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16일 '집단에너지 공급대상지역 지정 해제' 공고
영종하늘도시 해제도 임박…집단에너지 공급지정제 위기

[이투뉴스] 인천 영종도 미단시티(옛 운북복합레저단지) 집단에너지사업이 결국 무산됐다. 기존 허가사업자가 공급을 포기한 후 대체사업자가 나서지 않자 정부가 집단에너지 공급대상지역 지정을 해제했기 때문이다. 사업자까지 선정됐지만 결국 지역난방 공급을 못함에 따라 집단에너지 공급지정제도에 대한 불만도 커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6일 집단에너지사업법 제5조 및 동법시행령 제6조의 규정에 의해 미단시티에 대한 집단에너지 공급대상지역 지정을 해제한다고 공고(제2018-214호)했다. 지난달 29일 예비공고를 낸 후 대체사업자를 찾았으나, 신청한 곳이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자 최종적으로 해제를 결정했다.

인천광역시 중구 운북동 일원 270만㎡에 조성되는 미단시티는 카지노와 호텔, 쇼핑몰, 국제학교 등이 들어서는 복합 리조트단지로 개발된다. 지난 2006년 4월 집단에너지 공급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2007년 ‘삼부토건+롯데건설+코캣’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 부동산경기 하락으로 내·외국인 투자유치가 지연되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면치 못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서야 호텔과 카지노 등의 시설이 들어서면서 리조트 조성이 본격화됐으나, 이번에는 집단에너지사업 경제성이 발목을 잡았다.

▲ 인천 영종도 택지개발사업 조감도.

결국 미단시티 집단에너지사업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인 영종EP는 올해 산업부에 사업권을 반납하고 폐업을 선언했다. 이후 산업부는 지역난방 사업을 펼치는 36개사에 공문을 보내 대체사업자 선정에 나섰으나,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가 한 곳도 나타나지 않자 해제 예비공고에 이어 정식공고를 냈다.

미단시티는 사업자 선정까지 마친 집단에너지 사업지구 중 공급해제가 이뤄진 사실상의 첫 사례로 꼽힌다. 이전 집단에너지 지정 해제는 모두 택지개발지구 자체가 해제되거나 오랜 시간이 지나도 참여사업자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이뤄졌다. 또 사업자가 선정된 경우라도 다른 사업자가 이어받아 집단에너지 공급에는 문제가 없었다.

여기에 미단시티 바로 옆 영종하늘도시도 공급대상지역 해제가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서 최종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종지구는 인천공항에너지가 공항신도시에 이어 사업권을 땄으나, 사업성을 이유로 공급포기를 선언했다. 현재로선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이 곳 역시 공급대상지역 해제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영종하늘도시는 미단시티와 달리 이미 일부 아파트에 지역난방이 공급되고 있는데다, 오피스텔 등 최근에 지어지는 시설물은 도시가스 개별난방이 도입되면서 지역주민과 건설사 등이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공급대상지역 해제를 하더라도 투자비를 둘러싸고 개발주체와 에너지 공급업체 간 혼선까지 일고 있어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처럼 지역난방 공급포기가 연이어 벌어지면서 집단에너지 공급대상지역 지정제도의 실효성에도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선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을 무리하게 쪼개서 공급대상지역으로 지정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특히 사업포기를 하더라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사업구조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단에너지의 경우 연계 공급을 최우선해야 하는데도 밀실에서 이권을 나눠주는 형태로 진행된 사업자 선정과정부터 문제가 있었다”며 “허가받은 사업을 일정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강제로 사업권을 회수하고, 그에 따른 강력한 패널티를 물려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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