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에너지 대체 움직임·신재생 경제성 상승 영향

[이투뉴스] 지난해 미국에서 천연가스 발전량은 7.7% 감소해 다른 발전원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석탄 발전량은 2.5% 감소했다. 10년 만에 처음으로 두 발전량이 동반하락한 것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최신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력을 포함한 발전소 규모의 청정에너지원 전력 생산량은 13.4% 상승했다. 미국 전체 순발전량이 1.5% 준 상황에서다.  

지난해 약 11GW 상당의 발전소들이 폐쇄됐다. 이중 석탄 발전소가 6.3GW, 천연가스가 4GW를 각각 차지했다. 폐쇄된 발전소 대부분은 증기터빈 발전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연가스는 여전히 미국의 최대 발전원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9.3GW의 천연가스 신규 발전소가 추가됐으며, 대부분 복합화력으로 건설됐다. 

천연가스는 미국 전력원들 가운데 가장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나 전통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려는 거센 움직임에 밀려 미래가 불안해진 역설적 상황에 처해있다. 

오랜기간 환경론자들은 ‘가교에너지’로 불리는 가스 사용을 강하게 비난해왔다. 전향적인 정책을 세우는 주정부 위원회들도 천연가스 발전 비율을 줄이기 위한 전략과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캘리포니아 에너지 위원회의 로버트 웨이슨 밀러 회장은 “조만간 캘리포니아의 마지막 가스발전소에 허가를 내 줄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말했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천연가스 발전을 두고 논쟁이 거세다. 지난 수년간 환경단체들은 푸엔떼 천연가스 화력 발전소를 더 청정한 에너지원으로 교체해야 한다며 건설을 반대하는 운동을 벌여왔다. 

지난해 11월 NRG가 발전소 지원을 중단, 잠정 건설 중단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원 위원 2명은 건설 허가를 거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 나아가 지난 3월 NRG는 내년 1월 1일까지 천연가스 발전소 3곳의 문을 닫겠다고 발표했다. 이 발전소들은 60년대와 70년대 건설된 노후화 발전소들이다. 

지난 1월 캘리포니아 전력사 위원회는 주내 가장 큰 발전사인 퍼시픽가스앤일렉트릭에게 현재 운영 중인 가스발전소 3곳을 교체하기 위해 ESS나는 청정에너지원을 조달할 것을 명령했다. 

가스 발전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은 캘리포니아 이외 지역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2016년과 지난해 사이 청정에너지 발전량이 증가한 주는 9개 주였다고 EIA는 밝혔다.  

최근 아리조나주는 150MW 이상 신규 가스 발전소에 대해 9개월간 운전 중단을 주문하는 등 전례없던 조치를 취했다. 아리조나 전력위원회는 가스를 대신할 자원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미시건 주는 찬반 투표를 통해 청정에너지 발전 비율을 최소 30%까지 늘리기로 했다. 주정부의 공공 서비스 위원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청정에너지가 천연가스와 가격 경쟁적인 수준이 됐다고 밝히며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실어줬다. 

이와는 별개로 미시건 주에서는 1.1GW 규모 신규 가스 발전소는 건설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을 포함한 청정한 연료로 교체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거세지면서다.  

지난해 미네소타주 연구원들은 태양광과 ESS시스템이 단순 가스터빈 발전소의 경제성을 2020년부터 따라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사 에너지 임팩트 파트너(Energy Impact Partners)의 연구와 전략부 상임부회장인 셰일 칸은 “2025년 이후부터 미국에서 가스발전소를 지을 이유를 못찾겠다”고 말했다. 

천연가스 발전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천연가스의 경제성과 발전사들의 더딘 변화 때문에 에너지전환에 대한 의구심도 나타내고 있다. 

많은 주정부들은 여전히 가스발전소와 파이프라인 건설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 밖에서 발표되는 데이터들은 미국이 당분간 가스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확인해주고 있다. 

더 나아가 미국은 천연가스 연료를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60년만에 처음으로 수입량보다 더 많은 양의 천연가스를 수출했다. EIA는 "지난 10년간 상당히 증가한 천연가스 생산량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 주의 대형 발전사들도 전력의 절반 가량을 가스화력에서 공급받고 있다. 풍부한 양과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이유다. 2000년대초 연이은 정전사태 이후 수 백개의 가스 화력발전소들이 지어졌다. 그럼에도 캘리포니아 주는 온실가스량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가스발전량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정부는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30%까지, 2030년까지 5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 

<시애틀 =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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