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파동 이후 미 에너지청 매주 집계…단기 유가에 영향 커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재고 감소 폭이 애초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미국 북동부 지역 등의 한파 예보에도 불구하고 원유재고가 충분하다는 인식으로 하락했다.”


국제유가의 변동을 알리는 여러 요소 중에서 주간 원유재고는 중요한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세계 각국이 앞다퉈 에너지 확보와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 선봉에 선 것이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 미국은 1977년 에너지부 산하에 에너지정보청(EIA)를 설립하고 매주 ‘주간 원유재고’를 발표하고 있다. 이 원유 재고 자체는 전주대비 단순한 증감을 표시하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산유국들의 증산 및 감산, 지정학적 변수 등과 함께 유가 움직임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 중 하나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석유시장 전문가는 “유가는 관련기업 실적은 물론 소비와 인플레이션을 거쳐 성장과 금리정책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연관효과가 크다”면서 “특히 지난해처럼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할 경우 시장과 경제에 파급되는 유가의 파장은 더욱 커지고 원유재고 동향은 간과해서는 안 될 핵심변수로 자리 잡게 됐다”고 말했다.


◆원유 재고 ‘충분한가’ 판단에 유가 움직여
실제로 시장에서 유가를 움직이는 요인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이 산유국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분쟁ㆍ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움직임ㆍ관계자들의 발언ㆍ태풍 등 자연재해와 겨울철 날씨 등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유가를 움직이는 요인을 다양하지만 분명한 것은 철저하게 공급과 수요의 수급원칙이 지배하는 시장이 바로 원유시장”이라며 “공급과 수요 중 어느 한쪽에 조금이라도 무게가 실리면 유가는 바로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간 원유재고가 유가를 움직이는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시장에 바로 반응하는 만큼 대부분 단기적인 영향에 그친다는 것. 실제로 원유재고가 2억6000만배럴대로 사상 최저 수준이었던 2004년에 유가는 배럴당 30달러 안팎이었지만 3억배럴을 웃돈 지난해 유가는 한때 배럴당 78달러에 달하는 초강세를 보였다.


특히 단순히 원유재고가 ‘늘었다, 줄었다’가 아니라 재고가 ‘충분한가’에 대한 판단에 따라 유가가 움직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다는 게 석유시장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주간 원유재고는 언제 나오나?
EIA는 ‘주간 석유 공급 리포팅 시스템’(WPSRS)를 통해 매주 관련 데이터를 집계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석유회사들의 원유와 석유제품ㆍ정제 투입량과 생산량ㆍ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 현황을 보고받는다.


EIA는 석유 취급량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 각 제품별ㆍ지역별로 전체의 90%를 반영할 수 있는 수준에서 보고대상 기업을 지정한다. 선정된 석유회사들은 미국의 50개주와 콜롬비아 특별지구까지 포함, 미국 전역에 대한 한주간 수치를 그 다음주 월요일 오후 5시까지 보고해야 한다.


EIA는 이를 취합해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30분에 전주 자료를 발표한다. 특히 원유 시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주간 원유재고 리포트’도 이날 발표된다. 말 그대로 앞으로 쓸 수 있는 원유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를 보여주는 수치다. 이 원유재고에는 미국 내 저장돼 있는 원유뿐만 아니라 정유사나 파이프라인ㆍ임대 탱크ㆍ정유사로 송유중인 원유 가운데 세관신고를 마친 분량 등이 모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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