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톤 이하 LPG소형저장탱크 허가권역제 ‘점화’
1톤 이하 LPG소형저장탱크 허가권역제 ‘점화’
  • 채제용 기자
  • 승인 2018.04.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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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 위탁수송 폐해…안전관리 허점, 무허가영업 횡행
LPG용기처럼 지역제한 법제화로 사고예방 및 신속 대처

[이투뉴스] 법적으로 안전관리책임자도 두지 않는 1톤 이하 LPG소형저장탱크(소형벌크)의 안전관리가 심각하다. 여기에 무허가와 과열된 영업으로 인한 LPG유통시장의 부정적 영향도 크다.

소형저장탱크에 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자가 원거리에서 위탁수송에 의한 방식으로 영업을 펼치면서 요식업소 등 대량 사용처에서 고압의 가스가 분출될 때 신속한 대응조치가 취해져야하나 별다른 방법이 없다. 비상사태를 책임져야 할 공급자가 사실상 속수무책인 셈이다. 또 1톤 이하 소형저장탱크는 안전관리 수행을 위한 안전관리자 채용 의무가 없어 안전관리책임자가 부재한 실정이다. 벌크로리로 원거리를 운행하다보니 전복사고 가능성도 상존한다. 원거리 위탁공급의 폐해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경남 거제시 폭발사고, 인천 서구 폭발사고 등 이어진 사고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쉬쉬해오던 소형저장탱크 안전관리는 올해 들어 전국에서 대형사고가 잇따르면서 사회적 이슈로까지 떠올랐다. 충북 제천화재사고,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에서 이곳에 설치된 LPG소형저장탱크 안전관리가 국민적 관심사로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다. 올해 1월 8일 공식 취임한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의 첫 발걸음도 제천 화재현장이었다.

청와대에 재난안전 특별TF가 운용되고, 관련부처 간 협의체가 구성된데 이어 주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소형저장탱크 이격거리 확대 등 안전기준 강화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같은 이격거리 확대는 근원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LPG판매사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만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1톤 이하의 LPG소형저장탱크도 안전관리 차원에서 허가권역판매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소형저장탱크를 대형LPG용기로 보고 LPG용기 공급방식과 마찬가지로 허가를 받은 지역에서만 판매토록 하는 규정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용기를 통한 LPG판매사업은 허가권역판매제가 시행되고 있다.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제5조(사업의 허가 등)는 ‘LPG판매사업을 하려는 자는 판매소마다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허가를 받은 사업자가 LPG용기로 판매하는 경우에는 그 허가를 받은 지역의 시·군·구를 관할구역으로 하는 시·도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 다만 허가를 받은 지역의 시·군·구와 연접한 경우에는 판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용자의 안전과 주변 거주자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다.

하지만 소형저장탱크 공급은 전국 어느 곳이나 제한이 없다. 원거리 위탁배송의 폐해와 함께 무허가사업자가 횡행하면서 정작 LPG산업의 근간인 안전관리는 허점을 드러냈다. 그동안의 사고도 알려진 것만 확인됐을 뿐으로, 전국 각지에서 빚어지는 크고 작은 사고는 셀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규환 의원이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12~2017년 ‘소형저장탱크시설 완성검사 현황’에 따르면 2016년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저장탱크는 2791건으로 2012년 1588건 대비 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년 시행하는 시설 정기검사에서 제외되는 250kg 이하 저장탱크 부적합 건수는 1137건으로, 2012년에 비해 162% 늘어났다. 저장탱크 부적합시설이나 완성검사를 받지 않은 저장탱크에 불법으로 LPG를 공급하다 적발되는 사례도 2014년 0건에서 2016년 92건으로 증가했다.

◆같은 LPG용기인데 법적용은 이중잣대

수도권 한 LPG판매사업자는 “소형저장탱크 사업 허가권도 똑 같은 LPG판매업이라는 점에서 LPG용기 판매업과 동일한 법 적용이 당연하다. 그러나 LPG용기공급은 허가권역판매제를 적용하고, 소형저장탱크 공급은 그렇지 않는 이중적인 형태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법적용의 이중잣대로 전국에서 원정판매에 의한 과당경쟁이 유발될 뿐 아니라, 안전관리자가 없는 1톤 이하의 소형저장탱크 사용시설은 공급자가 원거리에 있는 경우 안전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심각한 상황을 야기하게 된다”고 힐난했다.

황상문 대구가스판매조합 이사장은 “소형저장탱크가 LPG용기보다 더 안전하다고 하는데 근거가 없다. 소형벌크에서 가스 누출·폭발이 일어날 경우 피해범위가 1.2㎞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면서 “수도권에서 부산, 제주도에 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하고 가스를 공급하는데 정기적인 안전관리와 위급상황 시 즉각적인 조치가 가능하겠느냐”며 적어도 안전관리자 규정조차 없는 1톤 이하 소형저장탱크의 경우 지역제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형저장탱크 판매 지역제한이 없는데다 전국에서 위탁공급이 이뤄지면서 LPG유통시장 혼탁도 우려가 크다. 무허가사업자들이 타인의 허가를 도용해 판매·관리하는 사례가 빈번한데다 공급계약을 따내기 위한 과도한 가격할인으로 갈등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계열충전소를 내세워 LPG판매업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불만도 거세다.

이 같은 잡음이 빚어지면서 지방에서는 LPG판매사업자들이 집회신고에 이어 1톤 이하 소형저장탱크의 허가권역제 법제화를 요구하는 집단시위를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져 실행에 옮겨질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9일 개최된 한국LPG판매협회중앙회(회장 김임용) 제2차 이사회에서도 해당 안건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참석자들은 판매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인 만큼 일단 주무부서와 협의를 진행하고, 추후 결론이 나오는 대로 그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신속한 조치를 통한 대형 가스사고 예방효과와 합리적인 LPG유통시장 질서를 위해 1톤 이하 소형저장탱크 판매사업은 허가권역제한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향후 정책에 반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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