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아우디·포르쉐 등 14개 차종 적발…교묘한 방법으로 운용
판매정지 및 결함시정 명령, 과징금 부과 등 4월중 법적조치 예정

[이투뉴스] 환경부(장관 김은경)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포르쉐코리아가 국내에 판매한 아우디 A7 등 14개 차종이 실제 운행 조건에서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의 기능을 낮추는 불법 소프트웨어가 적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2015년 아우디폭스바겐이 기능저하 프로그램을 쓴 것이 확인된 이후 6번째 적발이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소프트웨어는 ‘이중 변속기 제어’와 ‘실제 운행 조건에서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 기능 저하’ 2종류다. ‘이중 변속기 제어’는 조향장치(운전대) 회전각도가 커지면 이를 실제 운행 조건으로 인식하고, 변속기와 배출가스 재순환장치 가동률을 인증시험모드와 다르게 제어하는 방식(로직)이다.

이러한 제어 방식은 2012년 8월부터 2014년 6월 사이에 판매된 아우디 A7(3.0L), A8(3.0L), A8(4.2L) 등 3개 차종에 적용됐으며, 모두 유로(Euro)5 기준으로 생산된 차종이다. 이 차량들은 배출가스 인증시험을 하는 실험실 내에서 조향장치를 회전하지 않고 진행한다는 점을 이용했다.

즉 인증시험 모드에서는 배출가스 재순환장치가 정상 가동되어 질소산화물이 실내 인증기준(0.18g/㎞) 이내에 머물지만, 조향장치를 회전시키는 실도로 주행 조건에서는 정상 가동되지 않아 실내 기준의 11.7배(2.098g/㎞)나 배출됐다.

‘실제 운행 조건에서 배출가스 재순환장치 기능 저하’는 인증시험 조건에서 배출가스 재순환장치의 가동률을 높이고, 이후에는 가동률을 지속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방식이다. 질소산화물 환원장치(SCR)를 장착한 유로6 차량의 경우 저감 성능을 조기에 상승시킬 목적으로 배기가스온도 상승 제어(engine heat up) 방식이 적용되는데, 이 방식이 시동 후 1100초 동안만 작동되도록 프로그램화했다.

이 프로그램이 장착되면 인증시험 중(1180초 주행)에는 배출가스 재순환장치 가동률이 높지만, 이후에는 배기가스 온도가 낮아져도 이 방식이 작동되지 않아 배출가스 재순환장치 가동률이 30∼40% 정도 낮게 유지된다. 다만 유로(Euro)6 기준의 아우디 A7 차량과 포르쉐 카이엔 차량 등에는 질소산화물 환원장치가 추가로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운행 조건에서는 질소산화물이 과다하게 배출되지는 않는다.

이 프로그램이 적용된 차종은 아우디 A6, A7, A8, Q5, SQ5, 폭스바겐 투아렉, 포르쉐 카이엔 등 11개 차종이며, 모두 유로(Euro)6 기준으로 생산된 차종이다. 이들 차에 장착된 프로그램은 독일 정부에서도 지난해 임의설정으로 판정해 판매정지와 리콜명령을 받은 바 있다.

환경부는 각각의 불법 소프트웨어 적용에 관해 자동차 전문가 자문회의를 지난 3월에 개최했으며, 참석자 모두 임의설정에 해당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환경부는 4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포르쉐코리아에 이번 조사 결과를 통보하고, 행정처분에 대해서도 알렸다. 이미 판매된 14개 차종 1만3000대에 대해 전량 결함시정 명령도 내렸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포르쉐코리아는 결함시정 명령일부터 45일 이내에 결함발생 원인 및 개선대책 등이 포함된 결함시정계획서를 환경부에 제출해야 한다.

환경부는 10일간 두 수입사 의견을 듣고 4월 중으로 과징금 부과 및 인증취소(판매정지)를 처분할 예정이다. 과징금은 최대 141억원으로 추정되며, 환경부는 향후 수입사 제출의견 검토 및 매출현황을 토대로 확정·부과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다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차종에 대한 인증취소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임의설정을 했을 경우 모두 취소 대상이지만, 아우디는 해당 차종에 대한 판매를 중단하고 지난 1월 인증서를 모두 국립환경과학원(교통환경연구소)에 반납한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환경부는 국내 임의설정 조사 결과와 해외 사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올해 안으로 임의설정 판정 안내서(매뉴얼)를 마련하는 한편 향후에는 자동차 배출허용기준 준수 여부뿐만 아니라 배출가스 제어 방식(로직)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는 등의 검사방법을 개선할 예정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