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가스 ㆍ전기 안전사고 잇따라

휴일과 겹쳐 유난히 짧게 느껴졌던 올해 설 연휴가 훌쩍 지나갔다. 그러나 사흘간의 연휴에도 에너지 관리 소홀로 인한 사건ㆍ사고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20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올 연휴동안 발생한 347건의 화재로 8명의 귀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고 1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기간의 317건보다 9.5%가 증가한 수치다. 화재 원인별로는 전기가 18%로 가장 많았으며 담배 14%, 불장난 5%, 가스 1%, 난로 1% 순으로 나타났다. 화재 장소별로는 주택이 28%로 가장 많았으며 차량 10%, 점포 7%, 공장 5% 순으로 나타났다.

 

김종수 소방방재청 재난전략상황실 시설사무관은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화재 사고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발생건수가 오히려 늘었다”면서 “연휴 기간이 짧다고 방심한 것이 원인인 것 같다”고 밝혔다.

 

덧붙여 김사무관은 “따뜻한 날씨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런 때일수록 안전사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가스폭발로 일가족 4명 사망 … 누전 의심 화재도 잇따라
우선 설날인 18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가스누출로 의심되는 폭발사고가 발생, 일가족 4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이날 오전 4시 30분경 김모씨(39)의 12층 아파트에서 발생한 이 사고로 김씨와 임신중인 부인 양모씨, 두 아들 딸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은 사체 부검결과 4구의 시신에서 기도와 장기 그을음이 발견됨에 따라 화재에 의한 유독가스 질식이 사망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19일 추가감식에서 가스안전공사 관계자가 가스호스의 중간밸브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힘에 따라 현재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전기안전을 소홀히 해 발생한 사고도 많았다. 설날이었던 18일 새벽 서울 중구 입정동에서는 3층짜리 조명 제조공장에서 누전으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 2층과 3층 공장 내부를 모두 태웠다. 다행히 화재는 인명피해 없이 3000만원의 재산피해를 발생시키고 25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은 누전에 의해 불이 났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또 연휴가 끝날 무렵인 20일 새벽에는 서울 공릉2동 이모씨의 다세대 주택 옥탑방에서 불이나 내부 집기 등을 모두 태우고 17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관계자들은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라 누전 가능성을 위주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연휴 첫날인 17일 새벽에는 경기도 과천시 경마장 부근의 화훼용 비닐하우스에서 불이 나 이 집에 거주하고 있는 정모양(18세)이 숨지고 정씨의 할머니 추모씨가 큰 화상을 입었다.

 

관계자들은 정씨가 사용했었던 찜질매트가 합선을 일으켜 불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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