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떠오른 가스공사·석유공사 통합론
또 떠오른 가스공사·석유공사 통합론
  • 채제용 기자
  • 승인 2018.03.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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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혁신TF, 통폐합 포함한 구조조정 방안 논의
상장사·노동조합 반발 걸림돌 산적…기능조정에 무게

[이투뉴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통합론이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등으로 부채가 수십조원에 달할 정도로 부실이 심각한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해외자원개발 혁신태스크포스가 통폐합을 포함한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하면서 온갖 설이 무성하다.

특히 혁신TF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한국광물자원공사를 이대로 존속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을 통합시키는 권고안을 내놓으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이들 공기업의 통폐합을 권고함에 따라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포함한 통폐합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서다.

2년 전에도 에너지공기업 해외자원개발사업 개편이 추진돼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간 통합이 아닌 기능 효율화와 비핵심업무 축소로 일단락된 듯 했으나 최근 다시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16일 서울대에서 비공개 워크숍을 갖고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한 해외자원개발 혁신TF는 상반기 내 민간 주도의 해외자원개발 정책방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이달 말까지 권고안을 내놓을 계획이었으나 논의과제가 적지 않다보니 6월로 기일을 연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통합설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무리한 자원외교 정책으로 막대한 손실이 누적돼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면서 통합 가능성은 늘 불씨로 남아 있었다.

석유공사의 부채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17조9770억원에 달한다. 2012년 168%에서 2008년 73%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529%로 늘어났다. 가스공사 사정도 다르지 않다. 해외자원개발사업에 쏟아 부은 돈이 11조원을 넘지만 회수율은 20%를 겨우 넘기는데 그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부채규모는 29조2793억원으로 부채비율이 307%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산업부 의뢰로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해외자원개발 개선방향 연구용역을 수행한 바 있다. 당시 연구용역 보고서는 석유·가스 해외자원개발을 위한 중장기적 거버넌스 개편방안에 대해 기존 민간기업에 자원개발기능 매각, 자원개발 전문 신규회사 신설, 가스공사에 자원개발기능 이관,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통합 등 4가지 안을 제시했다.

다양한 모델인 듯 보이지만 결론은 대형화를 추진했던 석유공사가 자원개발에서 손을 뗀다는 것이다. 해외 메이저 자원개발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지나친 기능 분리보다는 적절한 통합이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통합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쪽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해외자원개발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면서도 인건비 등 간접비 중복분을 줄이는 등 업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통합보다는 해외자원개발 사업 등 중복업무 조정과 자산 매각 등의 지엽적 구조조정에 무게가 더해지는 분위기이다. 부채규모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양사 통폐합이 실효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KTB투자증권이 최근 가스공사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통해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합병가능성은 희박하며, 일부 석유공사 자산을 인수할 가능성은 있으나 자산의 질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이라 단언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스공사가 상장사라는 점도 통합 추진을 어렵게 만든다. 주주가치에 손상을 입을 정책을 반길리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사의 노동조합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도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석유공사 노조는 지난 15일 성명서를 통해 산업부가 해외자원개발 부실방지책 마련을 위해 가동 중인 혁신TF는 근본적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며, 일각에서 제시하는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통합 등 몇몇 공기업 구조개편안도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질책했다.

또한 MB정부 해외자원개발의 부실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인데, 산업부는 정책실패의 책임 및 공기업 감독의 실패 문제, 인수과정에서의 비리 문제 등은 빼고 오로지 공기업의 문제만을 부실원인으로 적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해당 공기업들의 자산처리와 관련해서도 부실자산에 대한 정부의 처분 또는 처리 계획은 발표내용에 포함되지 않음으로써 근본적 해결에 전혀 다가서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실의 원인을 제공한 과거 정권의 비리문제와 정책실패의 문제 등은 외면한 채 물리적 구조개편 등 미봉책으로 일관함으로써 또다시 공기업을 정권의 도구로 삼으려 한다면 전면투쟁에 나서겠다면서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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