 수단이 분명해야 하는데, 아직 이 부분에 대한 정부차원의 정리된 입장이나 논의가 없기 때문이다. 자칫 최상위 에너지정책계획이 뜬구름 잡는 식의 선언적 문구로 채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전력수급계획에 관여했거나 현재 3차 기본계획 수립에 참여한 산‧학·연 전문가들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작년말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2030년 발전량 비중(목표 전망치)을 원자력 23.9%, 석탄 36.1%, LNG(가스) 18.8%, 신재생 20.0%, 석유 0.3%, 양수 0.8% 순으로 제시했다.

설비용량 기준으론 신재생이 58.5GW(33.7%)로 가장 많고 뒤이어 LNG 47.5GW(27.3%), 석탄 39.9GW(23.0%), 원자력 20.4GW(11.7%), 양수 6.1GW(3.5%), 석유 1.4GW(0.8%) 순이다. 2차 에너지기본계획과 비교하면 원자력은 29%에서 절반이하로 줄고, 신재생은 11%에서 갑절로 뛰었다.

원자력의 경우 신고리 5,6호기 이후 더 이상 새 원전을 짓지 않으면서 2031년까지 설계수명이 끝나는 11기를 수명연장 없이 폐지한다는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신재생은 ‘재생에너지 3020(2030년 발전량 20%) 이행계획’을, 석탄화력은 노후 6기 조기폐지와 신규석탄 일부 연료전환을 각각 반영한 결과 값이다. 

하지만 3차 에기본 목표연도인 2040년의 전력믹스는 물론 하위 8차 수급계획 기간인 2031년까지 수명이 다하는 대규모 석탄화력이나 LNG, 유류발전기 등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해선 아직 정부차원의 구체적 논의가 전무한 상태다. 

전력당국 발전설비 현황 자료에 의하면, 당장 내년말 삼천포 1,2호기(1120MW)가 폐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1년부터 노후석탄과 노후LNG 퇴출이 가시화 돼 그해 호남화력 1,2호기(500MW), 2022년 울산복합 4~6호기(1200MW)와 보령화력 1,2호기(1000MW)가 문을 닫는다.

이어 2023년 서인천복합 1~8호기(1800MW)와 평택화력 1~4호기(1400MW) 등 대용량 가스발전이, 이듬해엔 태안석탄 1,2호기(1000MW)가 폐지되는 등 8차 수급계획기간에만 원전을 제외한 8000MW 안팎의 기존설비 공백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들 폐지설비를 언제 어떻게 처리할지, 또는 그 사이 시장제도나 에너지세제를 어떻게 정비할지 등에 따라 발전량 목표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는 경제수명 기준과 향후 환경기준을 반영해 퇴출이나 대체설비 전환을 검토한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견지하고 있다.

3차 에기본에서 발전량 목표 제시가 무리라는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처럼 불분명한 정책이 수급 불확실성을 높이고 발전사업자들의 투자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30년 발전설비 수명주기에 맞춘 장기계획이 제시돼야 정권과 무관한 일관된 정책추진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에기본과 전력수급계획에 줄곧 참여해 온 한 위원은 “아무리 재생에너지가 늘어도 2040년까지 신규 석탄‧원전 건설이 없고 기존 가스‧석탄이 노후화로 점차 퇴출되면 생각보다 그 공백이 커질 수 있다”면서 “최소한 원자력, 신재생, 화력으로 구분해 발전량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력당국 관계자도 “가장 용량이 큰 석탄의 발전량에 대해 아직 에기본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없다. 그래서 대체건설이든 연료전환이든 매번 우왕좌왕하게 되는 것”이라며 “석탄의 경우 나중엔 연료전환도 허용하지 않는 폐지가 줄을 이을 수 있다. 상위계획에서 분명히 정리돼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구체적 목표수치 제시가 '득(得)보다 실(失)'이란 견해도 있다. 에기본 공급분과 한 위원은 "석탄화력 최대값을 몇%로 제한한다는 식은 가능하지만, 구체적 원별 수치를 거론하면 거기에 매몰돼 논란만 커질 수 있다. 우선은 에너지세제나 분산전원 지원정책 등 당장 개선할 과제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력믹스는 정책 목표와 수단이 담긴 중요 이정표이므로 이번 계획에서 반드시 다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발전사 관계자는 "정부가 추구하는 목표가 온실가스 감축인지, 미세먼지 감축인지 등을 먼저 분명히 정의해야, 그 목표를 어떤 전력믹스로 달성할지 구체화 할 수 있다"면서 "이미 틀이 정해진 원자력과 신재생 기반 위에 석탄화력과 LNG의 원별·연도별 발전량 비중을 도출해 필요 시 원별 발전량을 할당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창섭 가천대 교수는 "에너지전환을 기치로 내세운 정부임에도 현행 CBP(변동비반영) 시장 아래선 원전은 줄지만 석탄은 늘고, 가스발전량은 줄되 신재생에너지는 달성 여부가 불분명한 목표만 남게 될 것"이라며 "3차 에기본은 당면한 기후규제와 성장 포화상태에 처한 전력에너지 산업을 두개의 큰 축으로 삼아 기존과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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